[리우=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진종오가 한국 스포츠사 처음으로 올림픽 개인 종목 3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진종오는 10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 데오도루 올림픽 사격장에서 열린 대회 50m 권총 결선에서 193.7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진종오는 결선 7번째 사격에서 6.6점을 쏴 7위로 탈락할 위기에 몰렸으나 이 때부터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를 쓰며 우승까지 내달렸다. 이번대회 10m 공기권총 금메달리스트 호앙 슈안 빈(베트남)과 단 둘이 남았을 땐 당시 선두였던 그를 0.2점까지 쫓아가는 괴력을 발휘했다. 결국 마지막 두 발에서 뒤집기가 이뤄졌다. 진종오는 첫 발에서 10.0점을 쐈다. 반면 호앙 슈안 빈은 8.5점으로 결승 들어 처음 실수를 했다.
마지막발을 앞두고 1.3점 앞선 진종오는 9.3점을 기록, 8.2점에 그친 호앙 슈안 빈은 완전히 따돌리며 우승했다.
이날 우승으로 진종오는 올림픽에서 개인 종목 3연패를 일궈낸 최초의 한국 선수가 됐다. 그 동안 김기훈 전이경(이상 쇼트트랙) 황경선(태권도) 이상화(스피드스케이팅) 등 2연패를 기록한 선수들은 진종오를 포함해 5명이 있었으나 3회 연속 금메달을 거머쥔 선수는 없었다. 진종오는 2004 아테네 올림픽 이 종목에서 은메달 딴 것까지 포함할 경우, 단일 종목 4회 연속 메달을 일궈낸 기록도 세웠다. 또 양궁 김수녕과 함께 한국 선수 올림픽 최다 메달 타이(6개), 역시 김수녕과 함께 한국 선수 올림픽 최다 금메달 타이(4개)도 이뤘다.
세계사격 역사도 바꿨다. 우선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개인 종목 3연패를 달성한 선수가 됐으며, 독일의 랄프 슈만을 제치며 사격 선수 중 가장 많은 금메달을 따는 쾌거도 만들었다. 통산 금메달 4개와 은메달 2개를 거머쥐면서 중국 왕이푸(금2 은1 동3)와 함께 사격 선수 올림픽 최다 메달 타이에도 성공했다.
진종오와 함께 결승에 오른 한승우는 151.0점으로 아쉽게 4위를 차지했다. 북한 김성국은 172.8점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silva@sportsseoul.com
진종오가 10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데오도루 올림픽 사격장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사격 남자 50m 권총 본선에서 과녁을 조준하고 있다. 리우 |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올림픽> 진종오의 '비밀 병기'..전 세계 단 1정뿐인 붉은 총
스위스 총기회사 모리니가 진종오 위해 특별제작 진종오가 수립한 세계신기록 'WR583' 새겨져
출처 연합뉴스|입력 2016.08.11 01:33|수정 2016.08.11 01:35
스위스 총기회사 모리니가 진종오 위해 특별제작
진종오가 수립한 세계신기록 'WR583' 새겨져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11일 새벽(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사격 센터.
결선장으로 들어오는 50m 권총 부문 8명의 선수 중 '사격 황제' 진종오(37·KT)는 돋보였다.
모자와 손목시계, 신발 모두 강렬한 빨간색이었다.
관중에게 인사를 한 선수들은 사대로 발걸음을 옮겨 각자의 총을 꺼냈다.
진종오의 권총 역시 붉었다.
빨간색으로 무장한 진종오는 약 30분 뒤 한국 스포츠와 세계 사격의 역사를 새로 썼다.
올림픽 신기록(193.7점)으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한국 스포츠사 최초로 올림픽 3연패, 세계 사격 역사 최초로 올림픽 개인전 종목 3연패를 달성했다.
진종오가 이날 빨간색으로 '색깔 맞춤'을 한 것은 세계에 단 하나뿐인 그의 총 때문이었다.
스위스 총기회사 모리니는 진종오만을 위한 권총을 만들어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선물했다.
명품 총기회사인 모리니한테도 세계적인 총잡이 진종오는 훌륭한 홍보 수단이다.
모리니는 2년에 걸쳐 권총을 특별제작했다. 색상과 디자인은 모터스포츠 포뮬러원(F1)의 전설적인 드라이버 미하엘 슈마허의 레이싱카를 참고했다.
무엇보다 강렬한 빨간색이 인상적이다.
진종오는 색상, 방아쇠, 손잡이 등 권총의 모든 부분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했다.
권총에는 진종오가 보유한 50m 권총 본선 세계신기록을 나타내는 'WR583'이 적혀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쓰는 권총에 우열을 매기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진종오가 자신만을 위한 총에 더욱 믿음을 갖고 경기에 임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발휘됐다.
진종오는 대회에 앞서 "나만의 맞춤형 총인 만큼 신뢰가 간다"며 "올림픽에서 많은 기록을 세운 뒤 이 총이 우리나라 박물관에 전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계 사격 사상 최초로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 '명사수' 진종오(37·KT)의 '금메달 소감' 첫 마디였다. 그의 말대로 보는 사람까지 마음 졸이게 했던 3연패의 순간이었다.
진종오는 11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슈팅센터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남자 사격 50m 권총 결선에서 193.7점을 쏴 베트남의 호앙 쑤안 빈(191.3점)을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이날 진종오의 기록은 올림픽 신기록이기도 하다.
진종오는 경기 후 "솔직히 중간에 6점대를 쏴서 메달을 못 딸 줄 알았다"면서 "오히려 그 한 발이 정신을 깨워준 것 같다. 인생의 한 발이었다. 덕분에 바로 정신을 차리고 이 악물고 집중했다"고 말했다.
9번째 발에서 6.6점을 쏘는 순간 본인도 실수를 깨달았다. 그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안타까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진종오는 "긴장했다기 보다 조준을 잘못했었다"면서 "다행히 바로 수정을 해서 다음에 영점이 잘 잡혔다"고 설명했다.
그는 6점대를 쏜 순간을 되돌아 보며 "솔직히 속으로 욕도하고 자신을 자책했다"며 "자주 나오는 점수는 아니었지만 전화위복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진종오는 앞서 열린 10m 공기권총에서 5위에 머물며 고개를 숙였다. 당시 믹스트존에서 "죄송하다"는 말을 하고 떠났던 그는 마음고생도 털어놨다.
진종오는 "다 내려놓고 훈련했다"며 "메달은 따고 싶다고 되는 것은 아니더라. 욕심이 많으니 힘이 들어갔다. 그래도 오늘 오전 본선과 결선을 잘 해서 다행"이라고 했다.
그는 마지막까지 우승을 확신하지 못했다. 진종오는 "끝까지 금메달 생각하지 않았다"며 "3위가 됐을 때 조금 안심했지만 자만하지 말고 끝까지 집중하자는 마음뿐이었다"고 말했다.
마침내 진종오는 3연패를 차지하며 그 동안의 짐을 내려 놓을 수 있었다. 진종오는 "솔직히 사격을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부담이 됐다"며 "최면을 걸었던 게 스스로 '진종오답게 하자'고 주문을 걸었다. 남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닌 나를 위한 사격을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