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畵兒)

[스크랩] 檀園 金 弘道 風俗畵帖(寶物)

含閒 2013. 1. 17. 10:58

 

 

檀園 風俗 畵帖(寶物)

소장위치 : 서울 종로구 세종로 1 국립중앙박물관. 보물 제527호.

기본 설명

 

조선 후기의 화가인 김홍도가 그린 그림책 형태의 풍속화 25첩이다. 단원 김홍도(1745∼?)는 신선그림이나 초상화, 산수화 등 다양한 주제로 그림을 그렸지만, 풍속화가로 더 유명하다. 풍속화는 종이에 먹과 옅은 채색을 하여 그렸는데, 각 장의 크기는 가로 22.4㎝, 세로 26.6㎝ 정도이다. <씨름>, <대장간>, <글방> 등과 같이 서민사회의 일상생활 모습과 생업에 종사하는 모습이 구수하고도 익살스럽게 표현된 그림들이 실려 있다.

풍속화의 대부분은 주변의 배경을 생략하고 인물을 중심으로 그렸는데, 특히 인물은 웃음 띤 둥근 얼굴을 많이 그려 익살스러움을 한층 더하였다. 선이 굵고 힘찬 붓질과 짜임새있는 구도는 화면에 생동감이 넘치게 하는 한편 서민들의 생활감정과 한국적인 웃음을 잘 표현하고 있다.

영조 21년(1745)∼순조 16년(1816)에 그린 이 풍속화들은 활기차게 돌아가는 서민들의 일상생활의 사실성과 사회성을 그 생명으로 삼았고, 또한 서민의 일상생활을 주제로 한 것이어서 당시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전문 설명

소폭의 풍속화로 엮은 지본설채(紙本設彩)의 화첩으로서, 현존하는 단원의 순민속(純民俗) 내용의 다폭첩(多幅帖)으로는 유일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내용은 여항(閭巷)의 세시기나 다름이 없는 시정 서민의 일상사를 주제로 한 것이어서 잃어진 사회의 면면을 조명해 보는 기록적 자료도 된다.

단원은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화가로서 그의 화필은 미치지 않은 방면이 없다시피 다양한 주제를 수적(手蹟)으로 남겼다. 도첩이 그의 다른 화경(畵境)인 인물 ·신선이나 사경(寫景)과는 표현감각이 다르면서도 주목되는 것은 그 깊은 화안(畵眼)과 기량의 해조(諧調)였다고 할 것이다.

도첩 전반에서 신운 ·아취가 아닌 활기있게 돌아가는 시정의 움직임을 엿볼 수 있고, 따라서 직접적인 사실성과 사회성을 생명으로 삼은 것임을 알 수 있다.

필치에 있어 비수(肥瘦) ·지속(遲速)이 자재로운 주관적 신선 ·인물이나 산수풍의 선이 극히 드물고, 그것을 도리어 배제하여 적확한 객관적 묘사 위주로 분위기를 통일한 것은, 그러한 시정 단면의 기록성을 목적으로 의식한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단원 독자의 예술적 세계 안에서 형성된 단원적 기법인 것이다.

이러한 선의 표현에 있어서나 배치 ·구성의 다양성에서 그 내용과의 힘있는 결합은 무락도(舞樂圖)나 각저도(角抵圖)에서처럼 강건한 시대적 기백의 표현이며, 한편으로는 밝은 해학이 넘치게 한다.

여속(女俗)을 추구한 혜원과 쌍벽을 이룬 단원이 긍재(兢齋)나 임당(琳塘) 등 주변에 영향을 끼쳐, 시민사회의 여명 ·자각이라는 사회성을 내실(內實)로 한 풍속화의 조류를 형성케 한 단적인 수적(手蹟)의 일례로서 귀중한 자료라 하겠다.

 

01. 무동

 

이 작품은 그의 <단원풍속도첩> 에 있는 한 조각의 소품에 불과하지만, 풍악의 박자가 숨 가쁘게 높아가는 데 따라 무동의 옷자락에서 사뭇 바람이 이는 듯 춤추며 돌아가는 동작의 속도가 한눈에 느껴진다. 피리를 부는 말뚝벙거지의 사나이는 입김에 양 볼이 부풀어 있으며, 양손에 북채를 들고 뒤를 돌아보며 북을 울리는 사나이의 얼굴과 긴 대금을 불며 비스듬히 옆으로 돌아앉은 자세 등은 이 흥겨운 장면의 묘사를 비범한 구도와 포치로써 이루어놓았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주제의 그림은 자칫 잘못하면 격식에 얽매이거나 운동감이 죽는 폐단을 곁들이기 쉽지만, 단원의 출중한 회화적인 역량은 살아서 날뛰는 이 흥겨운 군상을 표현해서 그 다양한 운동감과 선율의 해화를 멋지게 이루어놓은 것이다.

 

02. 씨름

 

화면중앙에 그려진 씨름꾼들을 보면 , 한쪽은 낭패의 빛이 역력한 얼굴 표정을 하고 있고, 다른 한쪽은 상대를 넘기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기를 바짝 모으고 있다. 이에 따른 구경꾼들의 표정도 흥미로운데, 화면 오른쪽 위에 있는 구경꾼들은 상체를 앞으로 굽히면서 승리의 순간을 열렬히 환호하고, 오른쪽 아래의 두 사람은 자신의 편이 넘어가는게 얼마나 안타까운지 입을 벌리고 놀라는 표정으로 몸을 뒤로 제쳤다. 화면의 맨 아래에 등을 보이고 있는 어린이는 이러한 열띤 상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엿을 팔고 있는 엿장수를 쳐다보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김홍도의 치밀함과 해학성을 엿볼수 있다.

승리와 패배, 이에 따른 환호와 안타까움, 그리고 야단법석 가운데의 무관심 등 각 인물에 대한 절묘한 상황설정과 탁월한 심리묘사가 이 그림의 매력이다. 김홍도의 풍속화를 보면 등장인물의 감정이 주변 상황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화면 속에 그대로 녹아 있다. <씨름>은 이러한 측면에서 매우 성공적인 작품이다.

 

03. 길쌈

 

베틀에 걸터앉아 베짜는 모습과 실에 풀먹이는 모습을 화면 아래 위로 나누어 구성한 그림이 다. 베짜는 모습의 그림이 주가 되지만 실에 풀먹이는 모습 또한 배경이 아니고 또하나의 독 립된 장면이어서 두 가지의 그림이 아래 위로 함께 있는 것과 같다. 그러나 실에 풀먹이는 모습은 원경으로 작게 처리된 데다가 일하는 사람이 뒤로 돌아앉아 있어서 두 가지의 그림이 서로 대립되지 않게 하였다. 실제로는 이렇게 넓은 공간에서 베짜기를 하지 않고 또한 복잡한 구조를 가진 베틀이 그림에 서는 매우 단순하게 처리되었다. 그보다는 베짜기를 하는 사람과 뒤에서 지켜보는 할머니와 아이들 등 인물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인물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도 할머니와 아 이들의 따뜻한 시선을 잘 표현함으로써 정감어린 정경을 그려내는 데 더 치중하였다.

 

04. 편자박기

05. 주막

06. 기와이기

07. 고기잡이

08. 들밥

09. 우물가

10. 활쏘기

 

전복(戰複)을 입은 교관이 장정들에게 활쏘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팔과 어깨를 잡아 교정해 주며 가르치는 교관의 얼굴이나 활시위에 닿아 일그러진 활쏘는 사람의 얼굴에서 진지함을 엿볼 수 있다. 뒤에 앉아 있는 두 사람은 각기 화살과 활시위를 손보며 차례를 기다리고 있 는 듯하다. 가늘고 분명한 필치의 세심한 묘사는 특히 활쏘는 사람의 자세를 역동적으로 그려내고 있어 마치 금방이라도 화살이 활시위를 떠나 날아갈 것만 같다.

 

11. 자리짜기

 

방 안에서 돗자리를 짜고 있는 남편과 물레를 돌려 실을 잣는 아내, 그리고 그 뒷편에 책을 펴놓고 글자를 막대기로 짚어가며 읽고 있는 떠꺼머리 아들 등 각자 의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한 가족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12. 서당

 

서당에서 글공부하는 모습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엮어낸 이 그림은 단원 김홍도의 대표적인 풍속화이다. 한 아이는 훈장에게 방금 종아리를 맞았는지 대님을 다시 묶으면서 눈물을 닦고 있고 다른 아이들은 킥킥거리며 웃음을 참고 있다. 훈장도 지긋이 웃음을 머금고 있다. 각각 의 인물들의 감정이 실감나게 잘 드러나 있어서 설명을 굳이 듣지 않아도 어떤 상황과 분위 기인지 금방 알 수 있게 해준다. 정면이 아닌 사선구도의 짜임새 있는 화면 구성이 돋보이는 이 작품 역시 배경은 여백으로 처리되었으며, 굵은 선으로 단순하게 처리된 옷주름등에서 김홍도 특유의 필치를 엿볼 수 있다.

 

13. 시주

14. 행상

15. 빨래터

16. 고누놀이

 

어느 동구 밖 나무 밑에서 기약 없이 벌어진 이 고누 놀이의 정경은 무거운 지게를 방금 벗어 놓고 잠시 숨을 돌리는 후련한 심정과 하찮은 승부지만 그런대로 한곳으로 쏠리는 흥겨움이 있어서 고누를 두는 사람이나 훈수를 하는 둘레의 열띤 감정을 자못 실감나게 표현하고 있다. 겉부시시한 총각머리의 흐트러진 모습들이나 앞가슴을 풀어헤쳐서 배꼽까지 드러 내놓고 희희낙락해 하는 그들의 자세 속에는 과거 한국 사회의 밑바닥 길을 소박하게 걸어간 수없는 머슴살이의 스산스러움과 흥겨움이 함께 거울져 보이기도 한다.

 

17. 벼타작

 

농부들이 볏단을 통나무에 내려치며 타작하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일 하는 농부들의 역동적인 동작과 얼굴 표정에서 고된 노동의 피로감보다는 함께 노동요를 부 르며 일하는 신명이 느껴진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옆에서 갓을 비껴쓰고 담뱃대를 물고 비스듬히 누워 있는 양반의 모습은 그 당시로서는 자연스러운 풍경이었을 것이다.

 

18. 밭갈이

19. 서화감상

20. 담배썰기

21. 나룻배

22. 장터길

 

물건을 다 팔고 돌아가는 길인 듯 말 탄 사람들의 행장이 가볍고 아무것도 싣지 않은 빈 말 도 보인다. 말을 타고 가는 사람들은 장사가 잘 되어 신이 났는지, 서로 떠들며 담배도 나눠 피워가며 한가롭고 흥청거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말을 거꾸로 타고 가는 사람들도 있어 익 살스럽게 이러한 분위기를 한층 더 띄워주고 있다. 그림의 오른쪽에서 부터 행렬을 세무리로 나누어 각각 4명, 3명, 2명의 구조로 점점 줄어들게 배치하여 이동의 운동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23. 대장간

 

갓 달구어낸 쇳덩이를 망치로 두들기고 낫의 날을 세우기 위해 숫돌에 가는 등의 대장간 풍경이 사실적으로 잘 나타나 있다. 실제로는 대장간에는 주변에 이것저것 여러 물건들이 널려 있을 것인데 그림에서는 일하는 사람들의 동작을 부각시키고 주변부를 생략하여 여백으로 처리하였다.

 

24. 신행

 

초례를 치르러 신부 집으로 향하는 신랑의 행렬을 그린 것이다. 청사초롱을 앞세우고 오리아 범이 매우 조심스럽게 전안(奠雁)을 받쳐들고 가고 있다. 화면 밖으로 잘려 있어서 보이지는 않지만 오리아범 뒤로는 신랑측 어른이 탄 말이 있고 그 뒤로 사모관대를 차려 입은 신랑이 백마를 타고 있다. 신랑 뒤에서 장옷을 쓰고 따라오는 인물은 매파인 듯하다. 긴 행렬이 가파 르게 꺾어진 산모롱이를 돌아오는 것으로 설정하여 사선과 수평선의 구도로 배치하였다.

 

25. 노상과안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

조선 후기 풍속화를 대표하는 양대 거장으로서 현실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풍속화로 유명하며 독특한 화풍을 구축하여 후대의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김홍도는 18세기 중반에서 19세기 초까지 활동했으며 신윤복은 그보다 조금 늦은 18 세기 후반부터 활동을 하였다. 따라서 신윤복은 여러 가지 면에서 김홍도의 영향을 받았는데 특히 산수화에서 두드러진다. 그러나 소재의 선정이나 포착, 화면구성, 인물묘사, 색채 등에서 두 사람은 저마다 독특한 개 성을 가지고 있다. 우선 소재에 있어서 김홍도는 일반 서민들의 생업에 관계된 일생생활을 소재로 많이 다룬 데 반해서 신윤복은 한량과 기녀들의 풍류를 비롯한 남녀간의 로맨스를 주 로 소재로 삼았다. 김홍도의 풍속화는 배경이 생략되는 대신 전체적인 화면구도가 탁월한 반면 신윤복의 그림 에서는 전체 구도보다는 배경의 세심한 묘사가 두드러진다. 김홍도는 먹선의 굵은 필치와 은 은하고 투명하게 느껴지는 농담 기법으로 질박하고 강한 생명력을 표현한 반면 신윤복은 가늘고 섬세한 필치와 화려한 색채의 효과를 최대한 살리고 있다.

 
단원의 자화상
 

 

 
대금 - 귀거래사 
 

출처 : 演好마을
글쓴이 : 설봉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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