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이야기

[스크랩] 義湘大師와 天燈山 美女

含閒 2012. 7. 8. 16:19

 

 

義湘大師와 天燈山 美女

 

 신라 문무왕 때의 높은 스님 의상대사가 천등산 깊은 골에

암자를 짓고 수행하던 무렵의 일 입니다.

 

 어느 날 저녁. 의상 스님이 천등산 중턱에 있는 바위에

앉아 염불을 외고 있는데, 어디선가 한 여인이 나타났습니다.

 이 세상 사람으로는 생각되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그 여인은 몸 뒤에서 후광이 내비쳤습니다.

 의상의 젊은 가슴은 갑자기 두근거렸습니다.

 

 "누구십니까?"

"저는 천제의 명으로 이 세상에 내려온 여인입니다.

 부족하지만 스님의 반려가 되어 섬기고 싶습니다."

 

그 목소리는 새가 지저귀는 것 같았습니다.

의상 스님의 가슴은 더욱 쿵쾅거렸습니다.

의상은 믿음의 형인 원효대사가 한 말을 떠올렸습니다.

 '불도를 닦는 사람은 무엇보다도 여자를 조심해야

 하느니라.' 그래서 의상은 냉정하게 거절했습니다.

 

"나는 아직 수행하는 몸입니다.

그대와 인연을 맺기 어려우니 물러가시오!"

 

"아무리 수행중이라도 스님과 저는 남자와 여자

 사이입니다. 젊은 우리들이 사랑을 맺은들

무슨 죄가 되겠습니까? 저의 이 애달픈 가슴을

스님의 우람한 팔로 힘차게 껴안아 주세요."

 

그러면서 여자는 막무가내로 파고 들었습니다.

 의상은 황급히 여자를 밀어냈습니다.

 

"안됩니다. 수행을 방해하지 마세요."

 

입으로는 그렇게 말했으나 의상스님은 어지러웠습니다.

 여자의 짙은 살 냄새와 농익은 아름다움이 강하게

 부딪쳐 왔기 때문입니다.

 

여자가 다시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스님 옆에서 바위 위에 불을 켜고

음식 시중이라도 들게 해 주세요."

의상 스님은 입을 꼭 다물고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어느덧 밤의 장막이 산기슭을 덮었습니다. 하늘과 땅이

 칠흑의 어둠으로 휩싸일 때가 돌아 왔습니다. 그러자

이상하게도 여자의 후광이 등불처럼 바위 위를 비쳤습니다.

 

의상은 그 하늘의 등불로 불경을 읽고 여자가 갖다주는

 천상의 음식을 먹으면서 수행에 전념할 수 있었습니다.

 

그곳으로 어느 날 원효대사가 찾아왔습니다.

"형님, 저는 매일 밤하늘 선녀의 도움으로 저 바위 위에

 등불을 켜고, 천상의 음식을 먹으면서 수행을 하고 있습니다."

 

의상은 그렇게 자랑했습니다.

그런데 이날 밤에는 여자가 등불도 안 켜고 음식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상하다. 이런 적이 없었는데?'

 의상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원효대사가 호탕하게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등불은 안 켜지고 천상의 음식도

나오지 않을 걸세. 난 이만 가보겠네. 잘 있게, 동생!"

 

"형님, 오늘 밤은 좀 이상한데요."

"뭐가 이상하다는 건가? 이 세상에 그런 어리석은

짓이 어디 있다고."

 

원효대사는 의상스님을 불쌍하다는 듯이 쳐다보고

돌아갔습니다. 그러자 곧 여자가 음식을 가지고

 왔습니다. 의상이 원망하듯 물었습니다.

 

"왜 이렇게 늦었어요?"

"오는 길에 머리 여덟 개 달린 신이 길을

가로막고 못 가게 하잖아요. 그래서 늦었습니다.

용서해 주세요."

 

의상은 여자의 말을 듣고 순간적으로 깨달았습니다.

 

"으흠, 그랬었구나!"

 

여자는 요괴였습니다. 불도가 깊은 원효대사 앞에는

감히 나타날 수 없었으나, 대사가 가버리자

의상을 유혹하려고 예쁘게 꾸미고 나타난 것입니다.

 

'나는 아직 수행이 부족하다. 원효 형님에 비하면

 발 밑에도 못 간다. 요괴 하나 꿰뚫어보지 못하다니

 한심하지 않은가! 머리 여덟 달린 신이란 요괴

자신이고, 그 앞을 가로막은 것은 원효 형님이었다.

 

 의상은 그 후부터 깊이 뉘우치고 삿된 욕심과

오만을 엄하게 누르는 수행을 했습니다.

경상북도 예천에 있는 천등산(天燈山)이란 산 이름은

 이때 의상스님이 하늘의 등불 아래에서 수행했기에

붙여진 것이라고 합니다

 

 

 

출처 : 演好마을
글쓴이 : 설봉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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