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혈증이 무서운 이유는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기 때문이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과다하게 높을 경우 손바닥이 노랗게 되는 황색종이 생기거나 각막에 흰 테가 보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증상이 없다. 고지혈증이 ‘침묵의 질병’이라 불리는 이유다. 그러나 고지혈증은 간단한 혈액검사만으로 바로 여부를 알 수 있으므로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도록 한다.
◆ 최근 5년간 고지혈증 환자 2배 이상 증가
고지혈증은 유전적인 요인으로 인해 혈액 내에 특정 지질이 증가하여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름진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서구식 식습관이나 비만, 음주, 운동부족 등에 의해서 주로 발생한다. 실제로 서구식 식습관이 늘고 비만 환자가 늘면서 고지혈증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5~2009년 사이 국내 고지혈증 진료인원은 2005년 45만5000명에서 2009년 92만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고지혈증의 증가율이 젊은 연령층에서 더 높게 나타나는 것도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세 미만 청소년의 연평균 증가율은 16.2%로, 20~40대의 연평균 증가율인 13.9%보다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우길 비에비스 나무병원 고지혈증클리닉 전문의는 “청소년들의 경우 인스턴트 식품을 많이 섭취하고 기름진 음식을 즐기는 반면, 운동량은 부족해 고지혈증 발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 고지혈증, 생활습관 교정이 최우선
고지혈증은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질환으로, 최근에는 많은 병원에서 고지혈증 환자를 위한 지속적인 관리를 제공하고 있다. 고지혈증클리닉을 찾아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 고지혈증클리닉에서는 환자의 생활습관 개선을 위해 3개월간 집중적으로 환자의 건강상태, 영양상태, 운동 상황 등을 관리해 준다. 의료진, 영양사, 운동처방사로 이루어진 전문가 집단이 환자의 상황과 특성에 맞는 맞춤 관리와 교육, 상담을 진행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담당 간호사들은 환자들이 처방받은 식습관 개선 목표, 운동 목표 등을 잘 지킬 수 있도록 수시로 동기를 부여해준다. 또한 핸드폰 문자, 우편물, 이메일 등을 통해 고지혈증 관련 건강 정보를 정기적으로 제공한다.
환자들이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적절하게 병행하는 것이다. 음식은 육류나 콜레스테롤이 많은 계란노른자 및 동물의 간 등은 피하고, 야채나 과일, 정제되지 않은 곡물,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올리브유, 등 푸른 생선 등을 먹도록 한다. 튀기거나 볶은 음식보다 찌거나 구운 음식을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운동은 걷기나 조깅, 줄넘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이 좋다. 담배와 술은 과감하게 끊는다.
한편, 증상이 심한 경우라면 약물요법을 통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주의할 점은 약물을 복용하는 고지혈증 환자의 경우, 약의 효력을 믿고 생활습관 교정을 게을리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의들은 약물 복용 중이라도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은 꼭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고지혈증 예방은 곧 심혈관질환 예방
고지혈증 예방의 목표는 단순히 혈액 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그를 통해 뇌졸중과 심근경색증 등의 심혈관질환의 발생을 낮추는데 있다. 고지혈증 및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식, 야식, 폭식,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운동량을 늘려야 한다.
특히 최근에는 청소년층에서 고지혈증 발생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어릴 때부터 관리가 필요하다. 인스턴트식품의 섭취를 줄이고, 뚱뚱해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운동할 시간이 없다면 생활 속에서 활동량을 늘린다. 만일 가족 중에 심혈관질환을 앓은 사람이 있다면 예방에 더욱 주의하고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도록 한다.
/ 헬스조선 편집팀 hnew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