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아카데미 등록(登記書法學院)

雪夜 / 韓 龍雲

含閒 2010. 10. 26. 10:40

 

 

 

雪夜 (설야)

                                                                                         韓 龍雲(한용운)
        

四山圍獄 雪如海 한대,            사방의 산은 감옥을 둘러싸고 눈은 바다와도 같은데

사산 위 옥   설여해

衾寒如鐵 夢如灰 라.               이불은 쇠처럼 차갑고 꿈은 한낱 재와 같도다.

금 한 여철  몽 여 회

鐵窓猶有 鎖不得 하니,                 철창으로도 오히려 잠글 수 없으니

철 창 유 유  쇄 부 득

夜聞鐘聲 何處來 오?                   밤에 들리는 종소리는 어느 곳으로부터 오는가?
야 문 종 성  하 처 래.

 

눈 내리는 밤의 감회를 읊조린 시이다.  “무쇠처럼 찬 이불 속”이니 그 겨울, 만해의 옥고는 인간인내의 한계점에 다다를 정도였나 보다. “재가 되는 꿈”(아니면 재 같은 꿈?)은 자신이 죽는 장면을 꿈에서 보았기에 표현하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철창의 쇠창살은 풀릴 기미가 보이지않고 눈은 해일처럼 엄청나게 내리고 있다. 심야에 들려오는 쇳소리가 다른 방 옥문을 여는 소리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눈에 보이는 것과 귀에 들리는 것 모두가 만해를 비감한 심사에 휩싸이게 해 이런 시를 썼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