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일이 힘이 들거든
살아가는 일이 힘들고 지치거든
창 밖을 내다 볼 일이다.
흘러가는 구름이나 이름 모를 풀꽃들에게
눈길도 주어보고
지극히 낮은 보폭으로 바람이 전하는 말을
다소곳이 되뇌어도 볼일이다.
우주가 넓다고는 하지만 손 하나로도
가릴 수 있고
그 손에 우주를 쥘 수도 있어
마음의 눈을 열면 세상은 온통 환희요 축복이다.
마냥 가슴을 옥죄어 오듯 끓어오르는 설움이 불질하거든
실낱같은 그리움도 훌훌 털어
굽이치는 강물에 부려도 보고
어쩌다 허전한 날은
문설주에 귀 대고 낮 달의 낮은 음계를
헤아려도 볼일이며
비움으로서 넉넉해지고 소실로서 아름다울 수 있는
그대 가슴에 점 하나 찍어 둘 일이다.
- 좋은 글 중에서 -
'살아 가면서(在生活裏)'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순이의 뉴욕 '思父曲 (0) | 2010.02.14 |
---|---|
오늘 만큼은 행복하자 (0) | 2010.02.10 |
내가 웃으면 세상도 웃는다 (0) | 2010.02.04 |
장님과 딸 이야기 (0) | 2010.01.28 |
미켈란젤로 (0) | 2010.0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