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맞추는데는 `오버래핑 그립` 효과적

거리 맞추는데는 `오버래핑 그립` 효과적

오늘은 여러분을 만나는 것이 무척 즐거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떨립니다. 매주 만나는데 새삼스럽게 왜 그러냐고요? 물론 그렇긴 하지만，오늘은 개인적으로 큰 변화가 있는 날입니다. 바로 결혼하는 날이죠.한국경제신문 독자 여러분 모두 축하해 주실 거죠? 골프 선수들은 대부분 12월 초에 결혼을 합니다. 시즌이 끝나는 시점밖에는 여유가 없기 때문이죠.

아마추어골퍼 여러분도 12월부터는 필드에서 한 걸음 떨어져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연습장으로 향하는 발길도 뜸해지죠.하지만 바로 이 순간부터 내년 시즌에 골프를 잘 칠 수 있는지 없는지가 판가름 납니다. 연습장에 나가지 않는다고 해도 골프 연습은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시기에는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퍼팅 연습을 집중적으로 하는 게 좋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와 다음 주에는 퍼팅 그립과 어드레스에 대해 알아볼까 해요. 구력이 오래된 분이라면 점검의 시간을，구력이 짧은 분들은 기초를 다시 다지는 의미로요.

퍼팅 그립은 목적에 맞는 것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목적을 크게 구분하자면 거리감과 방향성입니다. 제 경우에는 방향보다는 거리감을 더 중시합니다. 아무리 똑바로 굴린다 하더라도 거리감이 맞지 않으면 들어가지 않을뿐더러 다음 퍼팅에서 애를 먹기 때문이죠.이런 경우 '오버래핑 그립'(사진)을 하면 효과적입니다.

가장 흔한 퍼팅 그립은 왼손 검지가 오른손의 위로 올라가는 '역 오버래핑 그립'입니다. 하지만 저는 다른 클럽과 마찬가지로 오버래핑 그립을 애용합니다. 이 둘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역 오버래핑 그립은 왼손의 감각을，오버래핑 그립은 오른손의 감각을 좀 더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흔히 골프에서 왼손은 방향，오른손은 거리감을 조절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물론 제가 처음부터 이 점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지만，제게는 이 그립이 가장 잘 맞고 또 편한 것 같더라고요. 여러분도 오버래핑 계열의 그립을 애용한다면 한번쯤 바꿔가면서 연습을 해보세요. 분명히 더 편하게 느껴지는 그립이 있을 겁니다.

오버래핑 그립은 거리감이 뛰어나서 특히 롱퍼팅을 할 때 좋습니다. 스트로크도 부드럽게 이뤄지기 때문에 임팩트 후 볼이 튄다든지 하는 현상이 줄어듭니다. 단 약간의 손목 움직임이 있는 탓에 임팩트 때 퍼터 페이스가 살짝 열리거나 닫힐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그립을 애용하는 분은 방향성에 대한 연습을 충분히 해야 합니다.
오버래핑과 달리 완전히 방향성만을 중시한 그립이 있습니다. 바로 '크로스 핸드 그립'이죠.오버래핑 그립은 오른손이 아래，왼손이 위에 옵니다. 크로스 핸드 그립은 이와는 반대로 왼손을 아래，오른손을 위에 둡니다.
이 방법으로 그립을 쥐면 왼손이 퍼팅 내내 일자로 고정돼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손목이 완전히 고정되기 때문에 퍼팅을 할 때 어깨가 시계추처럼 흔들리는 운동만으로 퍼팅해야 합니다. 작은 근육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섬세한 터치는 기대하기 어렵지만，임팩트 때 퍼터 헤드가 열리거나 닫히는 현상은 확실히 줄어듭니다.

단 거리감은 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부드러운 스트로크를 하기가 쉽지 않아 특히 롱퍼팅에서 거리감을 맞추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 퍼팅 그립을 애용하는 분들은 5 m 이상의 거리에서 1 m 정도의 간격을 단위로 거리감 연습을 많이 해두는 편이 좋습니다.

퍼팅 그립은 개인의 특성과 장ㆍ단점을 정확하게 파악한 다음 선택해야 합니다. 무조건 '이게 좋다' '저게 좋다'는 주위의 조언만으로 정하기엔 위험이 따르죠.또 '정석'이나 '원형'이 없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가 필요합니다. 단 제가 오늘 말씀드린 두 가지 퍼팅 그립이 기본적인 것이기 때문에 이를 잘 응용하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음 주에는 퍼팅 어드레스와 방향 잡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