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관련(高尔夫球關聯)

12시간 마라톤 골프

含閒 2009. 5. 25. 16:05

12시간 마라톤 골프에 선수도 관중도 탈진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9.05.24 20:33 | 최종수정 2009.05.24 21:43


(춘천=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24일 오전 7시에 4강전을 시작한 유소연(19.하이마트)과 최혜용(19.LIG)은 12시간 뒤에도 여전히 골프를 치고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터다.

이날 강원도 춘천 라데나 골프장(파72.6천381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4억원)에서 우승자가 나오기까지는 첫 티오프 이후 12시간이 넘게 걸렸다.

최혜용과 이현주(21.동아회원권)의 4강전이 시작된 것이 오전 7시였고 결승은 오후 7시15분이 돼서야 끝났기 때문이다.

우승을 차지한 유소연은 4강 17홀, 결승 18홀에 연장 9홀까지 하루에 무려 44홀을 돌고 나서야 우승 상금 1억원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오후 12시8분에 시작한 결승만 7시간이 넘게 걸려 '우승하기 힘드네'라는 말이 절로 나올 법했다. 특히 연장이 열린 18번홀(파5)은 무려 10번이나 왔다갔다해야 했다.

우승을 확정한 유소연이 울음을 터뜨린 것도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유소연은 "너무 힘들어서 내 몸을 컨트롤하기 어려웠고 스윙도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힘들었지만 구경하는 갤러리들도 지치기는 마찬가지였다.
화창하기는 했지만 다소 더위를 느낄 수 있었던 날씨에서 파5인 18번홀을 계속 왕복했다. 선수들은 그나마 연장에서는 카트를 이용해 이동했지만 갤러리들은 그런 호사도 누릴 수 없었다.

게다가 버디 없이 파만 계속 나오는 등 경기 내용도 합격점을 주기 어려웠던 데다 해까지 저물자 2천명 가까이 들어왔던 갤러리들도 마지막엔 많이 빠져나갔다.

그나마 서든데스 제도인 연장전의 특성상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는 것이 위안이었다.
무려 9차 연장까지 간데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경쟁 관계인 유소연과 최혜용이 7시간 내내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서로 이기겠다는 각오로 불꽃을 튀겼다.

KLPGA 사상 최다 연장 기록은 1997년 8월 동일레나운 레이디스클래식에서 서아람강수연이 기록한 11차 연장으로 이때는 서아람이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