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산책(漢詩散步)

[스크랩] 도연명

含閒 2008. 10. 1. 10:28

陶淵明의 詩
 

■ 癸卯歲始春懷古田舍 二

先師有遺訓  선사유유훈  공자가 가르친 글에는 
憂道不憂貧  우도불우빈  도를 걱정하되 가난은 걱정 말라고
瞻望邈難逮  첨망막난체  높은 경지 �기 어렵지만
轉欲志長勤  전욕지장근  오래도록 애써볼까 하노라
秉뢰歡時務  병뢰환시무  손수 쟁기 메고 기쁘게 농사 짖고
解顔勸農人  해안권농인  웃는 얼굴로 농부를 격려 한다
平주交遠風  평주교원풍  넓고 평평한 밭에 찬바람부니
良苗亦懷新  양묘역회신  싱싱한 새싹이 알을 품었구나
雖未量歲功  수미량세공  가을의 수확은 장담하기 어렵지만
즉事多所欣  즉사다소흔  농사 자체가 기쁘기 한량 없네
耕種有時息  경종유시식  밭 갈고 씨 뿌리다 밭 두렁에 쉰다
行者無問津  행자무문진  오가는 사람 없어 나루터 가는 길 묻지 않는다. 
日入相與歸  일입상여귀  날 저물면 돌아와
壺漿勞近隣  호장노근린  술 항아리 꺼내어 이웃 사람들 위로하네
長吟掩柴門  장음엄시문  사립문 단은 채 깊어 가는 정담 나누며
요爲膿畝民  요위농무민  한가로이 밭 가는 농부가 되리라


■ 辛丑歲七月赴假還江陵夜行塗口 <휴가를 마치고 강능으로 가며>
 
閒居三十載  한거삼십재  삼십년을 한가롭게 살며
수與塵事冥  수여진사명  세상과 멀어졌노라
詩書敦宿好  시서돈숙호  책 읽으며 성품을 가다듬고
林園無世情  임원무세정  속세의 먼지 없는 초야에 살았거늘
如何舍此去  여하사차거  어찌 내 고향 버리고
遙遙至西荊  요요지서형  멀리 강능으로 갈 것인가
叩예新秋月  고예신추월  초가을 달밤에 손을 잡고
臨流別友生  임류별우생  강가에서 벗들과 이별 하니
凉風起將夕  양풍기장석  찬 바람 일자 날이 어둡고
夜景잠虛明  야경잠허명  달 밤이 티없이 맑아라
昭昭天宇闊  소소천우활  밝은 밤 하늘은 넓게 틔였고
효효川上平  효효천상평  반짝이는 강물은 고요히 흐르는데
懷役不遑寐  회역불황매  힘든 벼슬살이 생각에 잠을 못 이루네
中宵尙孤征  중소상고정  깊은 밤에 혼자서 걷노라
商歌非吾事  상각비오사  본래 나는 출세할 마음이 없고

 
■ 庚子歲五月中從都還阻風於規林二首 <바람에 길 막히고 2수>
 
自古歎行役  자고탄행역  자고로 벼슬살이 어렵다 했거늘
我今始知之  아금시지지  이제야 내가 알았노라
山川一何廣  산천일하광  앞에는 크고 넓은 산과 강이 있고
巽坎難與期  손감난여기  비 바람은 예측할 수가 없으며
崩浪괄天響  불랑괄천향  쏟아져 내리는 물은 하늘을 울리고
長風無息時  장풍무식시  세찬 바람은 쉬지않고 불어온다
久遊戀所生  구유연소생  오래 떠돌다 부모가 그리워 돌아가는 내가
如何淹材玆  여하엄재자  어찌 이 곳에서 머물 수 있으랴
靜念園林好  정념원림호  본래 마음속 깊이 전원을 좋아하는 나는
人間良可辭  인간양가사  마땅히 속세의 벼슬을 버려야지
當年거有幾  당연거유기  젊은 시절이 길지도 않거늘
縱心復何疑  종심부하의  마음 따라 다시는 망서리지 않으리라

■ 庚子歲五月中從都還阻風於規林二首 <바람에 길 막히고 1수>
 
行行循歸露  행행순귀로  걷고 또 걷는 귀향길
計日望舊居  계일망구거  옛집 볼 날을 헤아리노라
一欣侍溫顔  일흔시온안  먼저 기쁘게 어머님께 인사하고
再喜見友于  재희견우우  즐겁게 형제들을 만나야지
鼓棹路기曲  고도로기곡  뱃길에 물살은 험난하구나
指景限西隅  지영한서우  태양도 서산마루에 지고 있구나
江山豈不險  강산기불험  강산이 어찌 험하지 않으리오 만
歸子念前塗  귀자염전도  돌아갈 나에겐 앞길 만이 걱정이구나
凱風負我心  개풍부아심  남풍은 내 뜻을 어기고 갈 길을 막으니
집예守窮湖  집예수궁호  돛대 거두고 막힌 호수 지키노라
高모묘無界  고모묘무계  키 큰 잡초가 끝 없이 무성하고
夏木獨森疎  하목독삼소  한 여름 거칠게 자란 풀이 오싹하게 무섭다
誰言客舟遠  수언객주원  내 배는 고향이 멀지 않으니
近瞻百里餘  근첨백리여  백리남짓 바라다 보인다
延目識南領  연목식남령  눈길 뻗으니 여산이 보이거늘
空歎將焉如  공탄장언여  어찌 갈까 허망하게 한숨만 짓는다

■ 丙辰歲八月中於 <병진년 하손에서 추수하며>
 
貧居依稼穡  빈거의가색  농사지어 먹는 가난한 살림
戮力東林외  육력동림외  온 식구가 힘을 합해 일을 하네
不言春作苦  불언춘작고  보리고개의 배고픔은 견디겠으나
常恐負所懷  상공부소회  기대하던 타작 망칠까 두려웁네
司田眷有秋  사전권유추  농사감독관이 곡식 익은 것 보고
寄聲與我諧  기성여아해  희롱조로 풍작이라 내게 말 했으나
飢者歡初飽  기자환초포  굼주리던 나도 포식할 기쁨에 넘쳐
束帶侯鳴鷄  속대후명계  의관 갖추고 닭 울기만 기다리네
楊읍越平湖  양읍월평호  노를 저어 잔잔한 호수를 건너
汎隨淸壑廻  범수청학회  출렁충렁 맑은 계곡 따라 돌면
鬱鬱荒山裏  울울황산리  울창하게 숲이 우거진 깊은 산중에
猿聲閑且哀  원성한차애  원숭이 울음 애처롭고 적막하다
悲風愛靜夜  비풍애정야  쓸쓸한 밤 바람 더욱 애처롭고
林鳥喜晨개  임조희신개  날 밝자 새들이 즐거워 한다
日余作此來  일여작차래  세속을 떠나 농사 지은 지
三四星火頹  삼사성화퇴  이미 십이년의 세월이 지났노라
姿年逝已老  자년서이로  몸이 나이를 이미 먹었으나
其事未云乖  기사미운괴  나의 의지만은 변함이 없네
遙謝荷조翁  요사하조옹  하조옹 바라보고 감상하니
요得從君서  요득종군서  그대 덕택에 내가 물러나 쉬노라

 

■ 自祭文 <내 제문을 쓰다>


 
歲惟丁卯  세유정묘  정묘년
律中無射  율중무사  음력 구월
天寒夜長  천한야장  날씨는 차고 어둡고 긴~밤
風氣蕭索  풍기소삭  쓸쓸하고 스산한 바람만 불어온다
鴻雁于往  홍안우왕  기러기는 어디로 날아가는가
草木黃落  초목황락  나뭇잎은 누렇게 시들어 말라 떨어지네
陶子將辭  도자장사  나는 지금
逆旅之館  역려지관  나그네길 잠시 머물던 곳을 떠나서
永歸於本宅  영귀어본택  영원히 본래의 집으로 돌아가려 한다
故人悽其相悲  고인처기상비  나와 정든 사람들은 애절하게 슬퍼하며
同祖行於今夕  동조행어금석  마지막 떠나는 나를 위해 제사 지내는 구나
羞以嘉蔬  수이가소  젯상에 많은 음식을 차려 놓고
薦以淸酌  천이청작  맑은 술을 따라 올리지만
候顔已冥  후안이명  그러나 나는 이미 죽은 몸
聆音愈漠  영음유막  말하려 해도 가슴만 답답할 뿐
嗚呼哀哉  오호애재  아! 슬프구나
茫茫大塊  망망대괴  넓고 넓은 대지와
悠悠高旻  유유고민  끝없이 높은 하늘
是生萬物  시생만물  하늘과 땅이 만물을 낳았거늘
余得爲人  여득위인  만물 중에도 사람으로 태어나
自余爲人  자여위인  살아오는 동안
逢運之貧  봉운지빈  가난한 운수에 매여서
簞瓢屢경  단표누경  한 그릇의 밥이나 국물도 배불리 못 먹고
치격冬陳  치격동진  갈 옷을 걸치고 추위를 지냈으며
含歡谷汲  함환곡급  계곡 흐르는 물 마시며 즐거웠고
行歌負薪  행가부신  나뭇짐을 지고 내리며 노래했네
예예柴門  예예시문  늘 사립문을 닫고 살아서
事我宵晨  사아소신  밤 낯으로 소요하네
春秋代謝  춘추대사  계절이 바뀌는 줄도 모르고
有務中園  유무중원  부지런히 들에 나가 일했네
載耘載자  재운재자  철 따라 김 매고 북 돋우며
내育내繁  내육내번  키우고 늘려나갔네
欣以素牘  흔이소독  때로는 기쁜 마음으로 글 읽고
和以七絃  화이칠현  한가하면 거문고를 타며 즐겼네
冬曝其日  동포기일  겨울에는 따스한 햇살을 쬐고
夏濯其泉  하탁기천  여름에는 흐르는 물에 몸을 씻네
勤靡餘勞  근미여로  죽도록 일 해도
心有常閒  심유상한  마음은 늘 한가로워
樂天委分  낙천위분  즐거운 마음으로 분수에 맞게
以至百年  이지백년  어려워도 평생을 살았네
惟此百年  유차백년  백년도 못 되는 세월을 사는
夫人愛之  부인애지  사람들은 애지중지하며
懼彼無成  구피무성  재산 없음을 걱정하고
게日惜時  게일석시  하루라도 더 살려고 몸부림치네
存爲世珍  존위세진  살아서는 부귀영화 누리기를 바라고
沒亦見思  몰역견사  죽어서도 오래 기억되길 바라네
嗟我獨邁  차아독매  하지만 나는 홀로 고독하게
曾是異자  증시이자  오래 전부터 그들과는 다르게 살았네
寵非己榮  총비기영  총애를 영광으로 여기지 않았고
涅豈吾緇  날기오치  속세의 진흙에 물들지 않았네
졸兀窮廬  졸올궁려  나를 바로잡고 허름한 초가에서
감飮賦詩  감음부시  술을 즐기고 시를 지었네
識運知命  식운지명  내 운명을 스스로 알고 있으니
余今斯化  여금사화  내 운명을 따라야지
可以無恨  가이무한  이제 더 이상 아무런 여한이 없으니
壽涉百齡  수섭백령  백살 가까이 살만큼 살았네
身慕肥遁  신모비돈  유연한 은둔을 좋아하여
從老得終  종로득종  살만큼 살고 늙어서 죽으니
奚所復慕  해부소연  바랄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
寒署逾邁  한서유매  추위와 더위 지나고
亡旣異存  망기이존  죽음은 삶과 다르네
外姻晨來  외인신래  먼 친척들은 새벽에 오고
良友宵奔  양우소분  친한 친구들은 밤에 달려와서
葬之中野  장지중야  들판 가운데 무덤을 만들어
以安其魂  이안기혼  넋을 편안하게 위로해 주네
요요我行  요요아행  깊고도 먼 저승길
蕭蕭墓門  소소묘문  무덤 속은 너무도 적막하고 쓸쓸하다
奢恥宋臣  사치송신  송신 한퇴 같이 호화롭게도 하지말고
儉笑王孫  검소왕손  한나라 왕양손 같이 너무 검소함은 웃음꺼리
廓兮已滅  곽혜이멸  텅 빈 묘지에서 사라질 것이니
慨焉已遐  개언이하  흑으로 돌아간 나는 결국 흙과 같이
不封不樹  불봉불수  내 무덤엔 봉분도 나무도 없이
日月遂過  일월수과  세월 속에서 자연에 뭍이 리라
匪貴前譽  비귀전예  살아서도 명리를 귀히 여기지 않았거늘
孰重後歌  숙중후가  죽은 후에 누가 칭송하며 기억하리
人生寔難  인생식난  어려운 삶을 살았다
死如之何  사여지하  하지만, 사후의 세계는 또한 어떨런지
嗚呼哀哉  오호애재  아 ! 서글프고 애통하다 !
 

■ 註釋--------------------------------------------------


自祭文/ 도연명이 죽기전에 스스로 지은 제문이다. 아마 마지막 작품일 것이며, 문짐에도 최후의 작품으로 수록되어 있다. 歲惟丁卯/ 때는 정묘년이다. 惟는 어조사다. 丁卯는 도연명이 63세로 세상을 뜨든 해다. 東晋을 찬탈한 劉裕가 죽고, 그의 아들 劉義榮이 宋 文帝로 행세한 元嘉 4년이 된다. 律中無射/ 옛날에는 樂律을 陽과 陰으로 나누워 陽에 속하는 것을 律 陰에 속하는 것을 呂라 했다. 陶子/ 자신을 지칭하는 말이다. 樂天委分/ 천도를 즐기고 자기 분수에 몸을 맏긴다. 無爲自然에 살았다. 인간적인 奸狡한 꾀를 부리지 않고, 素朴眞實하게 살았다. 안분지족 또는 安貧樂道 했다는 뜻.
 

■ 解說---------------------------------------------------
 

도연명은 자신의 임종에 임박하여 스스로 제문을 지은 글이다. 다가올 자신의 죽음을 미리 예감하고 글을 짓는다는 것은 일상의 범인과 다를 바 없으나 이 글의 내용을 보면 참으로 인간적인 일상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죽음을 본연의 집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사후의 미래에 두려움을 가지는 한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 주는 글이다. 힘들게 살아온 삶 이였으나, 사후에 대한 공포는 차마 떨쳐 버리지 못한 한 범부의 모습이 숙연하게 느껴진다.


■ 挽歌 3 <땅에 묻히다>
 


荒草何茫茫  황초하망망  거친 풀밭이 황량하게 우거져 있고
白楊亦蕭蕭  백양역소소  백양나무 외롭게 서 있다
嚴霜九月中  엄상구월중  서리 내리는 구월에
送我出遠郊  송아출원교  마을 사람들 동리 밖에서 나를 배웅하네
四面無人居  사면무인거  내 무덤 주변은 사방에 집 한 채 없고
高墳正초嶢  고분정초요  크고 작은 무덤들만 여기저기 솟아 있네
馬爲仰天鳴  마위앙천명  말도 하늘 보며 울고
風爲自蕭條  풍위자소조  찬 바람은 쓸쓸하게 불어온다
幽室一已閉  유실일이폐  무덤 한번 덮이고 나면
千年不復朝  천년불복조  두 번 다시 아침을 못 볼 것이니
賢達無奈何  현달무내하  현명하거나 도통해도 어찌할 수 없다
向來相送人  향래상송인  내 무덤을 만든 친지들도
各自還其家  각자환기가  하나 둘 각자 집으로 돌아가네
親戚或餘悲  친척혹여비  친인척들 간혹 슬퍼할 뿐
他人亦已歌  타인역이가  다른 사람들은 이미 울음을 그쳤네
死去何所道  사거하소도  죽은 나는 어찌할 방도가 없어
託體同山阿  탁체동산아  몸을 땅에 맡기고 흙으로 돌아가네

 

■ 連雨獨飮 <장마철에 술 마시며>

 

運生會歸盡  운생회귀진  태어나면 반드시 죽기마련
終古謂之然  종고위지연  그것은 변하지 않을 영원한 진리다
世間有松喬  세간유송교  적송자 왕교가 신선 되었다 하지만
於今定何聞  어금정하문  지금 그들의 소식 알지 못하네
故老贈余酒  고로증여주  근엄한 노인장이 내게 술을 권하며
乃言飮得仙  내언음득선  마시면 신선이 된다 하니
試酌百情遠  시작백정원  한잔 마시니 온갖 근심과 걱정이 사라지고
重觴忽忘天  중상홀망천  두 잔 마시니 홀연히 하늘도 잊었네
天豈去此哉  천기거차재  하늘도 이 경지와 다르지 않으리라
任眞無所先  임진무소선  천지 자연에 내 몸을 맡기니
雲鶴有奇翼  운학유기익  날개 달고 구름 탄 학같이
八表須臾還  팔표수유환  빠르게 우주를 돌아 온 느낌이라
민면四十年  민면사십년  지난 40년을 돌아보니
顧我抱玆獨  고아포차독  외롭게 힘만 �노라
形骸久已化  형해구이화  몸은 늙어서 이미 시들었으나
心在復何言  심재부하언  마음이야 그대로니 다행이로다

 


■ 挽歌 2 <죽고 나서>
 

 

在昔無酒飮  재석무주음  살아서는 마음껏 술 마시고 싶어도 못 마셨는데
今但澹空觴  금단담공상  오늘은 술과 안주가 상에 가득 넘친다
春료生浮蟻  춘료생부의  쌀로 만든 동동주와 안주가 가득하지만
何時更能嘗  하시갱능상  다시는 마실 수 없는 내 신세구나
肴案盈我前  효안영아전  산해진미로 가득한 상을 내 앞에 두고
親舊哭我傍  친구곡아방  친구들 울며 죽은 나를 위로하네
欲語口無音  욕어구무음  하지만, 죽은 나는 말도 못하고
欲視眼無光  욕시안무광  눈도 못 뜨고 사방이 어둡다
昔在高堂寢  석재고당침  살아서는 방에 누워 자던 몸이
今宿荒草향  금숙황초향  오늘 지나면 잡초 우거진 풀밭에 묻히리라
一朝出門去  일조출문거  아침에 집 떠나면
歸來夜未央  귀래야미앙  앞으로는 어두운 밤 제삿날 오리라

一朝出門去 / 歸來夜未央
아침에 죽어 상여 나가면, 이제 일년에 한 번씩 제삿날 밤에 온다는 듯이다.

참으로 기가 막힌 문장이다. 가슴 찡한 표현이다.
 


 

■ 挽歌1 <죽음에 이르르>


 
有生必有死  유생필유사  태어나면 언젠가는 죽게 마련
早終非命促  조종비명촉  일찍 죽는 것도 타고난 팔자리라
昨暮同爲人  작모동위인  어제 저녁까지 멀쩡하던 사람이
今旦在鬼錄  금단재귀록  오늘 아침에 저승길 떠나네
魂氣散何之  혼기산하지  혼백은 흩어져 어디로 가는가
枯形寄空木  고형기공목  뼈 앙상한 육신만 관속에 눕네
嬌兒索父啼  교아색부제  자식들 아비 부르며 통곡하고
良友撫我哭  양우무아곡  친구들 죽은 나를 어루만지며 우네
得失不復知  득실불복지  죽은 나는 산 사람과 달라 이해득실 모르고
是非安能覺  시비안능각  옳고 그름 어찌 가리겠는가
千秋萬歲後  천추만세후  천 만년의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는
誰知榮與辱  수지영여욕  잘 살았다 못 살았다 그 누가 알 것인가
但恨在世時  단한재세시  다만, 살아 생전에 소원이 있다면
飮酒不得足  음주부득족  마음껏 술 마시지 못한 것이 한이네.

 

■ 於王撫軍座送客 <王撫軍장군의 좌석에서 客을 전송하며>

冬日?且?  동일처차려  겨울 날 처량하고 또 매운데
百卉具已?  백훼구이비  온갖 풀 이미 다 이즈러졌다
爰以履霜節  원이이상절  이 서리 밝는 계절에
登高餞將歸  등고전장귀  높은 곳에 올라와서 가려는 이 전별한다
寒氣冒山澤  한기모산택  찬 기운 산과 물 뒤덮고
遊雲?無依  유운숙무의  떠나가는 구름은 빠르고 의지없다
洲渚四緬邈  주저사면막  물섬은 사방에 아득히 보이고
風水互乖違  풍수호괴위  바람과 물은 서로 어그러 진다
瞻夕欣良?  첨석흔량연  저녘 경치 바라보며 좋은 잔치 기뻐하지만
離言聿雲悲  이언율운비  헤어진다니 슬픔 감돈다
晨鳥暮來還  신조모래환  새벽에 떠난 새 저물녘에 돌아오고
懸車斂餘輝  현거렴여휘  해수레 멈춰 남은 날빛 걷는다
逝止判殊路  서지판수로  가고 머물고 함, 뚜렷이 길 달리하여
旋駕?遲遲  선가창지지  수레 돌리기 서글퍼 머믓거린다
目送回舟遠  목송회주원  돌아가는 배 멀어짐 눈으로 보내 주지만
情隨萬化遺  정수만화유  그 심정 세상 오만가지 변화따라 사라져 버릴게라

 
■ 四時  사시

 

春水滿四澤  춘수만사택  봄물은 연못에 가득하고
夏雲多奇峰  하운다기봉  여름 구름은 산봉우리들처럼 떠 있네
秋月揚明輝  추월양명휘  가을달은 밝은 빛을 비추고
冬嶺秀孤松  동령수고송  겨울 산마루엔 큰 소나무 한 그루 서 있네

 
■ 擬古 9 <의고 9>

 

種桑長江邊  종상장강변  뽕나무를 長江 가에 심고서
三年望當採  삼년망당채  3년을 두고 당연히 따게 되기 바랐더니만
枝條始欲茂  지조시욕무  가지들이 비로소 무성해지려 하더니
忽値山河改  홀치산하개  홀연히 산과 물이 바뀌는 꼴을 당했다
柯葉自?折   가엽자최절  가지와 잎은 쓰러지고 부러져
根株浮滄海  근주부창해  뿌리와 밑둥은 푸른 바다에 떠올랐다
春蠶旣無食  춘잠기무식  봄누에 이미 먹을 것 없어 졌으니
寒衣欲誰待  한의욕수대  겨울옷은 누구한테 얻어 입어야 하나
本不植高原  본불식고원  본래 높은 언덕에 심지를 않았으니
今日復何悔  금일복하회  오늘에 와서 다시 무엇을 후회하랴

 
■ 擬古 8 <의고 8>

 

少時壯且?  소시장차려  소시 적에는 힘차고 맹렬하여서
撫劍獨行遊  무검독행유  劍 을 잡고 혼자서 나다녔다
誰言行遊近  수언행유근  나다닌 게 가까웠다고 누가 말하겠는가
張掖至幽州  장액지유주  張掖에서 幽州까지 갔는데
飢食首陽薇  기식수양미  주리면 首陽山 고사리를 먹었고
渴飮易水流  갈음역수류  목마르면 易水의 흐르는 물을 마셨다
不見相知人  불견상지인  서로 아는 사람은 보지 못했고
惟見古時丘  유견고시구  예적의 무덤을 봤을 뿐이다
路邊兩高墳  로변양고분  길 가에 있는 두 개의 높은 무덤은
伯牙與莊周  백아여장주  伯牙와 莊周 였다
此士難再得  차사난재득  이 선비들을 다시 얻기 어려운데
吾行欲何求  오행욕하구  나는 다가서 무엇을 찾으려 하는가

 
■ 擬古 7 <의고 7>

 

日暮天無雲  일모천무운  날이 저물어 하늘에는 구름 한점 없고
春風扇微和  춘풍선미화  봄 바람은 솔솔 부드럽게 불어온다
佳人美淸夜  가인미청야  선인은 맑은 밤을 좋아하니
達曙?且歌  달서감차가  날 새도록 술마시고 노래 부른다네
歌竟長太息  가경장탄식  노래가 끝나 길게 탄식하니
持此感人多  지차감인다  이에 많은 사람들 감동 하는구나
皎皎雲間月  교교운간월  휘영청 밝은 구름사이 달은
灼灼葉中華  작작엽중화  밝고 환한 잎 속의 꽃이로다
豈無一時好  기무일시호  어찌 한때의 좋음이 없으리마는
不久當如何  부구당여하  오래가지 않았으니 어이 하랴


■ 擬古 5 <의고 5>

 

 

東方有一士  동방유일사  동방에 한 선비가 있어
被服常不完  피복상불완  옷을 입는 게 노상 완전치 않고
三旬九遇食  삼순구우식  한달에 아홉 차례만 밥을 먹고
十年著一冠  십년저일관  冠 하나로 십년을 쓰고 지낸다
辛勤無此比  신근무차비  괴로움이 그 이상 더할 수 없어도
常有好容顔  상유호용안  언제나 좋은 얼굴 지니고 있었도다
我欲觀其人  아욕관기인  나는 그 사람이 보고 싶어서
晨去越河關  신거월하관  새벽에 떠나 황하 관문을 넘어서 왔다
靑松夾路生  청송협로생  푸른 솔들은 길을 끼고 서 있고
白雲宿?端  백운숙첨단  흰 구름은 처마 끝에 머물러 있다
知我故來意  지아고래의  내가 찾아간 뜻을 알고
取琴爲我彈  취금위아탄  거문고 집어들고 나를 위해 타 주는구나
上絃驚別鶴  상현경별학  먼젓 가락은 이별하는 학을 놀라게 했고
下絃操孤鸞  하현조고란  뒤의 가락은 외로운 난새를 춤추게 했다
願留就君位  원류취군위  원컨대, 머물러 있으면서 그대 앞에 살고
從今至歲寒  종금지세한  지금부터 이 해의 추위가 올 때까지 지내고 싶다오

 

■ 癸卯歲始春懷古田舍2首 <초봄 농촌을 생각하며>
 
在昔聞南畝  재석문남무  남쪽 밭에서 농사짓는 한가로움을
當年竟未踐  당년경미천  이제까지 스스로 경험하지 못했다
屢空旣有人  누공기유인  안회는 안빈낙도했다지만
春興豈自免  춘흥기자면  나도 계절 따라 농사를 지어야지
夙晨裝吾駕  숙신장오가  새벽이면 일어나 연장을 들고
啓塗情已緬  계도정이면  밭으로 가는 기분이 마냥 부푼다
鳥弄歡新節  조농환신절  봄을 즐기며 새들도 날고
冷風送餘善  냉풍송여선  훈훈한 바람이 불어와 곡식을 키운다
寒竹被荒계  한죽피황계  한 죽은 묵은 길 잡초 마냥 우거졌고
地爲항人遠  지위한인원  버려져 사람 없는 땅은 더욱 넓고크다
是以植杖翁  시이식장옹  오래전에 지팡이 꽂고 농사짓던 은자가
悠然不復返  유연불부반  유유자적하며 다시는 세상에 나가지 않으라
즉理愧通識  즉리괴통식  약삭빠른 사람들 앞에서는 뒤지지만
所保거乃淺  소보거내천  절개 지키면 사람답게 사는 것이 더 가치가 있다

■ 郭主簿 <곽주부에게>
 
애애堂前林  애애당전림  집 앞에 우거진 무성한 숲
中夏貯淸陰  중하저청음  한 여름 시원하게 그늘을 만들어
凱風因時來  개풍인시래  시원한 바람이 알맞게 불어와
回飇開我襟  회표개아금  회오리바람이 옷깃을 푸네
息交遊閒業  식교유한업  왕래를 끊고 한가롭게 살고자
臥起弄書琴  와기농서금  자고 일어나 책 읽고 거문고 타네
園蔬有餘滋  원소유여자  텃밭에는 채소가 넉넉하고
舊穀猶儲今  구곡유저금  창고에는 아직도 묵은 곡식이 남았네
營己良有極  영기양유극  필요한 만큼만 농사를 지어
過足非所欽  과족비소흠  분에 넘치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용출作美酒  용출작미주  차와 조를 찌어 맛좋은 술을 담고
酒熟吾自斟  주숙오자침  술 익으면 혼자 마시네
弱子희我側  약자희아측  어린아이들 내 곁에서 재롱을 떨며
學語未成音  학어미성음  말 배운다 옹알거리네
此事眞復樂  차사진부락  이 것이 삶의 참 즐거움이니
聊用忘華簪  요용망화잠  부귀영화가 무슨 소용인가
遙遙望白雲  요요망백운  높이 떠 있는 흰 구름 바라보며
懷古一何深  회고일하심  깊은 생각에 빠지네

■ 和郭主簿 2 <곽주부에게 2>

和澤周三春  화택주삼춘  날 따뜻하고 기분 좋은 봄철
淸凉素秋節  청량소추절  가을에 접어드니 기운이 맑고 차갑다
露凝無遊분  노응무유분  서리내려 티 없는 맑은 하늘
天高肅京澈  천고숙경철  높은 가을 하늘이 맑게 높기만 하다
陵岑聳逸峰  능잠용일봉  삐죽한 산봉우리 그림 같고
遙瞻皆奇絶  요첨개기절  멀리서 보니 더욱 기가 막히다
芳菊開林요  방국개림요  국화는 향기를 머금고 꽃피우고
靑松冠巖列  청송관암열  삐죽한 산마루 푸른 솔 줄지어 섰네
懷此貞秀姿  회차정수자  소나무같이 굳게 뻗은 절개
卓爲霜下傑  탁위상하걸  서리에도 피는 국화마냥 굳은 절개
銜觴念幽人  함상염유인  잔 들고 그대 생각에 빠진다
千載撫爾訣  천재무이결  천년의 이별 애태우며 보낸다
檢素不獲展  검소불획전  소원을 펴지 못한 채
厭厭竟良月  염염경양월  세월을 보내니 가슴이 아프다

■ 乙酉歲九月九日 <을유세구월구일>

靡靡秋已夕  미미추이석  가을이 깊어 가는 계절
凄凄風露交  처처풍로교  이슬비 내려 더욱 차갑다
蔓草不復榮  만초불복영  무성하던 초목도 시들어
園木空自凋  원목공자조  집 앞의 나무도 앙상하구나
淸氣澄餘滓  청기증여재  맑은 바람은 탁한 공기를 씻고
杳然天界高  묘연천계고  가을 하늘은 푸르게 높기만 하다
哀蟬無留響  애선무유향  매미는 서글픈 울음을 그치고
叢雁鳴雲소  총안명운소  기러기는 떼를 지어 구름 위를 나른다
萬化相尋繹  만화상심역  만물은 서로 다투듯 변해 가는데
人生豈不勞  인생기불로  사람들만이 힘들어 괴로워한다
從古皆有沒  종고개유몰  한번 언젠가는 죽기 마련
念之中心焦  염지중심초  생각하면 애간장이 타는 듯 답답하다
何以稱我情  하이칭아정  어찌하여야 내 마음을 위로 할 것인가 ?
濁酒且自陶  탁주차자도  막걸리나 마시고 스스로 취해야지
千載非所知  천재비소지  천년후의 일을 내 어찌 알겠는가
요以永今朝  요이영금조  오늘 아침이나 실컷 마시고 즐기리라

■ 擬古 6 <의고 6>

 

蒼蒼谷中樹  창창곡중수  푸르고 푸른 골짜기 속 나무
冬夏常如玆  동하상여자  겨울 여름 없이 언제나 이와 같다
年年見霜雪  년년견상설  해마다 이슬과 서리 보았는데
誰謂不知時  수위불지시  그 누가 때를 모른다 말하겠는가
厭聞世上語  염문세상어  세상에 나도는 말들 물리도록 들었으니
結友到臨淄  결우도임치  벗을 사귀려면 임치로 가라
稷下多談士  직하다담사  직하에는 이야기꾼 많으니
指彼決吾疑  지피결오의  그들을 만나 나의 의혹을 풀자
裝束旣有日  장속기유일  떠날 준비 한지가 이미 여러 날 되고
已與家人辭  이여가인사  이미 집안 사람들과 하직하였다
行行停出門  행행정출문  어정거리다 문 밖 나서기를 그만두고서
還坐更自思  환좌경자사  돌아와 앉아 다시 혼자 생각한다
不怨道里長  불원도리장  갈 길 멀다고 탓하는 것 아니고
但畏人我欺  단외인아기  다만 남이 나를 속일까 두려운 거라
萬一不合意  만일불합의  만에 하나 뜻이 맞지 않는다면
永爲世笑嗤  영위세소치  영영 세상의 웃음거리로 되는 것이다
伊懷難具道  이회난구도  이 마음을 자세히 말하기 어려워
爲君作此詩  위군작차시  그대를 위해 이 시를 지었도다

 

■ 擬古 3 <의고 3>

 

仲春?時雨  중춘구시우  한 봄에 때마침 내린 비 만나
始雷發東隅  시뢰발동우  첫 번개소리 동쪽 모퉁이에서 울린다
衆蟄各潛駭  중칩각잠해  뭇 벌레들 저마다 잠에서 깨어 놀라고
草木從橫舒  초목종횡서  草木은 여기 저기로 뻗어간다
翩翩新來燕  편편신래연  펄펄날아 갓 돌아온 제비들은
雙雙入我廬  쌍쌍입아려  쌍쌍이 내 움막집으로 날아든다
先巢故尙在  선소고상재  먼저 둥지는 물론 그대로 있고
相將還舊居  상장환구거  서로 이끌면서 옛 살던 데로 돌아온 거라
自從分別來  자종분별래  헤어지고 난 이래로
門庭日荒蕪  문정일황무  문 앞뜰은 날로 황폐해졌도다
我心固匪石  아심고비석  내 마음이 본래 돌이 아닌데
君情定何如  군정정하여  그대들의 심정은 진정 어떠하겠나

 
■ 擬古 2 <의고 2>

辭家夙嚴駕  사가숙엄가  집을 떠나 일찍이 떠날 채비 서두는 것은
當往至無終  당왕지무종  끝이 없는 곳 향해서 가려는 거라
問君今何行  문군금하행  그대는 지금 무엇하러 가는 것인가
非商復非戎  비상복비융  宋나라도 아니고 서융 또한 아니다
聞有田子春  문유전자춘  들으니 전자춘이란 사람 있는데
節義爲士雄  절의위사웅  절의가 사나이 중의 으뜸이었소
斯人久已死  사인구이사  이 사람 오래 전에 죽어 버렸고
鄕里習其風  향리습기풍  그의 고향에서는 그의 기풍을 이어받았소
生有高世名  생유고세명  살아서는 세상에 뛰어난 이름이 나 있었고
旣沒傳無窮  기몰전무궁  죽고 나서는 무궁토록 전하여 지고 있구나
不學狂馳子  불학광치자  못 배워 미친 듯이 달리는 자들은
直在百年中  직재백년중  그냥 살아서 남아 있다

■ 擬古 1 <의고 1>

 

榮榮窓下蘭  영영창하란  창 밑에 무수이 피어 있는 난초
密密堂前柳  밀밀당전유  집 앞에는 무성한 버드나무
初與君別時  초여군별시  처음 그대와 헤어졌을 때
不謂行當久  부위행당구  갈 길이 오래 걸리리라고 생각지 않았다
出門萬里客  출문만리객  문을 나가 만리 길 나그네 되니
中道逢嘉友  중도봉가우  도중에 좋은 친구 만나게 되었다네
未言心先醉  미언심선취  말도 하기 전에 마음 먼저 취해
不在接杯酒  불재접배주  술잔을 같이 들어서가 아니었다
蘭枯柳亦衰  난고유역쇠  난초 말라 버리고, 버들 또한 쇠락하여서
遂令此言負  수령차언부  마침내 그 말을 저버리게 되었구나
多謝諸少年  다사제소년  여러 젊은이들에게 일러 주거니와
相知不忠厚  상지부충후  서로 생각함이 넉넉하지 못했다네
意氣傾人命  의기경인명  의기 드러내면 목숨도 기우는 터에
離隔不何有  이격불하유  떨어져 버린다 해도 무슨 상관 있으리오

■ 擬古 4 <의고 4>

 

 

초초百尺樓  초초백척루  높디높게, 치솟은 백척의 누각에서는
分明望四荒  분명망사황  사방 끝까지 다 선명하게 보인다
暮作歸雲宅  모작귀운택  저녁에는 돌아가는 구름의 집이 되고
朝爲飛鳥堂  조위비조당  아침에는 나는 새들의 대청이 된다
山河滿目中  산하만목중  산천은 눈 속에 가득 차 오고
平原獨茫茫  평원독망망  平原은 유달리 아득하구나
古時功名士  고시공명사  옛날 공명 쫓던 사나이들
慷慨爭此場  강개쟁차장  강개에 차올라 이 싸움터에서 싸우다가
一旦百歲後  일단백세후  하루 아침에, 평생을 마친 후
相與還北邙  상여환북망  함께들 북망산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松柏爲人伐  송백위인벌  소나무와 전나무는 사람에게 베어져 버리고
高墳互低昻  고분호저앙  높은 무덤이 서로 울퉁불퉁하구나
頹基無遺主  퇴기무유주  무너진 무덤터에는 남아 있는 주인 없으니
游魂在何方  유혼재하방  떠도는 혼은 어느 곳에 있는 것인가
榮華誠足貴  영화성족귀  영화는 참으로 귀하게 여길만 하나
亦復可憐傷  역복가련상  역시 또한 가련하고 슬프기도 하구나

■ 飮酒 11 <음주 11>

 

 

顔生稱爲仁  안생칭위인  안연은 주변 사람들로 부터 존경받았고
榮公言有道  영공언유도  영계기는 도통했다고 이름이 높았으나
屢空不獲年  누공불획년  늘 삶에 허덕이다 일찍 죽었고
長肌至於老  장기지어노  늙어서도 굶주림에 시달리며 살았다
雖留身後名  수류신후명  비록 죽은 후에 이름을 남기기는 하였으나
一生亦枯槁  일생역고고  평생 굶주리며 누차하게 살았으니
死去何所知  사거하소지  죽은 후에는 어찌 알겠는가
稱心固爲好  칭심고위호  살면서 마음 편하면 되는 일
客養千金軀  객양천금구  천금이나 보배로 육신을 꾸며도
臨化消其寶  임화소기보  죽으면 모두 사라져 없어지리라
裸葬何必惡  나장하필악  맨 몸으로 흙 속에 뭍이는 것도 나쁘지 않다
人當解意表 인당해의표  사람들아 속 깊은 참 뜻을 알아라

 

후에 蘇東坡는【采菊東離下, 悠然見南山】【嘯傲東軒下, 요復得此生】【客養千金軀, 臨化消其寶】위의 세 구절을 道를 득한 경지의 詩 귀라고 했다. 또, 梁啓超는【客陽千金軀, 臨化消其寶】를 七千券의 大藏經에 맞먹는 명언이라 했다. 世俗의 名利에 탐한 사람들로서는 도저히 陶淵明의 人品과 詩를 共感 할 수 도 없을 것이다. 虛構와 假飾에 사는 오늘날 우리 내 삶과는 너무도 동떨어진 세계다. 『人生이란, 잠시 現世에 寄寓 하다가 다시, 없는 것으로 돌아갈 몸이거늘 後世에 무엇을 남기려고, 重傷과 謨略으로 世上을 사는가 』 라고 評 했다. 

 
■ 責子 <자식을 꾸짖음>

 

白髮被兩빈  백발피양빈  흰머리가 양쪽 귀밑에 무성하다
肌膚不復實  기부불부실  피부도 거칠어 예전 같지 않네
雖有五男兒  수유오남아  내게 다섯 아들이 있기는 하지만
總不好紙筆  총불호지필  모두 책을 멀리한다
阿舒已二八  아서이이팔  서는 열 여섯이지만
난惰故無匹  난타고무필  둘도 없는 게으름뱅이 이고
阿宣行志學  아선행지학  선은 열 다섯 살이건만
而不愛文術  이불애문술  글 쓰는 것을 아예 싫어한다
雍端年十三  옹단년십삼  옹과 단은 열세 살인데
不識六與七  불식육여칠  육과 칠도 분간 못 하고
通子垂九齡  통자수구령  통이란 놈은 아홉 살이 되지만
但覓梨與栗  단멱이여율  배 채울 궁리만 하네
天運苟與此  천운구여차  이 모두가 내가 타고난 하늘의 운명이니
且進杯中物  차진배중물  술이나 먹을 수 밖에

■ 飮酒 13 <음주 13>

 

有客常同止  유객상동지  두 사람이 한 집에 살고 있지만
取舍邈異境  취사막이경  생각은 서로 다르다
一士長獨醉  일사장독취  한 사람은 늘 취해있고
一夫終年醒  일부종년성  다른 사람은 맨 정신이니
醒醉還相笑  성취환상소  두 사람이 취하고 멀쩡함을 서로 비웃으며
發言各不領  발언각불령  서로 말도 통하지 않는다
規規一何愚  규규일하우  그러나 고지식하게 깨어있는 자는 어리석고
兀傲差若穎  올오차약영  오히려 큰소리치는 주정뱅이가 현명하다
寄言감中客  기언감중객  술 취한 사람에게 한 마디 하겠노라
日沒燭當秉  일몰촉당병  날 저물면 촛불 켜고 밤 새워 마시라고

 
■ 飮酒 12 <음주 12>

 

長公曾一仕  장공증일사  장공은 한번 세상에 나갔으나
壯節忽失時  장절홀실시  젊은 나이에 바로 세상을 버리고
杜門不復出  두문불부출  두문 불출하면서
終身與世辭  종신여세사  평생토록 속세와 멀어졌네
仲理歸大澤  중리귀대택  양중리도 물러나 큰 집에 돌아오자
高風始在玆  고풍시재자  고고한 인품을 비로소 깨달았네
一往便當已  일왕변당이  한번 결심하면 당연히 끝을 봐야지
何爲復狐疑  하위부호의  하는 듯 마는 듯 하지 않으리라
去去當奚道  거거당해도  지금 당장 물러나 어디로든 가야 하지만
世俗久相欺  세속구상기  세상은 언제나 속이기만 하니
擺落悠悠談  파락유유담  허튼 소리는 귀에 새기지 말고
請從余所之  청종여소지  오직 내 뜻에 따라 살리라


■ 飮酒 16 <음주 16>

 

 

少年罕人事  소년한인사  어려서부터 세상과 어울리지 못하고
遊好在六經  유호재육경  육경을 읽으며 친구를 삼았더니
行行向不惑  행행향불혹  세월 흘러 나이 사십 바라보니
淹留遂無成  엄류수무성  내가 이룬 일이 없구나
竟抱固窮節  경포고궁절  오직, 비굴하지 않은 굳은 절개만을 품은 채
飢寒飽所更  기한포소경  추위와 굶주림만 지겹도록 겪었다
弊廬交悲風  폐려교비풍  초라한 오두막엔 차가운 바람만 드나들고
荒草沒前庭  황초몰전정  잡초는 집 주변을 황폐하게 만들었구나
披褐守長夜  피갈수장야  낡은 옷 걸치고 지새우는 긴긴 밤
晨鷄不肯鳴  신계불긍명  닭마저 새벽을 알리지 않으려 한다
孟公不在玆  맹공부재자  선비를 알아주는 맹공도 없으니
終以예吾情  종이예오정  끝내 내 가슴이 답답하다.

■ 飮酒 15 <음주 15>

 

貧居乏人工  빈거핍인공  가난한 생활이라 사람 품(品) 모자라서 
灌木荒余宅  관목황여택  관목이 내 집을 황무하게 만들었다
班班有翔鳥  반반유상조  또렷또렷, 나는 새 있는데도
寂寂無行跡  적적무행적  잠잠하고 지나가는 자취 없다
宇宙一何悠  우주일하유  우주는 어찌도 그토록이나 한정 없는가 
人生少至百  인생소지백  사람 사는 건 백 살이 별로 없는데 
歲月相催逼  세월상최핍  세월은 무섭게 몰아세워 
?邊早已白  빈변조이백  귀밑머리는 일찌감치 세어 버렸다
若不委窮達  약불위궁달  곤궁과 영달을 도외시하지 않는다면
素抱深可惜  소포심가석  본래 품었던 생각이 퍽이나 불상하며애석하도다

 

■ 飮酒 17 <음주 17>

 

幽蘭生前庭  유란생전정  그윽한 난 꽃이 뜰 앞에 피었다
含薰待淸風  함훈대청풍  향기 품고 맑은 바람 기다리는 난
淸風脫然至  청풍탈연지  마침, 맑은 바람 불어오니
見別簫艾中  견별소애중  비로써 쑥 풀과 다른 줄 알겠구나
行行失故路  행행실고로  길을 가다 내가 거닐던 옛 길을 잃었으니
任道或能通  임도혹능통  자연의 섭리 따라야 마음도 통달하리라
覺悟當念還  각오당염환  깨달으면 당연히 돌아가야지
鳥盡廢良弓  조진폐양궁  새를 잡으면 활은 버리나니

 

■ 飮酒 18 <음주18>

 

子雲性嗜酒  자운성기주  양자운은 날 때부터 술을 좋아했으나
家貧無由得  가빈무유득  집이 가난하여 마실 수가 없었다
時賴好事人  시뢰호사인  가끔, 글 좋아하는 사람이 막걸리 들고 와서
載료거所惑  재료거소혹  모르는 글 물으니
觴來爲之盡  상래위지진  잔 들어 홀짝 마시고
是諮無不塞  시자무불색  모르는 글을 쉽게 풀더라
有時不肯言  유시불긍언  다른 나라 침략에 대한 말은
豈不在伐國  기불재벌국  입 다물고 모르는 척 하노라
仁者用其心  인자용기심  인자가 정신을 바로 사용하면
何賞失顯黙  하상실현묵  어찌 출사와 은퇴를 못하겠는가
 


■ 飮酒 19 <음주19>

 

주昔苦長飢  주석고장기 전에는 늘 배고픔에 시달려서
投뢰去學仕  투뢰거학사  쟁기 버리고 벼슬살이에 나섰다
將養不得節  장양부득절  그러나 가족들 부양하기가 어려웠고
凍뇌固纏己  동뇌고전기  늘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렸다
是時向立年  시시향입년  그때가 내 나이 삼십이였으니
志意多所恥  지의다소치  내 의지와 마음이 부끄러웠다
遂盡介然分  수진개연분  하지만 나의 성품을 지키려고
拂衣歸田里  불의귀전리  벼슬 버리고 전원으로 돌아왔다
염염星氣流  염염성기류  하늘의 별 위치 따라 세월도 흘러
亭亭復一記  정정부일기  십 이년이 지나갔네
世路廓悠悠  세로곽유유  세상살이는 길이 넓고도 멀어
楊朱所以止  양주소이지  양주같이 길 몰라 망설이네
雖無揮金事  수무휘금사  흥청망청 쓸 돈은 없으나
濁酒요可恃  탁주요가시  막걸리라도 마시며 내 마음을 위로해야지.
 
 
■ 飮酒 20 <음주 20>

 

  

羲農去我久  희농거아구  복희 신농이 오래 전에 죽은 후로
擧世少復眞  거세소복진  세상에 바르게 살려는 사람이 없다
汲汲魯中수  급급노중수  열심히 노력한 노 나라 공자는
彌縫使其淳  미봉사기순  바른 나라 만들려고 노력했으나
鳳鳥雖不至  봉조수부지  봉황이 되어 날지는 못했노라
禮樂暫得新  예낙잠득신  잠시 나마 예악을 새로 만든다
洙泗輟微響  수사철미향  유학자의 글 읽는 소리 사라지고
漂流逮狂秦  표류체광진  파도치는 물살이 마치, 미친 진나라 같다
詩書復何罪  시서복하죄  시경과 서경이 무슨 죄가 있다고
一朝成灰塵  일조성회진  책을 불태워 재를 만드나
區區諸老翁  구구제노옹  나라의 학자들은
爲事誠殷勤  위사성은근  정성드려 예의를 가르쳤으나
如何絶世下  여하절세하  오늘날 세상은 거꾸로 가는지
六籍無一親  육적무일친  아무도 육경을 공부하지 않는다
終日馳車走  종일치거주  하루종일 수레 몰고 다녀도
不見所問津  부견소문진  학문의 길 묻는 이 보지 못했네
若復不快飮  야복불쾌음  세상이 이르니 술 마시지 않는다면
空負頭上巾  공부두상건  머리에 쓴 갓에게 미안하리
但恨多謬誤  단한다류오  나의 이런 넉두리가 마음에 안 들어도
君當恕醉人  군당서취인  취한 나를 너그럽게 용서하시게나
 


■ 詠貧士 <영빈사>

 

萬族各有託  만족각유탁  만물은 각자 몸 의지 할 곳 있거늘
孤雲獨無依  고운독무의  흐르는 구름은 홀로 의지 할 때없이
曖曖空中滅  애애공중멸  아득한 허공에서 사라져 없어지니
何時見餘暉  하시견여휘  어느 때 여광을 남기리
朝霞開宿霧  조하개숙무  새벽 여명에 밤 안개가 걷이고
衆鳥相與飛  중조상여비  새들 짝지어 날지만
遲遲出林핵  지지출림핵  뒤늦게 둥지를 나선 늦 발이 새는
未夕復歸來  미석복귀래  해도 지기 전에 다시 돌아오네
量力守故轍  양력수고철  분수 따라 삶을 살아온 선비는
豈不寒與飢  기불한여기  누구나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렸노라
知音苟不存  지음구부존  이제 나를 알아주는 사람도 없으니
已이何所悲  이이하소비  슬퍼한들 어쩔것인가 ?
 


■ 形贈影 <형증영>


 
天地長不沒  천지장불몰  하늘과 땅은 영원히 존재하고
山川無改時  산천무개시  산과 강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草木得常理  초목득상리  초목도 하늘의 이치를 알아
霜露榮悴之  상로영췌지  서리와 이슬에 시들었다 다시 피는데
謂人最靈智  위인최영지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사람만은
獨復不如玆  독부불여자  고독하게 그들과 같지 않더라
適見在世中  적견재세중  인연으로 이 세상에 태어났다가
奄去靡歸期  엄거미귀기  한번 사라지면 영원히 돌아오지 않으니
奚覺無一人  해각무일인  죽은 사람을 누가 기억하겠는가 ?
親識豈相思  친식기상사  친척들도 잊는 것을
但餘平生物  단여평생물  살아서 항상 쓰던 물건만 남아서
擧目情悽而  거목정처이  보는 사람만 옛정에 눈물 흘리네
我無騰化術  아무등화술  나 또한 신선 될 재주 없으니
必爾不復疑  필이불부의  언젠가는 그들과 같으리라
願君取吾言  원군취오언  그림자여 자내도 내 말을 들어 이해하고
得酒莫苟辭  득주막구사  사양말고 술이나 들어 훌쩍 마시게
 


■ 影答形 <영답형>


 
存生不可言  존생불가언  영원히 사는 것은 말도 안되고
衛生每苦拙  위생매고졸  당장, 춥고 배고파 고생이라
誠願遊崑華  성원유곤화  곤륜산과 화산에서 신선되고 싶지만
邈然玆道絶  막연자도절  길이 멀어 막막하구나
與子相遇來  여자상우래  그대와 우연히 만나 서로 짝이되어
未嘗異悲悅  미상이비열  슬픔과 기쁨을 함께 했구나
憩蔭若暫乖  게음약잠괴  그늘에 쉴 때는 잠시 떨어졌으나
止日終不別  지일종불별  햇볕에 나서면 늘 함께였노라
此同旣難常  차동기난상  하지만 영원히 함께 있긴 어려우니
암爾俱時滅  암이구시멸  때가 되면 서로가 어둠에 뭍이리
身沒名亦盡  신몰명역진  몸이 죽으면 이름도 사라지리니
念之五情熱  염지오정열  오장육부가 타는 듯 하다
立善有遺愛  입선유유애  오직 선한 행적만이 남는다 하니
胡爲不自竭  호위불자갈  착하게 살지 않으려나
酒云能銷憂  주운능소우  술이 근심을 없애 준다고 하나
方此거不劣  방차거불열  그 보다 못할 것이네
 
■ 神釋 <신석>

 

大鈞無私力  대균무사력  천지의 변화는 사사롭지 않고
萬理自森著  만리자삼저  모든 섭리는 만물을 반영한다
人爲三才中  인위삼재중  사람의 운명도
豈不以我故  기불이아고  내가 있으므로 해서가 아니겠는가
與君雖異物  여군수이물  내가 그대들과 다른 존재이긴 하나
生而相依附  생이상의부  날때부터 서로 의지해 함께 살면서
結託善惡同  결탁선악동  선과 악을 같이 했으니
安得不相語  안득불상어  한마디 하겠다
三皇大聖人  삼황대성인  복희 신농 의 세 황제도
今復在何處  금부재하처  죽어서 지금은 흔적이 없으며
彭祖愛永年  팽조애영년  불로장생 한다던 팽조도
欲留不得住  욕류부득주  결국 죽었노라
老少同一死  노소동일사  사람은 늙으나 젊으나 언젠가는 죽기 마련
賢愚無復數  현우무부수  잘났다 어리석다 서로 판단하기 어렵구나
日醉惑能忘  왈취혹능망  술 취하면 모든 것 다 잊는다 했지만
將非促齡具  장비촉령구  술은 생명을 다치는 것
立善常所欣  입선상소흔  그림자는 착한 일을 기쁘다 못하니
誰當爲汝譽  수당위여예  누가 그대를 위해함께 하겠는가
甚念傷吾生  심념상오생  지나친 생각은 도리어 삶을 해치네
正宜委運去  정의위운거  대자연의 섭리에 맡겨야지
縱浪大化中  종랑대화중  천지의 조화란 물결에 하나가 되면
不喜亦不懼  불희역불구  좋고 나쁜 생각도 없을 걸세
應盡便須盡  응진편수진  언젠가 보내야 할 운명 어서 보내게
無復獨多慮  무복독다려  혼자 고독하게 걱정하지 말고
 


■ 於西田穫早稻 <서쪽 밭에서 올벼를 거두고>
 
人生歸有道  인생귀유도  인생은 결국 도에 돌아가지만
衣食固其端  의식고기단  우선은 먹고 입는 일이 삶의 바탕이니라
孰是都不營  숙시도불영  누구나 이를 제 힘으로 해결 않고
而以求自安  이이구자안  스스로 행복하기를 구할 수 없다
開春理常業  개춘이상업  봄에 열심히 씨를 뿌려야
歲功요可觀  세공요가관  가을에 수확을 거둘 수가 있으니
晨出肆微勤  신출사미근  새벽에 나가서 열심히 일하고
日入負뢰還  일일부뢰환  해지면 쟁기 메고 돌아온다
山中饒霜露  상중요상로  서리 이슬 많이 내리는 산중이라
風氣亦先寒  풍기역선한  바람도 평지보다 많이 분다
田家豈不苦  전가기불고  삶이 어찌 고생스럽지 않으리
弗獲사此難  불획사차난  허나 그 어려움 마다해선 안되노라
四體誠乃疲  사체성내피  온 몸이 몹시 피곤하여 고달파도
庶無異患干  서무이환간  우리야 전쟁 없기만 바랄 뿐이라
관濯息詹下  관탁식첨하  손 발씻고 처마 밑에 쉬면서
斗酒散襟단  두주산금단  큰 술잔 가득 마시니 배가 부르다
遙遙沮溺心  요요저익섬  옛날에 숨어 농사짓던 장저 걸익의
千載乃相關  천재내상관  정신을 천년후의 내가 알겠노라
但願常如此  단원상여차  언제까지나 이렇게 농사짓기 바랄 뿐
躬耕非所歎  궁경비소탄  몸소 일하는 피곤함은 걱정 없노라
 


■ 癸卯歲十二月中作與從弟敬遠 


  
寢迹衡門下  침적형문하  초라한 집에 몸을 의지하고
邈與世相絶  막여세상절  속세와 멀어 졌노라
顧盼莫誰知  고반막수지  주변을 둘러봐도 아는 사람 없고
荊扉晝常閉  형비주상폐  늘 낮에도 싸립문 굳게 닫혔네
凄凄歲暮風  처처세모풍  겨울세찬 바람 쌀쌀히 불고
예예經日雪  예예경일설  계속 내리는 눈에 하늘도 어둡다
傾耳無希聲  경이무희성  귀를 기울여도 소리하나 없고
在目晧已결  재목호이결  끝없이 희고 맑은 눈뿐이네
겹氣侵襟수  겹기침검수  찬바람이 옷 속으로 스며들고
簞瓢謝屢設  단표사누설  밥그릇과 물그릇도 마련하지 못하노라
蕭索空宇中  소삭공우중  쓸쓸하게 텅 빈 집 안에는
了無一可悅  요무일가열  아무런 기쁨도 찾을 길 없네
歷覽千載書  역람천재서  천년전의 책을 뒤지다 보니
時時見遺烈  시시견유열  뛰어난 위인들의 덕행을 알 수 있어
高操非所攀  고조비소반  높은 지조야 쫓아 오를 수 있으나
深得固窮節  심득고궁절  고궁절 만은 나도 깊이 터득했노라
平津苟不由  평진구불유  평진공 같이 못될 바에야
捿遲거爲拙  서지거위졸  은퇴한들 나쁘다 할 수 없으리
寄意一言外  기의일언외  말 못할 나의 심정 한이 없지만
玆契誰能別  자계수능별  오직 그대만은 알아주려는가
 


■ 還舊居 <환구거>
 

疇昔家上京  주석가상경  전에는 서울에 살다가
六載去還歸  육재거환귀  육년 전에 고향으로 돌아갔네
今日始復來  금일시부래  다시 서울에 와 보니
惻愴多所悲  측창다소비  모든 것이 처량하고 서글프다
阡陌不移舊  천맥불이구  밭 뚝은 옛과 다름 없으나
邑屋惑時非  흡옥혹시비  마을의 집은 예전 같지 않더라
履歷周故居  이력주고거  옛집 주위를 두루 돌았으나
隣老罕復遺  인로한부유  살아 남은 이웃영감이 적구나
步步尋往迹  보보심왕적  발걸음 옴겨 옛추억을 더듬으며
有處特依依  유처특의의  그 자리를 쉽게 떠나지 못했노라
流幻百年中  유환백년중  백년인생은 유전 변화하며
寒暑日相推  한서일상추  세월은 나날이 떠 밀듯이 흘러가니
常恐大化盡  상공대화진  일찍 죽어 쓰러질까 두렵구나
氣力不及衰  기력불급쇠  아직 기력 다하지 않았는데
廢置且莫念  폐치차막념  부질없는 생각일랑 말고
一觴요可揮  일상요가휘  한잔 술 말끔히 비우리라

 
■ 移居-1 <이거 1>
 
昔欲居南村  설욕거남촌  오래 전부터 남촌에 살고자 했음은
非爲卜基宅  비위복기택  미리 집터를 점처 놓았기 때문이다
聞多素心人  문다소심인  소박하고 좋은 사람 많다기에
樂與數晨夕  낙여삭신석  아침 저녁으로 어울려 즐기고자 했는데
懷此頗有年  회차파유년  몇 년을 벼르다가
今日從玆役  금일종자역  오늘 이사했다
폐廬何必廣  폐려하필광  가난한 내집 클 필요가 없고
取足蔽床席  취족폐상석  잠자리 눕일 공간이면 족해
隣曲時時來  인곡시시래  노상 이웃 사람들 �아와서
抗言談在昔  항언담재석  옛일을 큰 소리로 담론하며
奇文共欣賞  기문공흔상  좋고 신기한 글 감상하고
疑義相與析  의의상여석  뜻을 묻고 풀었노라

 
■ 移居-2 <이거 2>
 
春秋多佳日  춘추다가일  봄 가을에는 좋은 날이 많으니
登高賦新詩  등고부신시  오늘도 높은 곳 올라 시를 읊노라
過門更相呼  과문경상호  문 앞 지나면 서로 불러 들여
有酒斟酌之  유주짐작지  술 따라 잔 권하며 마시노라
農務各自歸  농무각자귀  농사일 바쁠때는 각자 밭에 가고
閒暇輒相思  한가첩상사  한가롭게 틈이 나면 서로 생각하여
相思則披衣  상사칙피의  친구 생각에 이내 옷 걸치고 찾아가
言笑無厭時  언소무염시  담소하며 끝낼 줄을 모르더라
此理將不勝  차리장불승  이렇게 사는 것이 가장 좋거늘
無爲忽去玆  무위홀거자  아예 이곳에서 나갈 생각 말아라
衣食當須記  의식당수기  의식은 마땅히 내 손으로 만들어 야지
力耕不吾欺  역경불오기  애써 농사 지으면 반드시 좋은 결과 있으리라

 

■ 讀山海經
 
孟夏草木長  맹하초목장  여름의 초목은 나날이 자라고
繞屋樹扶疎  요옥수부소  집 둘레 나무는 잎이 푸르다  
衆鳥欣有託  중조흔유탁  새 들은 둥지 틀며 즐거워하고
吾亦愛吾盧  오역애오노  나 또한 내 집을 사랑하노라  
旣耕亦已種  기경역이종  밭 갈고 씨 뿌렸으니  
時還獨我書  시환독아서  이제는 책을 꺼내 읽는다
窮巷隔深轍  궁항격심철  내 사는 곳 서울에서 멀어  
頗回故人車  파회고인거  친한 이도 수레를 돌리어 간다
欣然酌春酒  흔연작춘주  즐거이 혼자 봄 술을 마시며
摘我園中蔬  적아원중소  텃밭의 나물 뜯어 안주를 삼는다
微雨從東來  미우종동래  가랑 비는 동쪽에서 내리고
好風與之俱  호풍여지구  비와 함께 불어오는 바람도 좋다  
汎覽周王傳  범람주왕전  잠잠히 주왕전을 꺼내어
流觀山海圖  유관산해도  산해도를 읽는다
傘仰終宇宙  산앙종우주  고개 끄덕이는 동안 우주를 다 보니
不樂復何如  불락복하여  이 보다 더한 즐거움이 어디 있겠는가 ?

 
■ 桃花源記 <무릉도원>

 

영氏亂天記  영씨난천기  진나라 임금이 천도를 흐트리자
賢者避其世  현자피기세  현자들이 세상에서 몸을 숨겼다
黃기之商山  황기지상산  네 사람의 은자들이 상산으로 갔고
伊人亦云逝  이인역운서  그들 역시 이 곳으로 피신 왔노라
往迹沈復湮  왕적침복인  은신해 갔던 발자욱도 세월에 묻혀 지워지고
來逕遂蕪廢  내경수무폐  도화원으로 오던 길도 황폐해 버렸다
相命肆農耕  상명사농경  서로 도와 농사에 힘들이고
日入從所憩  일입종소게  해가지면 편하게 쉬더라
桑竹垂餘蔭  상죽수여음  뽕과 대나무가 무성하여 그늘이 짙고
菽稷隨時藝  숙직수시예  콩과 기장 때를 따라 심는다
春蠶收長絲  춘잠수장사  봄 누에 쳐서 비단실 거두고
秋熟靡王稅  추숙미왕세  가을추수 세금 안 바치더라
荒路曖交通  황로애교통  황페한 길이 희미하게 틔였고
鷄犬互鳴폐  계견호명폐  닭과 개가 서로 울부짖고 있다
俎豆猶古法  조두유고법  제사도 여전히 옛법대로이고
衣裳無新製  의상무신제  옷도 새로운 유행을 따르지 않는다
童孺縱行歌  동유종행가  어린아이들은 멋대로 길에서 노래하고
斑白歡遊詣  반백환유예  백발 노인들은 즐겁게 서로 �는다
草榮識節和  초영식절화  풀 자라니 온화한 봄철인줄 알고
木衰知風慮  목쇠지풍려  나무 시들자 바람찬 겨울인줄 아노라
雖無記歷志  수무기력지  비록 달력 같은 기록은 없어도
四時自成歲  사시자성세  사계절 변천으로 일년을 알 수 있노라
怡然有餘樂  이연유여락  기쁜 낯으로 마냥 즐겁게 살고
于何勞智惠  우하노지혜  애를 써서 꽤나 재간을 부리지 않는다
奇종隱五百  기종은오백  흔적없이 가려워 진지 오백년만에
一朝敞神界  일조창신계  홀연히 신비의 세계가 나타 났으나
淳薄旣異源  순박기이원  순박한 도원경과 야박한 속세 서로 맞지않아
旋復還幽弊  선부환유폐  이내 다시 신비속에 깊이 숨었노라
借問遊方士  차문유방사  잠시 속세에 사는 사람들에게 묻겠노라
焉測塵효外  언측진효외  먼지와 소음없는 신비로움을 알겠는가 ?
願言섭輕風  원언섭경풍  바라건데 사뿐히 바람을 타고
高擧尋吾契  고거심오계  높이 올라 나의 이상을 찾으리
 
 

◆ 桃花源記 ◆

晉太元中,武陵人捕魚爲業,緣溪行,忘路之遠近 忽逢桃花林,夾岸數百步,中無雜樹,芳草鮮美,落英 紛,漁人甚異之, 復前行,欲窮其林 林盡水源,便得一山,山有良田美池桑竹之屬,阡陌交通,犬相聞 其中往來種作,男女衣著,悉如外人,黃發垂 ,幷怡然自樂 見漁人,乃大驚,問所從來,具答之,便要還家,設 殺?作食,村中聞有此人,咸來問訊 自云先世避秦時亂,率妻子邑人,來此絶境,不復出焉, 遂與外人間隔 問今是何世,乃不知有漢,無論魏 晉 此人一一爲具言所聞,皆嘆 余人各復延至其家,皆出 食 停數日辭去,此中人語云“不足爲外人道也”旣出,得其船,便扶向路,處處志之 及郡下,詣太守說此 太守卽遣人隨其往,尋向所志,遂迷不復得路南陽劉子驥,高士也,聞之,欣然規往,未果,尋病終 后遂無問津者

 

◆ 도화원기 풀이 ◆

晉(진) 나라 太原(태원) 때, 武陵(무릉)에 고기잡이를 하며 사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강을 따라 가다가 길을 잃어버려 헤매다가 갑자기 복숭아 숲을 만나게 되었다. 언덕을 따라 몇 걸음 걸어가니 그 가운데 잡목이 없는 넓은 벌판이 있었는데 아름답고 향기로운 풀이 싱그러우며 꽃잎이 어지러이 휘날리고 있었다. 어부는 매우 이상하게 생각하고 더 앞으로 나가 그 숲의 끝까지 가보려 했다. 숲이 다 한 곳은 水源(수원)이며 거기 한 산이 있는데, 산에는 기름진 밭과 맑은 연못과 뽕나무 대나무가 울창하며, 조금을 더 걸어가니 닭과 개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가운데를 오가면서 농사일 하는 남녀의 입은 옷은 모두 딴 세상사람의 옷과 같았으며 백발의 노인과 아이들 모두 즐거워 보였다. 어부를 보고 크게 놀라 어떻게 여기 왔느냐고 묻는다. 그 내력을 다 말하니 집으로 데려가 술상을 마련하고 닭은 잡고 밥을 지어서 먹어라 한다. 마을에 이 사람(어부)이 온 소문을 듣고 호기심으로 여러 가지를 무르로 사람들이 몰려왔다. 마을 사람들이 스스로 말하기를 그들은 秦(진)나라 때 난리를 피해 처자와 읍의 사람을 대리고 이 외진 곳에 와서 다시 돌아가지 않았다 하며, 그때부터 외지 사람과 사이가 단절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묻기를 지금은 어느 시대인가 하는데, 漢(한)나라가 있다는 것조차도 모르며 魏(위)나라와 晉(진)나라도 알지 못한다. 거기 사람들은 그런 말을 자세히 다 듣고 모두 탄식을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다 그들 집으로 초청해서 모두 술과 음식을 내온다. 며칠을 묵고 작별하려고 떠나는데, 그 가운데 한 사람이 말하기를 [ 외부 사람들에게 우리이야기를 하지 말아 주세요]라고 했다. 그곳을 떠나 배를 타고 오면서 가는 길목 곳곳에 일일이 표시를 해 두었다. 군에 도착하자 太守(태수)에게 가서 그 말을 다 했다. 태수는 사람을 보내어 그가 간 곳을 찾아가 보게 했는데 표시한 곳을 찾았으나 결국 헷갈려서 길을 찾지 못했다. 남양에 유자기라는 고상한 선비가 이 소식을 듣고 기꺼이 그 곳에 갈 계획을 세웠으나 결과도 못 이르고 얼마 되지 않아 병이 나서 죽고 말았다. 그 뒤로는 길을 묻는 자가 다시는 없었다.
 
■ 止酒<술을 끊어리>

 

居止次城邑  거지차성읍  마을 안에 있는 내 집 
逍遙自閒止  소요자한지  유유자적하며 한가하게 사노라
坐止高蔭下  좌직고금하  높은 그늘에 앉아 쉬고
步止筆門裏  보지필문리  싸립문 드나들며 거닌다 
好味止園葵  호미지원규  해바라기씨 말려서 먹고
大환止雉子  대환지치자  어린 아들을 사랑하노라
平生不止酒  평생부지주  평생 술을 마시며 친구 했으니
止酒情無喜  지주정무희  술 안마시면 기쁜 일도 없다
暮止不安寢  모지불안침  저녁에 술 마셔야 잠을 잘 수 있고
晨止不能起  신지불능기  아침에는 술 마시고 깨어나니
日日欲止之  일일욕지지  어떻게 술을 끊을 수 있으랴
營衛止不理  영위지불리  건강이 좋지 않음은 당연한 일
徒知止不樂  도지지불락  안 마시면 않되는 줄만 알았지
未知止利己  미지지이기  내 몸 상하는 줄 몰랐노라
始覺止爲善  시각지위선  술 끊는 것이 좋은 줄 왜 모르겠는가
今朝眞止矣  금조진지의  오늘 아침부터 술을 끊어리라
從此一止去  종차일지거  앞으로 다시는 술 안마시려 명세 한다
將止扶桑사  장지부상사  부상 물가까지 가리라
淸顔止宿容  청안지숙용  맑은 정신은 얼굴에 화색이 돈다
奚止千萬祀  해지천만사  이렇게 하면 천년은 살겠지 ?

 
■ 乞食 <밥을 얻으며>

 

飢來驅我去  기내구아거  배가 고파 길거리로 나섰으나
不知竟何之  부지경하지  갈 곳을 몰라 두리번 그린다
行行至斯里  행행지사리  가다 서고 어느 집 앞에 이르러
叩門拙言辭  고문졸언사  문을 두드려 놓고 차마, 말이 나오질 않는다
主人解余意  주인해여의  주인이 나의 처지를 알고
遺贈副虛期  유증부허기  은혜를 베푸니 헛걸음은 아니었구나
談話終日夕  담화종일석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날이 저물어
觴至輒傾치  상지첩경치  두어 잔 돌리니 취기가 오른다
情欣新知歡  정흔신지환  서로 만나서 벗이 되어
言詠遂賦詩  언영수부시  기쁨을 읊으니 시가 되네
感子漂母惠  감자표모혜  내게 베푼 은혜 고맙기만 하고
괴我韓才非  괴아한재비  나의 재주이 없음 마냥 부끄러워
銜집知何謝  함집지하사  어찌 보답할지 가슴깊이 감사한다
冥報以相貽  명보이상이  저승에서 다시 만나 보답하리라

■ 飮酒 14 <음주 14>

 

 

故人賞我趣  고인상아취  옛 친구들 나를 반기며
설壺相與至  설호상여지  술병 들고 몰려 왔서
班荊坐松下  반형좌송하  소나무 아래에 자리 펴고
數斟已復醉  수짐이부취  연거푸 마신 술이 이내 취하네
父老雜亂言  부노잡난언  취기가 오르자 친구들 소란스럽고
觴酌失行次  상작실행차  술 따르는 순서도 뒤죽박죽이라
不覺知有我  불각지유아  취하여 내가 누군지조차 잊었는데,
安知物爲貴  안지물위귀  명리<부귀,명예> 귀한 줄을 어찌 알겠는가 ?
悠悠迷所留  유유미소유  한가로이 마시고 어울리니
酒中有深味  주중유심미  술 속에 깊은 생각 있음을 그대는 아는가 ?

 
■ 歸去來兮 <귀거래혜> 


 

田園將蕪胡不歸  전원장무호불귀  논 밭이 묶고있으니 빨리 돌아가야지
旣自以心爲形役  기자이심위형역  마음은 스스로 몸의 부림 받았거니
奚추창而獨悲  해추창이독비  어찌 홀로 근심하며 슬퍼하고 있으리

悟已往之不諫  오이왕지불간  지난날은 되 돌릴 수 없음을 알았으니
知來者之可追  지래자지가추  이에 앞으로는 그르치는 일 없으리라
實迷途其未遠  실미도기미원  길이 어긋났으나 멀리�어진 건 아니니
覺今是而昨非  각금시이작비  지난 날은 허비했으니 이제부터 바르리

舟遙遙以輕야  주요요이경양  고운 물결 흔들흔들 배를 띄우고
風飄飄而吹衣  풍표표이취의  바람 가벼이 불어 옷자락을 날리네
問征夫以前路  문정부이전로  길손에게 앞길 물어 가야 하니
恨晨光之熹微  한신광지희미  희미한 새벽빛에 절로 한숨이 난다

乃瞻衡宇  내첨형우  어느덧 저 멀리 집이 바라다 보이니
載欣載奔  재흔재분  기쁜 마음으로 빠르게 집으로 가네
童僕歡迎  동복환영  사내아이 종 나와 반가이 맞이하고
稚子候門  치자후문  어린 아들 문 앞에 기다려 서 있네

三徑就荒  삼경취황  세 갈래 오솔길에 잡초가 우거졌어도
松菊猶存  송국유존  소나무와 국화는 그대로 남아 있네
携幼入室  휴유입실  어린 아들 손잡고 방으로 들어서니
有酒盈樽  유주영준  술 항아리 가득히 나를 반기네

引壺觴以自酌  인호상이자작  술병과 술잔 끌어당겨 혼자 마시며
眄庭柯以怡顔  면정가이이안  뜰의 나무를 지그시 보며 미소 짓는다
倚南창以寄傲  의남창이기오  남쪽 창에 기대어 자유롭게 있노라니
審容膝之易安  심용슬지이안  작은 방이지만 편하기 한량없다

園日涉以成趣  원일섭이성취  뜰은 매일 거닐어도 풍치가 있고
門雖設而常關  문수설이상관  문은 나 있으나 늘 닫아 두고 있네
策扶老以流憩  책부노이류게  지팡이 짚고 가다가 쉬기도 하고
時矯首而遐觀  시교수이하관  때로는 고개들어 먼 곳을 바라보네

雲無心以出岫  운무심이출수  구름은 무심히 골짝을 휘감고
鳥倦飛而知還  조권비이지환  날다 지친 저 새 다시 돌아오네
影예예以將入  영예예이장입  저 해도 서산에 지려하는데

■ 歸園田居 1 <귀원전거 1>

 

少無適俗韻  소무적속운  어려서 부터 세상과 어울리지 못하고
性本愛丘山  성본애구산  본래 성품이 산을 좋아 했다
誤落塵網中  오락진망중  하지만, 세상의 먼지 속 그물에 빠져
一去三十年  일거삼십년  어느덧 삼십 년이 지났다
羈鳥戀舊林  기조연구림  떠돌던 새는 자신이 놀던 숲을 그리워하고
池魚思故淵  지어사고연  연못의 고기는 옛 물을 생각하듯이
開荒南野際  개황남야제  나도 거친 남쪽 밭을 가꾸워
守拙歸園田  수졸귀원전  전원에 돌아가 자연에 묻혀 살리라
方宅十餘畝  방택십여묘  3백 여평 대지위에
草屋八九間  초옥팔구간  초 졸한 여덟 아홉 간의 방을 마련하고
楡柳蔭後瞻  유류음후첨  느릅나무와 버드나무는 처마를 덮어
桃李羅堂前  도리나당전  복숭아 자두나무가 마당을 덥네
曖曖遠人村  애애원인촌  여기서 먼 곳에 인가가 있어
依依墟里煙  의의허리연  가물가물 마을 연기 피어 오르고
狗吠深巷中  구폐심항중  마을에서 개 짖는 소리 들리며
鷄鳴桑樹顚  계명상수전  뽕나무 위에서는 닭 우는 소리 들리며
戶庭無盡雜  호정무진잡  집 안에는 잡스런 일 없이
虛室有餘閒  허실유여한  텅 빈 방안은 한가롭다
久在樊籠裏  구재번롱리  오랫동안 새장 대처에 갇혀 살다가
復得返自然  부득반자연  이제야 자연으로 돌아왔네

 

 

■ 註釋 


歸園田居 /전원의 집으로 돌아오다. 詩題가 歸園田居로 된 판본도 있다. 居는 집.거처 환경의 뜻. 少無適俗韻 /어려서 부터 속된 기풍에 맞지 않았다. 適은 맞는다. 어울리다.적응하다. 俗韻 /세속적인 기풍이나 분위기. 즉 俗風. 性本愛丘山 /성품이 본래 산을 좋아한다. 論語에 있다.어진 자는 산을 즐긴다<仁者樂山>.즉 도연명의 천성은 어질다. 丘山 /언덕이나 山. 邱는 丘와 같다. 誤落 /잘못하여 �어졌다. 塵網中 /티끌 세상의 그물 속. 추하게 엉키고 구속 많은 벼슬살이란 뜻. 塵은 塵世. 塵俗 網은 그물. 一去 /훌쩍 지나가다. 羈鳥 /나그네로 떠도는 새. 羈는 나그네 또는 客寓의 뜻. 戀舊林 /본래 자라던 자연의 숲을 그리워 한다. 池魚/ 연못에 갇인 물고기. 思故淵 /옛날에 놀던 자연의 못을 그리워 한다. 開荒/ 황무지를 개간하여 농사를 짓겠다는 뜻. 守拙/ 어리석음을 지킨다. 老子에 있다<大巧若拙>. 蔭後瞻 /陰은 그늘지어 시원하게 덥어 가린다. 瞻은 처마 끝. 墟里/ 한적한 농촌. 虛室 /靜虛한 방. 또는 마음. 莊子에 닫혀진 텅 빈 어두운 방에 햇빛이 들면 희게 돋보인다. <人間世篇>

 

■ 解說


이 詩는 陶淵明의 참 모습을 보여주는 그의 대표적 걸작이다. 대략 42세에 지은 것이며, 전 해에 벼슬을 버리고 돌아 오면서 歸去來辭를 지었다. 원래부터 淵明은 自然의 山川을 좋아 했다. 하지만 집이 가난하여 벼슬 살 이에 나갔으나, 중상과 모략이 판치는 당시 시대가 연명에게 맞을 리 없었다. 그 돌아오는 마음을 잘 표현 한 글이 이 시다.
 

■ 歸園田居 2 <귀원전거 2>

 

野外罕人事  야외한인사  한가한 시골이라 바쁘게 오가는 사람 없고
窮港寡輪앙  궁항과윤앙  가난한 산골이라 세도가의 마차도 오지 않는다
白日掩荊扉  백일엄형비  대낮에도 사립문 굳게 닫힌 내 집
虛室絶塵想  허실절진상  텅 빈 방은 때 낀 생각 없어 맑기만 하다
時復墟曲中  시부허곡중  가끔, 靜虛한 마음으로 발길 옴겨
披草共來往  피초공내왕  풀 헤치며 사람들과 오고 간다
相見無雜言  상견무잡언  서로 만나도 잡스런 말 하지않고
但道桑麻長  단도상마장  오직 농사 잘 되었는가를 물을 뿐
桑麻日已長  상마일이장  뽕과 삼은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我土日已廣  아토일이광  나의 농토도 하루 하루 넓어지지만
常恐霜霰至  상공상선지  항상 염려하는 건 서리나 우박 내려
零落同草莽  영락동초망  다 지은 농사 잡초 처럼 시들까 걱정이다.

■ 歸園田居 3 <귀원전거 3>

 


種豆南山下  종두남산하  남산 아래 콩을 심었는데
草盛豆苗稀  초성두묘희  풀만 무성하고 콩이 드물다
侵晨理荒穢  침신이황예  아침 일찍 일어나 잡초 밭을 손질하고
帶月荷鋤歸  대월하서귀  저녁이면 달 그림자와 더불어 호미 메고 돌아온다
道狹草木長  도협초목장  좁은 길에는 잡초가 무성해
夕露沾我衣  석로첨아의  저녁에 내린 이슬이 옷을 적시네
衣沾不足惜  의첨부족석  옷 이야 젖어도 걱정 없으나
但使願無違  단사원무위  농사는 잘 되길 바란다.
 


帶月荷鋤歸 달 그림자와 더불어 호미메고 돌아온다는
참, 유순한 내용이며 도연명의 진면목을 보는 듯 한 문장이다.

■ 歸園田居 4 <귀원전거 4>

 

久去山澤遊  구거산택유  오랫만에 산길 따라 산책을 나서니
浪莽林野娛  낭망임야오  넓은 산과 들이 풍요롭다
試携子姪輩  시휴자질배  자식과 조카들 손 잡고 걸으며
披榛步荒墟  피진보황허  숲을 지나니 무너진 옛 집터가 보인다
徘徊邱롱間  배회구롱간  언덕 위에서 바라보니
依依昔人居  의의석인거  옛날 살던 사람들이 그립다
井조有遺處  정조유유처  우물과 부뚜막의 흔적이 남아있고
桑竹殘휴株  상죽잔휴주  뽕과 대나무가 썩어가고 있다
借問採薪者  차문채신자  길 가는 나무꾼에게
此人皆焉如  차인개언여  안부를 물으니
薪者向我言  신자행아언  나무꾼이 말 하길
死沒無復餘  사몰무부여  다 죽고 떠났다 한다
一世異朝시  일세이조시  세월 흘러 사람 바낀다 하니
此語眞不虛  차어진불허  참으로 빈 말이 아니로다
人生似幻化  인생사환화  인생은 마치 환상의 조화
終當歸空無  당종귀공무  끝 없는 공과 무에 돌아가리
 


人生似幻化, 終當歸空無라 했다.
般若心經에 色卽時空, 空卽時色이란 말과 맞아 떨어지는 구절이라
人生의 無常함을 느끼는 구절이다

■ 歸園田居 5 <귀원전거 5>

 

창恨獨策還  창한독책환  슬픈 마음으로 지팡이 짚고 시골로 돌아왔네
崎嶇歷榛曲  기구역진곡  험한 산길 잡초 헤치고
澗水淸且淺  간수청차천  계곡 물은 맑아서
可以濯吾足  가이탁오족  더러운 내 발을 씻을 만하네
녹我新熟酒  녹아신숙주  잘 익은 술을 빚고 닭을 잡아
隻鷄招近屬  척계초근속  이웃들 불러 안부를 묻노라
日入室中闇  일입실중암  해는 지고 방은 어두우니
荊薪代明燭  형신대명촉  관솔<소나무 송진>지펴 촛불 대신 밝히고
歡來苦夕短  환내고석단  기분이 좋으니 밤이 짧아
已復至天旭  이복지천욱  어느 새 먼 동이 터 훤히 날이 밝아오네

■ 雜詩 1 <잡시 1>

 

 

人生無根체  인생무근체  인생은 뿌리 없는
飄如陌上塵  표여맥상진  밭 두렁의 먼지같이 의연한 것
分散逐風轉  분산수풍전  바람 따라 이리 저리 흐르는
此已非常身  차이비상신  인간의 삶은 본래가 무상한 몸
落地成兄弟  낙지성형제  땅 위에 살고있는 모두는 형제이지
何必骨肉親  하필골육친  피를 나눈 가족만이 형제는 아니다
得歡當作樂  득환당작락  기쁜은 서로 즐기고
斗酒聚比린  두주취비린  많은 술 이웃과 나누워 마셔야지
盛年不重來  성년부중래  젊은 시절은 다시 오지 않고
一日難再晨  일일난재신  하루에 아침은 한번 뿐이다
及時當勉勵  급시당면려  때를 놓치지 말고 열심히 일해라
歲月不待人  세월부대인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

 

 

위의 글 雜詩 1수는 飮酒와 함께 널리 알려져 애송되어진 글이다.

도연명의 시는 읽으면 그냥 느껴지는 특징이 있다. 달리 의미를 부여하면

군더더기가 되어지는 글이 도연명의 시 특징이다.
 

 

■ 雜詩 2 <잡시 2>

 

白日淪西阿  백일윤서아  해가 서산으로 기울자
素月出東嶺  소월출동령  밝은 달이 산 위로 떠 오른다
遙遙萬理輝  요요만리휘  달빛은 아득히 만리를 비추고
蕩蕩空中景  탕탕공중경  밝은 빛 허공 중에 흩어지네
風來入房戶  풍래입방호  차가운 바람은 문풍지로 스며들고
夜中枕席冷  야중침석랭  한 밤중 베개머리 차가워 싸늘하구나
氣變悟時易  기변오시역  찬 바람에 계절 바낀 줄 알고
不眠知夕永  불면지석영  잠 이 오지 않으니 밤이 길어졌구나
欲言無予和  욕언무여화  긴 밤을 말 동무도 없이
揮杯勸孤影  휘배권고영  잔 들어 외로운 그림자에게 권하노라
日月擲人去  일월척인거  세월은 날 버리고 가거늘
有志不獲騁  유지불획빙  나는 소원을 이루지 못해
念此懷悲悽  염차회비처  마음이 서글프고 처량하여
終曉不能靜  종효불능정  밤 새 뒤척이며 잠들지 못하였네

 
■ 雜詩 3 <잡시 3>

 

榮華難久居 영화난구거 부귀 영화는 오래가기 어렵고
盛衰不可量 성쇠불가량 앞날은 예측할 수 없노라
昔爲三春渠 석위삼춘거 지난 봄에 피던 연꽃이
今作秋蓮房 금작추연방 올 가을에 연밥 되었구나
嚴霜結野草 엄상결야초 풀잎은 서리 내려 앉아 차가우나
枯悴未遽央 고췌미거앙 속까지 시들지는 않으며
日月還復周 일원환부주 해와 달이 두루 돌거늘
我去不再陽 아거부재양 나는 지난 시간을 다시 되 찾을 수가 없다
眷眷往昔時 권궈왕석시 지난 날을 그리워 하는
憶此斷人腸 억차단인장 나의 가슴이 끊어지는 듯 하다

■ 雜詩 4 <잡시 4>

 

丈夫志四海  장부지사해  장부로 태어나 사방에 큰 뜻을 펼치려 했는데
我願不知老  아원부지로  나는 늘어도 책을 보며 공부하리라
親戚共一處  친척공일처  가족들 한 곳에 모여 살고
子孫還相保  자손환상보  자식들 한결같이 잘 키우리라
觴弦肆朝日  상현사조일  아침부터 술 마시며 거문고 타고
樽中酒不조  준중주불조  술 통에 술 떨어지지 않기를 바라며
緩帶盡歡娛  완대진환오  허리띠 풀고 계속 마시리라
起晩眠常早  기만면상조  늦게 일어나고 일찍 잠 잔다
孰若當世士  숙약당세사  그러나 오늘의 사람들은 엉뚱한 생각
氷炭滿懷抱  빙탄만회포  가슴에 품고 한 순간 일확천금을 노리네
百年歸邱壟  백년귀구롱  백년도 못살고 흙 무덤에 돌아가니
用此空名道  용차공명도  그렇게 빈 이름 얻어 무얼 할건가 ?

 
憶我少壯時  억아소장시  내가 젊고 어렸을 때는
無樂自欣豫  무락자흔예  특별한 낙없이도 그저 즐거웠고
猛志逸四海  맹지일사해  힘차고 강한의지 사방에 뻗쳐
騫핵思遠저  건핵사원저  날개 펴고 멀리 날려 했지만
荏苒歲月頹  임염세월퇴  모든 것이 세월에 점차 퇴색하여
此心消已去  차심소이거  그 생각은 이미 사라져 없어졌다
値歡無復娛  치환무부오  기쁜일이 있어도 즐겁지 않고
每每多憂慮  매매다우려  언제나 걱정과 근심에 쌓여
氣力漸衰損  기력점쇠손  기력도 점점 약해져가는 것이
轉覺日不如  전각일불여  하루가 다른 것을 느낀다
壑周無須臾  학주무수유  잠시 쉴 틈도없이 흐르는 물처럼
引我不得住  인아부득주  머물지 않고 나를 이끌고 가네
前塗當幾許  전도당기허  앞날은 이제 얼마나 남지않아
未知止泊處  미지지박처  머물고 쉴 곳도 알지 못하네
古人惜寸陰  고인석촌음  옛사람 촌음도 아끼란 말이
念此使人懼  염차사인구  생각나 나를 두렵게 한다

■ 雜詩 6 <잡시 6>

 

 

昔聞長者言  석문장자언  어려서는 어른들이 잔소리하면
掩耳每不喜  엄이매불희  듣기 싫어 귀 막았거늘
奈何五十年  내하오십년  지금은 오십이 된 내가
忽已親此事  홀이친차사  어느덧 잔소리를 하게 되었네
求我盛年歡  구아성년환  지난 날의 즐거움 다시 느끼려 해도
一毫無復意  일호무부의  이제는 두 번 다시 느낄 수 없네
去去轉欲速  거거전욕속  세월 가는 시간 따라 같이 늙으니
此生豈再値  차생기재치  지난 인생은 두 번 다시 돌이킬 수 가 없다
傾家時作樂  경가시작락  적은 시간이지만 가족들과 함께 해야지
竟此歲月사  경차세월사  한번 흘러가고서는 돌아오지 않는 세월
有子不留金  유자불유금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지 마라
何用身後置  하용신후치  죽고 난 후의 일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 雜詩 7 <잡시 7>

 

日月不肯遲  일월불긍지  흐르는 세월은 순간을 멈추지 않고
四時相催迫  사시상최박  계절은 서로 재촉하며 뒤따르네
寒風拂枯條  한풍불고조  찬 바람 마른 가지 흔들고 지나니
落葉掩長陌  낙엽엄장맥  낙엽이 떨어져서 길을 덮는다
弱質與運頹  약질여운퇴  본래, 약한 체질인데, 운세 마저 좋지않다
玄빈早已白  현빈조이백  검던 머리는 어느 새 백발이 되었네
素標揷人頭  소표삽인두  흰 머리는 앞으로
前途漸就窄  전도점취책  살 날이 길지않다는 증거리라
家爲逆旅舍  가위역여사  집이란 잠시 머물다 가는 여관 같은 것
我如當去客  아여당거객  우리 모두는 언젠가 떠나야 할 나그네
去去欲何之  거거욕하지  집 떠나면 어디로 걸 것인가
南山有舊宅  남산유구택  남산 기슭의 옛집인 무덤이리라

 
■ 雜詩 8 <잡시 8>

 

代耕本非望  대경본비망  벼슬살이는 본래 원하던 바 아니었고
所業在田桑  소업재전상  본래 생업은 밭갈이와 양잠 이였다
躬親未曾替  궁친미승체  몸소 농사 지으며 게으르지 않았건만
寒?常糟糠  한뇌상조강  항상 추위와 굼주림에 시달렸다
豈期過滿腹  기기과만복  내 어찌 배 채우기 이상을 바라겠는가
但願飽粳糧  단원포갱량  오직 쌀밥이나 배불리 먹길 바란다네
御冬足大布  어동족대포  겨울에는 거친 베옷 걸치고 견뎌내고
??以應陽  추치이응양  여름에는 값싼 갈포로 햇볕을 가리네
正爾不能得  정이불능득  이런 소망조차도 뜻대로 되지 않으니
哀哉亦可傷  애재역가상  참으로 슬프고 가슴 아프다
人皆盡獲宜  인개진획의  남들은 적절히 잘 사는데
拙生失其方  절생실기방  못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방법을 모르겠네
理也可奈何  이야가내하  이것 또한 운명이니 어찌 할 수 있으랴
且?陶一觴  차위도일상  도연히 술 한 잔 마시고 취할 수 밖에

 
■ 雜詩 9 <잡시 9>

 

遙遙從?役  요요종기역  머나먼 객지에서의 일 나서니
一心處兩端  일심처량단  한 마음이 양 끝에 있다
掩淚汎東逝  엄루범동서  눈물을 가리고 배를 띄워 동쪽으로 가니 
順流追時遷  순류추시천  흐름에 따라 시간 바뀌는 것을 쫓아간다
日沒星與昴  일몰성여묘  해는 參星과 昴星쪽으로 지면서
勢?西山?  세예서산전  그 기세가 서쪽 산꼭대기에 깃들인다
蕭條隔天涯  소조격천애  쓸쓸히 하늘 끝에 떨어져 있으면서
??念常餐  추창념상찬  서글프게 집에서 먹던 식사 생각을 한다
慷慨思南歸  강개사남귀  慷慨에 차올라 남쪽으로 돌아가기를 생각하지만 
路遐無由緣  노하무유연  길은 멀고 그리고 갈 도리가 없다
關梁難虧替  관량난휴체  관문과 다리 있지만 그만두기 어려운데
?音寄斯篇  절음기사편  소식이 끊겨서 이 한 편을 부치는 거라

■ 雜詩 10 <잡시 10>

 

閒居執蕩志  한거집탕지  한가히 살면서 흔들리는 의지를 잡고 있었으나
時?不可稽  시사불가계  시간은 달려가고 멈출 수가 없었다
驅役無停息  구역무정식  맡은 일에 몰리는 것 그치지를 않아서
軒裳逝東崖  헌상서동애  의관을 차리고 동쪽 벼랑으로 가니
沈陰擬薰司  침음의훈사  가라앉은 음기는 향내 풍기는 사향 같아서
寒氣激我懷  한기격아회  차가운 기운이 내 가슴속을 뒤흔든다
歲月有常御  세월유상어  세월은 변함 없이 지나가는데
我來淹已彌  아래엄이미  나는 와서 머물러 있은 지가 이미 오래다
慷慨憶綢繆  강개억주무  강개에 차 다정한 벗을 생각했지만
此情久已離  차정구이리  그 심정도 오래 전에 없어지고 말았다
荏苒經十載  임염경십재  이리그리 10년이 지나고 말았으니
暫?人所?  잠위인소기  잠시 남에게 매여 있는 것이다  
庭宇?餘木  정우예여목  뜰과 집은 많은 나무들로 가리워져 있을 것인데
?忽日月虧  숙홀일월휴  급작스럽게 세월은 사라져 간다

 

■ 雜詩 11 <잡시11>

 

我行未云遠  아행미운원  내가 가는 길이 멀다고 할건 못 되지마는
回顧慘風?  회고참풍량  뒤돌아 보니 참담한 바람이 써늘하구나
春燕應節起  춘연응절기  봄 제비는 철따라 일어나
高飛拂塵梁  고비불진량  높이 날아 먼지 낀, 대들보를 스치고 간다
邊雁悲無所  변안비무소  변경의 기러기는 집을 잃고, 슬퍼하며
代謝歸北?  대사귀북향  교대해서 북쪽의 고향으로 돌아들 간다
離?鳴?池  리곤명청지  떠나 있는 황새는 맑은 못에서 울며
涉暑經秋霜  섭서경추상  더위 지내고 가을 서리 겪는다
愁人難?辭  수인난위사  시름 겨운 사람은 마음속 나타내기 어려워
遙遙春夜長  요요춘야장  아득히 봄 밤은 길도다

■ 雜詩 12 <잡시12>

 

??松標崖  요뇨송표애  한들 한들 소나무가 벼랑위에 서 있는 것이
婉?柔童子  완련유동자  귀염성 있는 부드러운 동자이더니
年始三五間  연시삼오간  15년이 지나고 나서는
喬柯何可倚  교가하가의  높은 가지 어디에 기댈수나 있나
養色含精氣  양색함정기  안색을 기르고 정기를 머금으면
粲然有心理  찬연유심리  깊이 힘쓰면 마음을 다스릴수가 있다

■ 飮酒 1 <음주 1>


衰榮無定在  쇠영무정재  영고 성쇠는 정해진게 아니며
彼此更共之  피차갱공지  바뀌고 서로 돌게 마련이거늘
邵生瓜田中  소생과전중  오이 밭을 가는 소팽이가
寧似東陵時  녕사동릉시  동릉 후 였다고 누가 아는가 ?
寒署有代射  한서유대사  세월 바뀌는 계절같이
人道每如玆  인도매여자  인간의 삶도 그와 같으리라
達人解其會  달인해기회  깊은 재주를 터득하고 도통한 사람에게
逝將不復疑  서장불부의  두 번 다시는 이끌리지 않으리라
忽與一樽酒  홀여일준주  술 한 동이가 공짜로 생겼으니
日夕歡相持  일석환상지  해도 저물었으니 밤새워 술이나 마셔야지

 
■ 飮酒 2 <음주 2>


積善云有報  적선운유보  착하게 살면 복 받는 다 했는데

夷叔在西山  이숙재서산  백이와 숙제는 수양산에서 굶었네
善惡苟不應  선악구불응  선과 악이 닦은 대로 되지 않으니

何事立空言  하사입공언  어찌 빈 말 만을 앞세웠는가

九十行帶索  구십행대삭  구십노인 허리띠 졸라매고 가난하게 살았거늘
飢寒況當年  기한황당연  젊은 내가 이것을 못 참겠는가 ?
不賴固窮節  불뢰고궁절  청빈해도 선비된 나 곤궁의 절개 아니고서야
百世當誰傳  백세당수전  먼 후세에 어찌 이름 남기겠는가 ?

■ 飮酒 3 <음주 3>

 

道喪向千載  도상향천재  大道가 사라진지 어느덧 천년이라
人人惜其情  인인석기정  사람들은 서로가 情주기를 꺼린다
有酒不肯飮  유주불긍음  술이 있어도 함께 마시려 하지않고
但顧世間名  단고세간명  오직 세속의 명리<돈과 명예>만 즐겨 찾네
所以貴我身  소이귀아신  출세해서 화려하게 살더라도
豈不在一生  기부재일생  짧은 한 평생에 지나지 않거늘
一生不能幾  일생부능기  그 한평생도 바람 앞에 등불이라
숙如流電驚  숙여유전경  한 순간의 번갯불 같은 것
鼎鼎百年內  정정백년내  길어야 백년도 못 사는 인생
持此欲何成  지차욕하성  부귀와 명리를 애써 얻어 무얼 하려나

■ 飮酒 4 <음주 4>

 

栖栖失群鳥  서서실군조  무리를 이탈한 새 한마리가 불안하게
日모猶獨飛  일모유독비  해가 저물어도 여전히 혼자 날고 있구나
徘徊無定止  배회무정지  둥지를 틀지 못하고 늘 배회하며
夜夜聲轉悲  야야성전비  밤마다 더욱 서글피 운다
여響思淸遠  여향사청원  그 울음 소리가 때로는 처량하고 아프다
去來何依依  거래하의의  머물 곳을 찾지 못하고 오락가락 하는구나
因値孤生松  인치고생송  그러다 홀로 자란 소나무를 찾아
염핵遙來歸  염핵요래귀  먼 길 날아온 날개 접고 쉬노라
勁風無榮木  경풍무영목  세찬 비 바람에 나무도 꽃을 피우지 못하고
此蔭獨不衰  차음독불쇠  우거진 덤불속에 홀로선 소나무
託身旣得所  탁신기득소  이제 나의 몸 의지 할 곳 찾았으니
千載不相違  천재불상위  천년토록 영원히 헤어지지 않으리라

 
■ 飮酒 5 <음주 5>

 

 

結廬在人境  결려재인경  사람들 속에 농막을 짓고 산골에 사니
而無車馬喧  이무거마훤  마차 시끄럽게 찾아오는 사람없다
問君何能爾  문군하능이  서글픈 마음에 어찌, 그럴 수 있는가 생각하니
心遠地自偏  심원지자편  마음이 멀어지니 땅(거리는)은 더욱 멀구나
采菊東籬下  채국동리하  동쪽 울타리 아래 국화를 꺽어들고
悠然見南山  유연견남산  유연하게 남산을 바라본다
山氣日夕佳  산기일석가  산 기운은 해 질�이 더욱 아름답고
飛鳥相與還  비조상여환  떠돌던 새들도 무리지어 집으로 돌아오네
此間有眞意  차간유진의  여기에 자연의 참다운 뜻이 있으니
欲辯已忘言  욕변이망언  말하려 하다가 차마, 입을 다문다.

위의글 飮酒 5는 도연명 詩 精神의 핵심이라 할 수있다. 해서 많은 사람들이 위의 글 飮酒 5 를 애송하고 있는 듯 하다. 후에 蘇東坡는【采菊東離下, 悠然見南山】【嘯傲東軒下, 요復得此生】【客養千金軀, 臨化消其寶】위의 세 구절을 道를 득한 경지의 詩 귀라고 했다. 또, 梁啓超는【客陽千金軀, 臨化消其寶】를 七千券의 大藏經에 맞먹는 명언이라 했다. 世俗의 名利에 탐한 사람들로서는 도저히 陶淵明의 人品과 詩를 共感 할 수 도 없을 것이다. 虛構와 假飾에 사는 오늘날 우리 내 삶과는 너무도 동떨어진 세계다. 『人生이란, 잠시 現世에 寄寓 하다가 다시, 없는 것으로 돌아갈 몸이거늘 後世에 무엇을 남기려고, 重傷과 謨略으로 世上을 사는가 』 라고 評 했다.

 

■ 飮酒 6 <음주 6>

 

行止千萬端  행지천만단  사람의 행동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誰止非與是  수지비여시  누가 잘났다 못났다 가리겠는가 ?
是非苟相形  시비구상형  저마다 멋대로 옳고 그름 정해 놓고
雷同共譽毁  뇌동공예훼  잘했다 못했다 부축이고 또는 헐뜯는다
三季多此事  삼계다차사  은,하,주 삼대 이후 더욱 그러하니
達士似不爾  달사사불이  도통한 선비만이 사람 두고 편가르지 않는다
돌돌俗中愚  돌돌속중우  참으로 가련한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들이여
且當從黃綺  차당종황기  나는 모두 버리고 상사의 사호를 따르고저 한다
 


黃綺/ 진시황의 무도한 정치를 피해 낙양근처에 있는
상산으로 은퇴한 네 사람을 商山四皓라 한다.
東園公/角理先生/夏黃公/綺里季

 

■ 飮酒 7 <음주 7>

 

 

秋菊有佳色  추국유가색  아름다운 가을 국화꽃
읍露철其英  읍노철기영  이슬이 내려앉은 꽃잎따서
汎此忘憂物  범차망우물  근심 잊으려 술에 띄워 마시니
遠我遺世情  원아유세정  속세와 멀어진 심정 더욱 간절하다
一觴雖獨進  일상수독진  잔 하나로 혼자 마시다 취하니
杯盡壺自傾  배진호자경  빈 술병과 더불어 쓸어지노라
日入群動息  일입군동식  날 저물어 만물이 쉬는 때
歸鳥趨林鳴  귀조추림명  날던 새들도 둥치 찾아 돌아온다
嘯傲東軒下  소오동헌하  동쪽 창 아래서 휘파람 부니
聊復得此生  요부득차생  이보다 더 즐거운 시간이 어디 있는가 ?

 

 

 

嘯傲東軒下, 요復得此生 참으로 기가막힌 문장이다.후에 蘇東坡는【采菊東離下, 悠然見南山】【嘯傲東軒下, 요復得此生】【客養千金軀, 臨化消其寶】위의 세 구절을 道를 득한 경지의 詩 귀라고 했다. 또, 梁啓超는【客陽千金軀, 臨化消其寶】를 七千券의 大藏經에 맞먹는 명언이라 했다. 世俗의 名利를 탐하는 사람들로서는 도저히 陶淵明의 人品과 詩를 共感 할 수 도 없을 것이다. 虛構와 假飾에 사는 오늘날 우리 내 삶과는 너무도 동떨어진 세계다. 『人生이란, 잠시 現世에 寄寓 하다가 다시, 없는 것으로 돌아갈 몸이거늘 後世에 무엇을 남기려고, 重傷과 謨略으로 世上을 사는가 』 라고 評 했다.


■ 飮酒 8 <음주 8>

 

청松在東園  청송재동원  푸른 소나무가 동쪽 정원에 있고
衆草沒其姿  중초몰기자  온갖 풀들은 그 모양 없어졌다
凝霜殄異類  응상잔이류  된서리가 다른 풀들 죽였는데도
卓然見高枝  탁연견고기  우뚝이 서서 높은 가지 보여준다
連林人不覺  연림인불각  연닿은 수풀을 사람들 못 느끼는데
獨樹衆乃奇  독수중내기  홀로 선 나무 온갖 것 중에 기묘하구나
提壺撫寒柯  제호무한기  술병 들어 차가운 가지에 걸어놓고
遠望時復爲  원망시부위  멀리 바라보는 일 되풀이 한다
吾生夢幻間  오생몽환간  나는 꿈 같은 환각속에 사는데
何事?塵羈  하사설진기  무엇하려고 티끌세상 굴레에 매어 지내겠는가

■ 飮酒 9 <음주 9>

 

 

淸晨聞叩門  청신문고문  아침일직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서
倒裳往自開  도상왕자개  서둘러 옷 입고 대문을 여니
問子爲誰歟  문자위수여  누구냐고 묻는 내 앞에
田父有好懷  전부유호회  착하게 생긴 농부가 서 있다
壺漿遠見侯  호장원견후  멀리서 술 들고 인사 왔다며
疑我與時乖  의아여시괴  세상과 떨어져 산다 나를 나무란다
襤縷茅詹下  남루모첨하  누차하게 초가집에 산다하여
未足爲高栖  미족위고서  고상하고 맑은 삶이라 할 수없다 한다
一世皆相同  일세개상동  모든 사람들이 서로 어울려 살듯이
願君汨其泥  원군골기니  그대 또한 뒤섞여 함께 더불어 살라 하네
深感父老言  심감부로언  농부의 말에 마음깊이 느끼는 바 있으나
稟氣寡所諧  품기과소해  본시 타고난 성품이 남들과 어울리길 싫어하니
紆비誠可學  우비성가학  험한 일이야 배울 수 있겠지만
違己거非迷  위기거비미  타고난 성품을 바꾸는 것도 바르지 못하리
且共歡此飮  차공환차음  속 뜻을 알았으니 가져온 술이나 마십시다
吾駕不可回  오가불가회  본래 타고난 나의 본성은 돌릴 수 없으리라

 
■ 飮酒 10 <음주 10>

 

在昔曾遠游  재석증원유  오래 전에 군대를 따라 멀리 갔는데
直至東海隅  직지동해우  바로 동해 입구까지 갔노라
道路逈且長  도로형차장  종군의 길은 험하고 위험했다
風波阻中塗  풍파조중도  비 바람이 심해 고생도 했다
此行誰使然  차행수사연  누구를 위해 그 고생을 했나 ?
以爲飢所驅  이위기소구  생각하니 가난에 못 이긴 듯 하다
傾身營一飽  경신영일포  하지만, 노력하면 배는 채울 수 있고
少許便有餘  소허변유여  젊은 나이면 먹고도 남을 것이지만
恐此非名計  공차비명계  그 길이 명예로운 계책이 아니니
息駕歸閒居  식가귀한거  가는 길 돌아서 전원으로 왔노라

 

출처 : 송당보금자리
글쓴이 : 송당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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