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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통신선 왜 복구했나..태영호 "대선 영향 시도일 수도"

含閒 2021. 7. 28. 04:01

北, 통신선 왜 복구했나..태영호 "대선 영향 시도일 수도"

김미경 입력 2021. 07. 28. 01:10 수정 2021. 07. 28. 01:32 댓글 173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북한이 여러 가지 이벤트성 행사를 벌여 내년 대선에 영향을 주려고 시도하려는 건 아닌지 살펴야 할 부분이다.”

탈북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남북 간 통신선 복원에 합의한 북한의 갑작스런 태도 변화에 던진 일갈이다. 북한은 지난해 6월 우리 측의 대북전단 살포를 이유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일방적으로 폭파하고 남북관계 단절을 선언한 바 있다.

태 의원은 이날 남북 통신선 복원에 따른 입장 자료를 내고 “북한이 연락채널 복원에 동의해 나온 것은 참으로 다행스럽고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그는 먼저 “남북 연락채널 복원이 특정 정치세력을 위한 원 포인트 이벤트가 아니라 남북한 주민 모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진정한 대화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환영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영훈 이데일리 기자).

이어 태 의원은 “이번 남북 연락채널 복원을 계기로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미북 비핵화 협상이 다시 시작되고 이산가족 상봉, 북한에 억류된 우리 주민 석방 등 우리 국민들이 바라는 현안 해결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면서 “북한이 백신·식량 등 인도적 지원을 요구해 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동포애적 견지에서 북한 주민들을 위한 지원에 당연히 나서야 하겠지만 지난해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우리 국민을 피격한 북한당국의 요구에 아무 일 없었던 듯이 줄 수는 없다”면서 인도적 지원에 앞서 북측의 사과가 먼저 선제적으로 있어야 한다는 입장도 전했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적어도 북측에 앞으로 동기와 이유가 무엇이든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같은 과격 대응이 우리 국민들로부터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라면서 “북한의 날로 증강되는 핵 위협 앞에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 한미 연합훈련의 당위성을 당당히 밝혀야 한다”고도 꼬집었다.

특히 “최근 대선이 가까워져 오면서 야당 후보들의 행보에 대한 북한의 원색적인 비난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면서 “북한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러 가지 이벤트성 행사를 벌여 대선에 영향을 주려고 시도하려 않는지도 우리가 살펴야 할 부분”이라고 의심했다.

실제 북한 대외선전매체는 최근들어 야당 측 대선 인사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윤석열 전 총장을 히틀러에 빗대는가 하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연일 꺼내든 여가부·통일부 폐지론을 비판하기도 했다.

태 의원은 그러면서 북한을 향해 “내년 대선을 위한 지지율 올리는 데 목적을 둔 이벤트성 행사보다는 남북관계에 장기적인 밑거름이 되는 일들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우리 정부와 북한은 이날 오전 10시 남북 통신 연락선을 복원했다. 지난해 6월 북한이 일방적으로 통신연락선을 끊은 지 13개월 만이다.

 

[단독] 文-金 10여차례 '친서'.. 남북 연락채널 전격 복원

손재호,박세환 입력 2021. 07. 28. 04:03 댓글 2

 

13개월 만.. 지난 주말 최종 합의
국정원-대남고위인사 실무 주도
남북 연락대표 3분간 통화 가져


남북이 지난해 6월 이후 13개월간 단절됐던 양측 연락채널을 27일 전격 복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부터 10여 차례 친서를 통해 남북 관계 진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 왔으며, 지난 주말 남북 연락채널을 정상화하는 데 최종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정상이 ‘친서 담판’을 통해 소통채널 복원을 결정한 것으로, 2019년 2월 이른바 ‘하노이 노딜’ 이후 악화일로를 걸어온 남북 관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갈지 주목된다. 일각에선 남북 연락채널이 끊긴 상황에서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친서 교환이 지속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또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4월 이후 10여 차례에 걸쳐 친서를 교환했다”며 “두 정상이 지난 주말 남북 간 연락채널을 복원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우리 측에선 국가정보원이 나서 북측의 대남정책을 담당하는 고위 인사와 연락채널 복원에 필요한 실무 작업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대남 업무를 총괄하는 만큼 김 부부장이 이 작업에 참여했을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양 정상은 남북 관계가 오랜 기간 단절된 데 대한 문제점을 공유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는 조속한 관계 복원과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또 코로나19와 폭우 상황에 대한 조기 극복과 위로의 내용 등이 있었으며,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대화들이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두 정상은 지난 4월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3주년을 계기로 친서를 상호 교환했다”면서 “두 정상 간 화상 정상회담에 대해 논의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두 정상이 주고받은 친서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이 과정에서 북한이 지난해 6월 일방적으로 폭파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한 사과 또는 유감 표명은 없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앞으로 협의해 나갈 문제”라고 했다.

앞서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에서 “남북 정상은 4월부터 여러 차례 친서를 교환하며 남북 관계 회복 문제를 소통해 왔다. 이 과정에서 우선적으로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합의했다”며 “27일 오전 10시를 기해 그동안 단절됐단 남북 간 통신 연락선을 복원했다”고 밝혔다. 이날 재가동된 것은 국방부와 통일부가 운영하는 군 연락채널, 공동연락사무소 채널이다.

북한도 청와대 발표와 동시에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수뇌(정상)분들의 합의에 따라 북남 쌍방은 27일 10시부터 모든 북남 통신연락선들을 재가동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발표했다.

남측과 북측의 연락대표는 오전 11시4분부터 3분간 통화했다. 북한이 지난해 6월 9일 국내 탈북민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불만을 표시하며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채널을 포함한 4개 통신선(연락사무소·정상직통전화·군통신선·기계실 시험통신선)을 일제히 차단한 지 413일 만이다.

우리 측 연락대표는 “1년여 만에 통화가 재개돼 기쁘다. 남북 통신망이 복원된 만큼 이를 통해 온 겨레에 기쁜 소식을 계속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고 전했다. 북측 연락대표의 발언은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