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빈 아쉬운 은메달… 한국 태권도 첫 노골드
입력 : 2021-07-27 23:30:00 수정 : 2021-07-27 23:00:00
세계랭킹 1위 장준·이대훈마저 노메달
정식종목 채택 뒤 최강국 명성 무너져
중량급 최강 인교돈 림프종 이기고 銅
이다빈(오른쪽)이 27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A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태권도 여자 67㎏ 초과급 결승에서 세르비아의 밀리차 만디치를 상대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이다빈은 7-10으로 패해 은메달을 추가했다. 지바=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태권도 종주국 한국은 태권도가 2000 시드니 올림픽 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줄곧 최강국으로 군림해왔다. 2000 시드니 금메달 3개를 시작으로 2004 아테네 2개, 2008 베이징 4개, 2012 런던 1개, 2016 리우 2개까지 금메달만 12개(은메달 2개, 동메달 5개)를 땄다. 다섯 번의 올림픽에서 적어도 1개 이상의 금메달을 한국 선수단에게 안겨줬다.
이에 따라 도쿄에서도 태권도는 효자종목 노릇을 해줄 것으로 기대됐다. 2012 런던까지는 특정 국가에 메달이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 한 국가 당 남녀 2체급씩 최대 4명까지 출전하도록 제한했으나 2016 리우 때부터 쿼터 제한이 풀렸고, 이번 도쿄올림픽에는 역대 최다인 6명이 출전했기 때문에 최소 금메달 2개 이상은 따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그 기대는 우려로 변했다. 남자 58kg급 세계 랭킹 1위인 장준이 동메달에 그친데 이어 세계선수권 3회 우승, 월드그랑프리 5연패에 빛나는 ‘태권 황제’ 이대훈마저 세계랭킹 1위답지 않게 67kg급 첫 경기에서 패한 뒤 어렵사리 기회를 얻은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패하면서 태권도 대표팀의 사기는 급전직하했다.
자칫 노골드로 이번 대회를 끝낼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태권도 경기 마지막 날을 맞았고 27일 이다빈(26)이 이번 올림픽 태권도에서 유일하게 결승에 오르며 금메달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 그러나 이다빈의 선전도 여기까지였다. 여자 67kg 초과급 세계랭킹 5위 이다빈은 27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태권도 여자 67kg 초과급 결승에서 세계랭킹 3위이자 2012 런던 금메달리스트인 밀리카 만디치(세르비아)를 상대로 6-10으로 패해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 태권도는 이로써 이번 도쿄에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에 그치며 사상 처음으로 ‘노골드’로 올림픽을 끝마쳤다.
1라운드 초반부터 머리 공격을 허용하는 등 1라운드에만 5점을 빼앗기며 끌려간 이다빈은 2라운드까지도 3-6으로 뒤졌다. 이다빈은 마지막 3라운드 40여초를 남기고 주먹 공격과 발차기 공격을 성공시키며 6-6 동점까지 만들었으나 곧바로 주먹 공격을 허용했고, 이후 만디치의 노련한 경기 운영에 의해 점수를 더 빼앗기며 결국 패배하고 말았다.
한국 태권도 중량급 최강자 인교돈(29)은 남자 80kg 초과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반 콘라드 트라이코비치(슬로베니아)를 5-4로 잡고 동메달을 따냈다. 2014년 혈액암의 일종인 림프종 진단을 받고 2019년 완치 판정을 받은 뒤 뒤늦게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인교돈은 이번 동메달로 ‘인간 승리’를 증명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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