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里约奥运会 )

정보경, 女유도 48kg 은메달..한국, 리우올림픽 첫 메달

含閒 2016. 8. 7. 05:34

정보경, 女유도 48kg 은메달..한국, 리우올림픽 첫 메달

출처 마이데일리 | 입력 2016.08.07 05:04 | 수정 2016.08.07 05:09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정보경(25, 안산시청)이 은메달을 따냈다.

정보경(안산시청)은 7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 카라오카 아레나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유도 여자 48kg 결승전서 폴라 파레토(아르헨티나)에게 절반을 허용, 판정패했다. 정보경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보경이 1996년 애틀란타올림픽 66kg 조민선 이후 20년만에 우승에 도전했으나 다음 기회를 기약했다. 그러나 20년만의 여자유도 최고 성적이다. 한국 여자유도는 조민선 이후 20년만에 올림픽 결승 진출자를 배출했다.

정보경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주특기 업어치기를 구사하며 적극적으로 나섰다. 경기시작 1분만에 파레토가 입술에 피가 나면서 잠시 경기가 중단됐다. 이후 정보경은 경기종료 2분 전 파레토에게 절반을 허용하며 주도권을 넘겨뒀다.

정보경은 공격적으로 나섰다. 경기종료 39초전 상대 지도를 받았으나 이후에도 흐름을 돌리지 못했다. 파레토는 정보경의 업어치기를 적절히 봉쇄하면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정보경. 사진 = AFPBBMEWS]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press@mydaily.co.kr


‘153cm의 기적’ 정보경, “(온몸에) 성한 데가 한곳도 없어요”

[일간스포츠] 입력 2016.08.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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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cm의 기적.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나서는 한국 선수단 중 가장 작은 키를 가진 이가 감동의 은메달을 선물했다.  

여자 유도 48㎏급 정보경(25·안산시청) 얘기다. 그는 작은 키 때문에 '작은 거인'이라 불린다. 이런 단점은 연습으로 극복했다. 그래서 그의 또 다른 별명은 '지독한 연습벌레'다. 이 같은 노력에도 그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 않았다. 그는 무명의 선수였다. 이렇다 할 입상 경력도 없었다. 대한체육회가 만든 경기력평가 분석표에 따르면 정보경의 리우 올림픽 예상 성적은 입상권이 아닌 상위권이다. 그런데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은메달이라는 기적을 일궈냈다.

정보경은 7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의 카리오카 2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유도 48㎏급 결승에서 파울라 파레토(30·아르헨티나)에 절반승을 내주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보경은 8강에서 국제유도연맹(IJF) 세계랭킹 1위 문크바트 우란체체그(26·몽골)를 꺾는 등 승승장구했지만 마지막 고비는 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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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값진 메달이었다. 그가 목에 건 '깜짝 은메달'은 한국 여자 유도에서 20년 만에 나온 올림픽 메달로 기록됐다. 여자 유도가 올림픽 결승에 진출한 것은 1996 애틀랜타올림픽 66㎏급 조민선(44)이 마지막이다.  

한국 여자 유도의 자긍심을 다시 높인 주인공이지만 그는 경기가 끝난 뒤 메트에서 내려 와 그 자리에 주저앉아 펑펑 눈물을 쏟아냈다. 아쉬움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이내 생각을 고쳐먹고는 당당하게 걸었다. 온전치 않은 몸으로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결승전에서 손가락 부상을 안고 싸웠어요. 손가락 마디가 욱신거리는 데도 꾹 참았어요. 최선을 다했으니 울면 안 될 것 같더라고요." 

그는 남몰래 부상을 안고 싸웠던 것이다. 그의 '부상 투혼'은 은메달과 함께 진한 감동도 선물했다.  

한편 정보경이 한국선수단에 첫 메달을 선사한 이후 1시간 쯤 뒤에는 남자양궁 대표팀이 리우 올림픽 첫 금메달을 따냈다. 남자 양국은 8년 만에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하며 한국선수단의 금메달 레이스에 물꼬를 텄다. 
  
시상식이 끝난 뒤 만난 정보경은 양손가락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왜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숨겨왔던 부상 이야기를 털어놨다. "결승 초반 잡기 싸움을 하다 상대 선수의 손과 엉키면서 오른쪽 새끼손가락이 심하게 꺾였어요."

오른쪽 새끼손가락은 지난 1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적응 훈련 중 다친 부위다. 같은 부위에 또 찾아온 부상은 이전보다 더욱 고통스러웠다.

그는 "계속된 훈련으로 통증이 가시지 않았던 부위인데, 다시 인대가 늘어나면서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부상은 손가락뿐이 아니었다.

정보경은 자신을 '성한 데가 한곳도 없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왼쪽 새끼발가락은 한국에서 다쳤지만 치료하지 못하고 브라질로 건너왔다. 또 잔부상도 많다. 서정복(62) 유도대표팀 총감독은 "(정)보경이가 8강 만크바트와 겨루다 허벅지 쪽에 타박상을 입었다"며 "보경이가 아마도 부상 핑계를 대고 싶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정말 잘 싸워줬다"고 제자를 칭찬했다.  

'부상 투혼' 정보경의 은메달은 기적에 가깝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 개인전 동메달을 수확한 정보경은 올 시즌에도 뒤셀도르프 그랑프리 대회와 유러피언 오픈 로마 대회서 금메달을 따낸 기대주였다. 대표팀 최단신으로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근력과 파워가 일품이라고 평가 받았다. 빠르고 공격적인 스타일로 상대를 당황하게 만드는 것이 그의 장점이었다. 하지만 큰 대회에서는 부족했다. 기대주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2011년 8월 세계선수권대회로 데뷔해 37번의 국제대회에 출전했지만 이렇다 할 결실이 나오지 않았다. 특히 세계선수권대회·마스터스·그랜드슬램·아시아선수권대회 등 굵직한 대회에서는 좀처럼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그는 이를 악 물었다. 반전을 위해, 지금까지의 평가를 뒤집기 위해 악착같이 훈련했다. 그러다보니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었다. 한 번 익히기로 한 기술은 밤낮 가리지 않고 될 때까지 매달렸다. 굳히기 기술이 그랬다. 정보경은 세계 최강 문크바트에 5전4패로 열세였다. 매번 굳히기에서 졌다.  

정보경은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이원희(35) 여자대표팀 코치의 전담 지도를 받으며 굳히기 훈련에 혼신의 힘을 다했다. '호랑이 감독'으로 소문난 서 총감독이 정보경을 지켜보다 "이런 독종은 처음 봤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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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정보경의 노력은 가장 큰 무대에서 결실을 맺었다. 세계 최정상 선수들과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했다. 땀을 흘린 만큼 결실이 찾아온 것이다. 정보경의 은메달은 그의 올림픽 첫 메달이자 한국의 리우 올림픽 1호 메달이었다.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사격의 신' 진종오(37·kt)가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그리고 남자 유도 60kg급 세계 랭킹 1위 김원진(양주시청)도 메달이 좌절됐다.  

이런 상황에서 정보경의 메달 소식은 침체됐던 한국 선수단 전체에 큰 힘을 불어 넣어주는 역할을 했다. 또 그의 은메달은 쓰러져가던 여자 유도를 살린 메달이었다. 20년 만에 올림픽 메달이 등장한 여자 유도는 그로 인해 활짝 웃을 수 있었다. 정보경은 "올림픽을 앞두고 대표팀 동료들이 주목을 받는 게 부러웠다"면서도 "올림픽에서 카메라 세례를 받는 나를 꿈꾸며 더 열심히 했다"고 은메달 소감을 밝혔다.
정보경에게 '시합이 끝났으니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맛있는 것 좀 실컷 먹고 싶어요. (리우) 선수촌에 입촌한 지 나흘 됐는데 아직 식당에서 밥을 먹어보지 못했어요. 맛있는 게 많다던데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