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감(好句子)

[스크랩] 계녀가(誡女歌)

含閒 2014. 10. 21. 14:28

          誡女歌

 계녀가는 조선 후기, 영남지방 규방가사(閨房歌辭)의 한 갈래로 시집가는 딸에게 시집살이 규범을 가르칠 목적으로 지어진 가사의 총칭이다.

 계녀가의 작자는 일반적으로 사대부 부녀층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시집가는 딸을 교훈하기 위한 목적으로 창출되는 것이므로 그러한 딸을 둔 어머니가 작자가 된다. 혹시 어머니가 없을 경우에는 할머니가 지을 수도 있으며 그 또한 없을 경우에는 아버지 또는 할아버지가 대신 지을 수도 있다.

 작품의 구조는 일정한 유형을 가지고 있는데 그 전형적인 것을 보면, 序詞, 事舅姑, 事君子, 睦親戚, 奉祭祀, 接賓客, 胎敎, 育兒, 御奴婢, 治産, 出入, 恒心, 結詞 등 13개의 모티프로 짜여져 있다.

 과년한 딸의 혼기를 앞두고 백사에 걱정이 되어 여자의 규범이 될 만한 고사를 자기의 시집살이 경험에 결부시켜 노래하고 있다. 조금도 추상적인 훈계가 아니고 구체적이고도 주도면밀한 생생한 훈계로서 가법(家法)이 엄격한 양가(良家)의 부녀자들의 예절을 갖추도록 일깨워 주고 있다.

 계녀가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權寧澈 교수 소장본 <誡女歌>를 현대철자로 바꾸어 아래에 제시한다.

 

    1) 序詞(머리말)

 아해야 들어봐라 내일은 신행이라/ 친정을 하직하고 시가로 들어가니 /네마음 어떠하랴 내심사 갈발없다/ 백마에 짐을 싣고 금안을 굳이매고/ 문밖에 보낼적에 경계할말 하고많다.

    2) 事舅姑(시부모를 섬김)

 시부모께 사관할제 소세를 일찍하고/ 문밖에 절을하고 가까이 나아앉아/ 방이나 덥사온가 침석이나 편하신가/ 살뜰히 사뢴후에 적은듯 앉았다가/ 단정히 돌아나와 진지를 차릴적에/ 식성을 물어가며 구미에 맞게하여/ 극진히 진지하고 식상을 물은후에/ 할일을 품하여 다른일 없다거든/ 일손을 빨리들어 네방에 돌아가서/ 흥등흥등 하지말고 자즉자즉 하였으라/ 저녁을 당하거든 새벽과 같이하되/ 어디로 누워실고 자세히 살펴보아/ 이불을 정케펴고 자리를 편케하되/ 부모의 근력보고 부모의 말씀받아/ 구태여 말리시면 가만히 앉았다가/ 절하고 돌아나와 등촉을 돋우우고/ 할일을 생각하여 책을보나 일을하나/ 이윽히 앉았다가 밤들거든 자거서라/ 부모님 병들거든 단잠을 못자나마/ 청령을 더욱하여 성심껏 받자옵고/ 권속이 많으나마 권속맡겨 두지말고/ 식음을 친히하고 탕약을 손수다려/ 병세를 보아가며 식음을 자주 권코/ 누우며 앉으실적 살손드려 부치잡고/ 대소변 받칠적에 정성을 다하여라/ 부모님 봉양할제 화경키가 제일이라/ 구체를 전수하여 주리실때 없게하고 추운때 없게하되 때맞추어 하게하라/ 부모님 꾸중커든 엎드려 감수하고/ 아무리 옳으나마 발명을 바삐말아/ 발명을 바삐하면 도분만 나느니라/ 안색을 보아가며 노기가 풀리거든/ 조용히 나아앉아 차례로 발명하면/ 부모님네 웃으시고 용서를 하시리라.

    3)事君子(남편을 섬김)

 아해야 들어봐라 또한말 이르리라/ 가장은 하늘이라 하늘같이 중하여라/ 언어를 조심하고 사사이 공경하고/ 미덥다고 방심말고 친타고 아당말라/ 음식을 먹더라도 한반에 먹지말고/ 의복을 둘지라도 한홰에 걸지마라/ 내외란 구별하여 힐난케 말아스라/ 저구는 금수로되 가까이 아니하고/ 연지는 남기로되 낮이면 풀리나니/ 하물며 사람이야 분별이 없을손가/ 학업을 권면하여 현저케 하야셔라/ 내외란 구별하여 음난케 말아스라/ 투기를 과히하면 난가가 되나니라/ 밖으로 맡은 일을 안에서 관여말고/ 구고님 꾸중커든 황송히 감수하고/ 가장이 꾸짖거든 웃으며 대답하라/ 웃으며 대답하면 공경이 부족하나/ 부부간 인정이야 화순밖에 없느니라.

    4) 睦親戚(친척과의 화목)

 아해야 들어봐라 또한말 이르리라/ 부모와 가장은 지공한 천륜이라/ 그르게 한다해도 내리쓸어 보거니와/ 그중에 어렵기는 동기와 지친이라/ 재물로 시새하면 동기간 불목되고/ 언어를 잘못하면 지친간 불화되니/ 그아니 두려우며 그아니 조심할샤/ 일척포 갈라내어 동기와 갈라입고/ 일두속 갈라내어 동기와 같이먹어/ 지친은 우익이라 우의없이 어이살리/ 무사히 있을때는 남보듯 하거니와/ 급한때 당하오면 지친밖에 또있는가/ 빈부를 혜지말고 영양이 제일이라/ 의복을 바랠적에 말없이 내어주고/ 음식을 논할적에 구무내어 주지말라.

    5) 奉祭祀(제사를 모심)

 아해야 들어봐라 또한말 이르리라/ 봉제사 접빈객은 부녀의 큰일이라/ 제사를 당하거든 의복을 갈아입고/ 방당을 쇄소하고 헌화를 절금하고/ 제미를 씻을적에 티없이 좋게씻고/ 웃음을 과히하면 입춤이 뛰느니라/ 비질을 바삐말아 티끌이 나느니라/ 검불나무 때지말아 불티가 나느니라/ 아해들이 봇채나마 먼저떼어 주지말고/ 종들이 죄있어도 매바람 내지말라/ 제주를 정케뜨고 제편을 정케괴와/ 정신을 차려가며 차례를 잊지말아/ 등촉을 끄지말고 옷끈을 풀지말고/ 닭울기를 고대하야 고즉히 앉았다가/ 행사를 일찍하고 음복을 논할적에/ 음복을 고루논와 원망없이 하여셔라.

    6) 接賓客(손님을 접대함)

 봉제사도 하려니와 접빈객을 잘하여라/ 손님이 오시거든 청령더욱 하여셔라/ 이웃에 뀌어오나 없다고 핑게말고/ 소리를 높이하여 외당에 듣게마라/ 반감을 손수하고 종만맡겨 두지말고/ 반상을 매우닦고 기명을 씻고씻어/ 밥그릇 골게말고 국그릇 식게마라/ 반찬을 놓을적에 제자리 알아놓고/ 음식이 불결하여 손님이 안자시면/ 주인이 무안하고 안흉이 나나니라.

    7) 胎敎(태아의 교육)

 아해야 들어봐라 또한말 이르니라/ 자식을 보양함이 장래에 할일이나/ 미리야 가르치기 자상하듯 하다마는/ 수태를 하거들랑 각별히 조심해라/ 침석을 바로앉고 사색을 보지말고/ 기울게 서지말고 틀리게 눕지말고/ 열달을 이리하야 자식을 낳을진댄/ 얼굴이 단정하고 총명이 더하리라/ 문왕의 어마님은 문왕을 배었을 때 이같이 하였으니 하바듬직 한것이라.

    8) 育兒(아이를 잘 길러냄)

 두세살 먹은후에 지각이 나거들랑/ 장난을 엄금하고 의식을 존절하고/ 명주옷 입게말고 새소움 놓지말고/ 썩은음식 주지말고 상한고기 먹게말라/ 귓타고 안을받아 버릇없게 하지마라/ 밉다고 과장하여 정신잃게 하지마라/ 맹자의 어마님도 맹자를 기르실제 가기를 세번옮겨 학궁곁에 살아실제/ 이웃에 돗잡거늘 너먹일라 속이시고/ 도로혀 후회하여 사다가 먹이시니/ 너도이걸 효칙하야 속이지 말라셔라.

    9) 御奴婢(종을 거느리는 대책)

 아해야 들어봐라 또한말 이르리라/ 노비는 수족이라 수족없이 어이살랴/ 더위에 농사지어 상전을 봉양하고/ 추위에 물을들어 상전을 공양하니/ 그아니 불쌍하며 그아니 귀할손가/ 귀천은 다를망정 혈육은 한가지라/ 꾸짖어도 악언말고 매치나마 과장마라/ 명분을 엄케하여 기수를 잃지마라/ 제때에 옷입히고 배고프게 하지마라/ 나많은 종이거든 언어를 삼가하고/ 나어린 종이거든 자식같이 길러내어/ 사사히 귀히하면 심복이 되나니라.

    10) 治産(재산을 늘구어 나감)

 아해야 들어봐라 또한말 이르리라/ 세간을 차린후에 치산을 하여셔라/ 곡식이 많으나마 입치레 하지말고/ 헌의복 기워입고 잡음식 먹어셔라/ 집안을 자주쓸어 먼지를 앉게말라/ 기명을 알아놓아 계견이 깨게말라.

    11) 出入(이웃과의 사귐)

 아해야 들어봐라 또한말 이르리라/ 이웃에 왕래할제 물음없이 가지말고/ 급한일 아니거든 밤으로 왕래말라/ 남의집에 가거들랑 더욱조심 하여서라/ 웃음을 과히하여 잇뿌리가 나게말며/ 옷깃을 벌게하여 속옷을 나게말며/ 남의말 전치말고 남의 임내 내지마라/ 부귀를 흠선말고 음식을 층하말고/ 양반을 고하말고 인물공론 하지마라.

    12) 恒心(변함없는 올바른 마음)

 아해야 들어봐라 또한말 이르리라/ 시가에 들어갈제 조심이 많건마는/ 세월이 오래되면 태만키 쉬우니라/ 처음에 가진마음 늙도록 변치마라.

    13) 結詞(맺음말)

 옛글에 이른말과 세사에 당한일을/ 대강을 기록하여 가사지어 경계하니/ 이것을 잊지말고 시시로 내어보면/ 행신과 처사할때 유익함이 있으리라.                 ......如岡의 국문학 노트에서......

출처 : 여강(如岡)
글쓴이 : 如岡園 원글보기
메모 :

'좋은 글감(好句子)' 카테고리의 다른 글

德育啓蒙  (0) 2016.07.29
孝母词, 孝母歌  (0) 2016.07.29
蓼莪六章  (0) 2014.05.08
智圓行方 [지원행방]  (0) 2011.05.02
不誠無物  (0) 2011.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