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밥상위에 두고 간 아내의 편지 ♡ 2011.6.4.
축축한 비가 내려 날씨도 마음도 꾸무럭하여 즐겁지 못한 하루. 남자는 평소보다 늦게 집에 돌아왔다. 그런데 그날따라 밥상 위에는 잘 차려진 식사와 함께 편지가 한통 놓여 있었다.
집 식구들과는 전혀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편지 한 통! 과연 누구의 편지일까?
그는 잘 차려진 밥상에 앉아 먼저 숟갈을 들었다. 밥을 맛있게 먹은 그는 커피를 한 잔 마시며 여유롭게 편지를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여보! 저예요!'로 시작되는 아내의 편지였다. 새삼 이게 무슨 짓인가 ! 어울리지 않게~~
그는 심드렁하게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여보 저예요! 이 밥상은 당신을 위해 준비한 마지막 식사예요. 오늘 집을 떠나요.
어디로 가느냐고는 묻지 마세요. 아니 외국으로 떠나요. 이제 아이들도 제 갈 길로 갔으니
저도 간다 생각하세요. 무슨 일이냐고요?. 궁금해 할 것 같아서 알려 드립니다.
당신의 친구와 같이 떠나게 되었어요. 전에 당신 친구들을 집에 초대 했었지요?
새벽까지 술 마시던 날. 누군지는 묻지 마시구요. 물론 곧 알게 되겠지만...난생 처음 느껴보지 못한 황홀 같은 것에 이끌려 그를 따라 나서게 되었어요. 하와이 무슨 해변에 별장이 있다고 하더군요. . .지금껏 겨우 겨우 살아왔던 날들이 후회가 되기도 해요.
내 몸을 다시 알게 돼서 너무나 기뻐요. 당신도 이해하시리라 믿어요. 당신과 살아온 정이 25 년이니 이젠 날 놓아줄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남자는 순간 빙긋이 웃으며 다른 여자를 생각했다. 그렇다면 이제 내가 숨겨 온 여자와 자유롭게 만날 수 있다는 건가? 아내가 그녀와의 일을 알고 나를 떠난 것일까? 모든 금융 재산은 내게 있는데.....아무 것도 바라지 않고 홀로 떠났다?
남자는 천천히 흥분되기 시작했다. 슬그머니 장밋빛 미래가 그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오 마이 갓... 이런 행운이?....남자는 계속해서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이제 당신을 떠나는 마당에 모든 것을 밝혀야겠어요. 사실은 결혼 전에 사귀었던 남자랑 그 후로도 자주 자주 만났네요. 용서를 구해요. 당신은 나에게 네 번째 남자였다는 것도 ...
항상 당신에게 미안했었죠...'
남자는 그래도 얄궂은 미소를 지었다. 남자는 다 괜찮다고 생각했다. 모두 용서해주지...암 용서하고말고..이제 먼 외국에 있을 테니....
'그리고 당신과 잠자리는 내게는 최악이었어요. 당신은 항상 내 기분은 생각지 않잖아요.
전 항상 그게 불만이었어요. 그렇지만 마지막으로 당신을 잠시나마 사랑했었다는 것은 진심이에요. 믿어주세요.' 그리고 짧게 쓰인 마지막 한 장의 편지가 남았다. 그는 흥분이 고조되기 시작했지만 단숨에 마지막 한 장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놀랬지?
여보야~! 사실은 고등학교 동창 모임이라 조금 늦을 거예요 ㅎㅎ 여보야~ 이제 정신 차렸지요? 이렇게 비참한 일이 일어나는 것보다는 차라리 멋진 옷 하나 사 주는 게 훨씬 낫겠죠? ㅎㅎ 사실 어제 청담동에서 정장 한 벌 질러 버렸어요. 지름신이 강림하사. 당신을 떠나지 않은 것만으로도 옷 한 벌은 용서해 주겠죠? . 이백만 원 조금..사실 이백만원대이긴 한데 거의 삼백에 가까워요.... 2999000 . 어제 밤에 당신 호주머니에서 카드를 잠깐 실례 했네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내 사랑 여보야. 12시까지는 꼭 들어올게요. 모처럼 만나는 친구들에게 기죽지 않으려고 그 옷을 입고 만나러 갔으니 자지 말고 기다려줘요. 그리고 괜찮은지도 보아 주시구요. 알았지요? 당신을 사랑하는 아내가....뽀뽀뽀...
남자는 게거품을 물고 그 자리에서 길게 뻗어 버렸다. (옮겨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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