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드 중엔 유머를…비즈니스는 `19홀` 서 짧게
● 비즈니스 골프 성공하려면…
동반자 핸디캡과 성격 따라 멀리건·컨시드 적당히 허용…굿샷엔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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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체 임직원들의 라운드 중 상당 부분은 '접대 골프'라고도 불리는 '비즈니스 골프'다. 비즈니스 골프는 일반적인 친선라운드보다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이럴 때 골프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8시간 동안의 방문판매'라는 비즈니스 골프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배려는 기본
L부장(제조업체)은 골프장으로 갈 때 가급적 상대방을 함께 태운다. 기름값도 줄이고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다. 그는 "집 앞에서 인사를 하면 자연스럽게 마음의 문이 열린다"며 "출발이 산뜻한만큼 라운드도 즐겁고 유쾌한 하루를 보내게 된다"고 설명했다.
K사장(광고업)은 라운드 전날 골프장에 전화를 걸어 예약과 기상 조건을 확인하고 동반자에게 문자로 알려준다. 또 라운드 한 시간 전에 도착해 동반자를 기다린다.
라운드에 앞서 상대방의 골프 실력을 알아두는 것도 필수다. M회장(부동산개발업체)은 라운드 전에 상대방의 핸디캡과 라운드 스타일을 파악한다. 그는 "골프에 집중하는 사람은 말 많고 시끄러운 동반자를 싫어한다"며 "상대방의 성향에 맞게 라운드를 진행하면서 가끔씩 즐거운 분위기를 유도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같이 라운드한다는 느낌 줘야
L사장(교육솔루션업체)은 '핸디캡 3'인 고수다. 그는 동반자들의 볼이 어디로 가는지 유심히 본다. 러프나 산으로 간 볼은 캐디보다 더 열심히 찾아준다. 동반자의 기분이 상하지 않는 범위에서 친절한 레슨도 곁들인다. 예컨대 오르막 라이일 때 치는 요령을 한두 마디 건낸다. 상대방이 미스샷을 했을 때는 "아직 몸이 덜 풀려서 그렇습니다"라며 기운을 북돋운다.
K임원(식품업체)도 추임새를 입에 달고 다닌다. 잘했을 때는 '나이스 샷'을 외치고,샷이 좋지 않을 때는 날씨나 지형지물 탓으로 돌려 상대방이 편안하게 라운드할 수 있도록 신경쓴다. 그는 "라운드를 함께 한다는 느낌을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한 요소"라며 "상대방에게 관심을 가져주면 분위기도 좋아진다"고 했다.
접대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골프를 잘 쳐야 한다. 상대방과 수준이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일부러 봐주는 듯한 인상을 줘서는 안 되지만,적당히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게 비즈니스 골프의 묘미다. 골프 실력은 뛰어나지 않더라도 주무기가 있거나 매너가 좋아야 한다는 게 M회장의 설명이다.
"드라이버를 호쾌하게 친다거나 '퍼트 귀신'이라는 얘기를 듣는 등 뭔가 킬러 콘텐츠가 있어야 다음 라운드 약속이 원활해지지요. "
◆라운드 때 업무 이야기는 삼가야
C사장(투자자문)이 라운드 때 나누는 얘기는 건강과 최근 이슈,가벼운 농담 등이다. 그는 "라운드 중에는 업무 이야기를 일절 하지 않는다"며 "라운드 후 19홀에서 또는 그 다음 날 간단하게 거론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라운드 때 상대방이 물어볼 경우 '핵심만 짧게' 이야기한다. 19홀에서 스치는 말로 업무에 대해 상대방의 의중을 간략하게 살핀다. 여의치 않으면 다음 날 전화로 안부를 묻고 골프이야기를 좀 더 나누다가 말미에 간단하게 비즈니스를 언급한다.
L사장과 M회장은 라운드 중 개인적인 이야기와 골프만 주제로 삼는다. 상대방이 먼저 업무 얘기를 하지 않는 한 화제는 신변잡기나 스포츠다. 또 '굿샷'이 나왔을 때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면 그날 라운드는 대성공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 다시 치고 싶지 않은 동반자는
▲업무와 무관한 친구를 데려오는 사람
▲늦게 오고도 미안해하지 않는 사람
▲볼을 옮겨놓고 치는 것을 밥먹듯하는 사람
▲볼만 찾으면 OB가 아니라고 우기는 사람
▲샷이 안되면 캐디를 탓하는 사람
▲시간을 많이 끄는 '슬로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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