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관련(高尔夫球關聯)

● 최경주, 300야드 장타 비결

含閒 2010. 3. 29. 17:15

● 최경주, 300야드 장타 비결

4년 스윙교정 결실
거리 15야드 늘어…동료들 '깜짝'
허리부상 벗어나자 샷 자신감
임팩트 때 팔 올리는 버릇 고쳐
새 그루브룰 맞춰 쇼트게임 특화


"KJ 맞아? 놀랍다. 무슨 힘이 그리 세냐."

올해 미국PGA투어에서 최경주(40)와 동반플레이를 해본 레티프 구센,비제이 싱,짐 퓨릭 등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드라이버샷 거리가 285야드 정도였던 최경주가 늘그막에 '장타자' 소리를 듣고 있다. 올 들어 거리가 15야드 늘면서 300야드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22일 끝난 트랜지션스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도 최경주는 두 번째 샷을 동반자(구센,퓨릭)보다 나중에 했다. 최경주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출전을 하루 앞둔 24일 그에게 전화로 물어보았다.

◆4년 스윙교정 작업이 결실을 맺다

최경주는 4년 전부터 코치(스티브 밴)의 지도아래 스윙을 바꿔왔다. 종전엔 스윙에 군더더기가 있어 어딘지 부자연스러웠다. 위아래로 '출렁'거리는 것도 그 중 하나였다. 그 동작을 없애는 것을 포함,간결하되 파워풀한 스윙으로 바꾸는 작업을 해왔는데 조금씩 몸에 익숙해지다가 지금은 착근단계가 됐다. 그가 원하던 효율적인 스윙으로 연착륙한 것이다.

2년 동안 그를 괴롭혔던 허리통증도 나았다. 그 덕에 백스윙 때 마음 놓고 상체를 돌릴 수 있게 됐다. 이른바 '코일링'(coiling)이 완벽해졌다. 상체가 스프링처럼 감겼다 풀어지면서 내는 폭발력이 거리를 늘린 것이다. 또 종전엔 임팩트 순간 일어서듯 몸과 팔을 들어올리곤 했으나 지금은 그 버릇도 떨쳐냈다. 어드레스 자세 그대로인 상태에서 오른손이 왼손 위로 감아올라가며 폴로스루로 이어진다. 그래서 요즘엔 드로성 구질도 많이 낸다.

최경주는 "스윙교정이 완성되고 허리에 대한 부담이 없다보니 자신있게 샷을 한다. 페이드,드로,로샷,하이샷,녹다운샷 등 상황에 맞는 샷을 다양하게 구사하게 됐다"고 말한다. 그는 또 "거리가 늘다보니 동료선수들이 놀라기도 하지만,헛갈려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특히 파3홀에서 그렇단다.

"작년까지만 해도 제가 싱이나 구센보다 한 클럽 길게 잡았거든요. 제가 7번아이언을 잡으면 그들은 8번을 잡는 식이었지요. 그런데 올해는 저도 그들과 차이가 없어요. 제가 7번아이언 티샷을 홀 옆에 갖다놓을 경우 그들은 작년처럼 8번을 잡습니다. 그럴 경우 십중팔구 그린 앞 벙커나 워터해저드에 빠지지요. 그들은 고개를 흔들면서 '이해할 수 없다' '웬 거리가 그렇게 나느냐'는 표정을 짓습니다. "

◆몸무게도 한창 때 수준 회복

최경주의 현재 체중은 90㎏으로 한창 때였던 2003~2007년 수준이다. 그는 "2년 전 살 빼기를 너무 급하게,그리고 근육까지 건드릴 정도로 과도하게 하면서 클럽스펙도 달라지고 에너지밸런스도 잃고 말았다. 허리 부상과 맞물려 스윙스피드는 떨어졌고 몸을 100% 쓰지 못하는 스윙을 하면서 부진이 길어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더 잘해보려는 욕심으로 살을 빼려 했으나 '잘될 때는 그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게 마련이므로 스윙이든 몸이든 손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살 빼기는 내 실수였고,큰 교훈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쇼트게임도 문제없다

최경주는 지난 겨울 쇼트게임 훈련을 많이 했다. 올해부터 적용된 새 '그루브 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새 규정이 그에게는 오히려 더 편안하단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쇼트어프로치샷을 할 때 볼을 몇 번 바운스시킬지에 대해 걱정하곤 했는데,올해부터는 낙하 후 일정거리를 굴러가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핀이 아주 앞쪽에 꽂힐 때는 예외지만,대부분 '롤'(굴러가는 거리)을 계산해 샷하므로 러프에서도 스핀에 대한 부담 없이 샷을 한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트랜지션스챔피언십에서 퍼트가 돋보였다. 라운드당(27.3개) 및 홀당(1.660개) 퍼트수가 모두 상위권이었다. 그 이면에는 '슈퍼스트로크' 그립이 있다. 그는 지난달 AT&T대회 때부터 홍두깨처럼 굵은 이 그립을 장착한 퍼터를 다시 사용했다. 손목에 대한 부담이 적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 퍼터를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거리 늘어나고,아이언샷 좋아지고,퍼트감까지 최고조에 달한 최경주로서는 미국 데뷔 11년째인 올해가 메이저대회 우승을 노려볼만한 시기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