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ijing 2008] “미안하다 민주야 메달 못걸어줘서”
[서울신문]네 살배기 민주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다. 하지만 제대로 찾아가보지도 못한 채 이를 악물고 샌드백을 두들겼다. 독한 아비라는 소리를 들을 법했다. 그는 딸에게 올림픽 메달을 안겨주는 게 어떠한 약보다 낫다고 여겼다. 못난 남편을 만나 결혼식도 올리지 못하고 고생하는 아내에게 메달이 그 어떤 선물보다 값질 것으로 생각했다.
● 결혼식도 못올린 아내에 선물하고 싶었는데…
베이징에서 메달을 따 엄마 목에 걸어주라는 딸의 목소리가 귀를 맴돌 때마다 악착같이 샌드백을 때렸고, 혹독한 태릉선수촌 훈련을 이겨냈다.
● 결혼식도 못올린 아내에 선물하고 싶었는데…
베이징에서 메달을 따 엄마 목에 걸어주라는 딸의 목소리가 귀를 맴돌 때마다 악착같이 샌드백을 때렸고, 혹독한 태릉선수촌 훈련을 이겨냈다.
그런데 국내 인파이터 가운데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꼽히는 그가 바라는 것은 금메달이 아니었다. 소박하게도 동메달이 목표였다.'8강 징크스' 때문이다.
스물 한 살 때인 2001년부터 줄곧 태극마크를 달았던 그는 세계 무대에서 8강을 넘어서 본 적이 없었다.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따냈지만 이듬해 세계선수권에선 8강서 무너졌다. 세계선수권 3연패에다 올림픽 2연패에 빛나는 '쿠바 복싱 영웅' 마리우 킨데란을 만났던 것.
2004년 아테네올림픽 8강에선 당시 18세로 복싱 천재라 불리던 아미르 칸(영국)을 얕잡아보다 1회에 RSC 패를 당했다.2005년 세계선수권에서도 쿠바의 강호 우가스 에르난데스에게 8강에서 졌다.
세계 8강은 '좌절의 벽'과 같았다. 선수촌을 집처럼 여기고 앞만 보고 뛰다보니 복싱 선수로서는 환갑이 성큼 다가왔지만 좋은 성적은 거두지 못했고, 군대 문제도 해결하지 못했다.
이번 올림픽이 어찌보면 마지막 기회였다.8강을 돌파하지 못하면 아내와 딸을 남겨두고 입대해야 할 처지. 올림픽에선 동메달, 아시안게임에선 금메달을 따야 병역특례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에 메달을 따면 충남체고 동기생으로 태권도가 전공인 아내와 함께 태보(복싱+태권도)체육관을 차리는 꿈에 밑거름이 될 터였다.
● 생명위험 진단에도 "링에서 죽겠다"
하루에도 샌드백을 수천 번 두드렸던 그의 주먹은 그러나, 베이징올림픽 8강에서 다시 멈추고 말았다. 지난 15일 강자로 꼽히는 피차이 사요타(태국)를 10-4로 물리쳤으나 예기치 않은 부상을 당했던 것.
경기 뒤 목과 가슴 통증을 호소하던 그는 무리하게 경기를 치르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는 병원 진단을 받았다. 외부 충격으로 기관지가 찢어졌고 여기서 새어나온 공기가 심장 부근까지 찼다고 했다.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소식에 중국과 한국 병원 4곳에 CT 자료를 보냈으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그는 "링 위에서 죽겠다."고 출전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코칭스태프는 그의 목숨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천인호 대표팀 감독은 고민 끝에 흐라칙 자바크얀(아르메니아)과의 8강전을 반나절 앞두고서야 기권을 결정했다.19일 아침이었다."가자, 베이징으로 가서 날고 오자."고 자신의 미니홈피에 다짐했던 백종섭(28·충남체육회)의 여정은 그렇게 안타깝게 막을 내리고 말았다.
스물 한 살 때인 2001년부터 줄곧 태극마크를 달았던 그는 세계 무대에서 8강을 넘어서 본 적이 없었다.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따냈지만 이듬해 세계선수권에선 8강서 무너졌다. 세계선수권 3연패에다 올림픽 2연패에 빛나는 '쿠바 복싱 영웅' 마리우 킨데란을 만났던 것.
2004년 아테네올림픽 8강에선 당시 18세로 복싱 천재라 불리던 아미르 칸(영국)을 얕잡아보다 1회에 RSC 패를 당했다.2005년 세계선수권에서도 쿠바의 강호 우가스 에르난데스에게 8강에서 졌다.
세계 8강은 '좌절의 벽'과 같았다. 선수촌을 집처럼 여기고 앞만 보고 뛰다보니 복싱 선수로서는 환갑이 성큼 다가왔지만 좋은 성적은 거두지 못했고, 군대 문제도 해결하지 못했다.
이번 올림픽이 어찌보면 마지막 기회였다.8강을 돌파하지 못하면 아내와 딸을 남겨두고 입대해야 할 처지. 올림픽에선 동메달, 아시안게임에선 금메달을 따야 병역특례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에 메달을 따면 충남체고 동기생으로 태권도가 전공인 아내와 함께 태보(복싱+태권도)체육관을 차리는 꿈에 밑거름이 될 터였다.
● 생명위험 진단에도 "링에서 죽겠다"
하루에도 샌드백을 수천 번 두드렸던 그의 주먹은 그러나, 베이징올림픽 8강에서 다시 멈추고 말았다. 지난 15일 강자로 꼽히는 피차이 사요타(태국)를 10-4로 물리쳤으나 예기치 않은 부상을 당했던 것.
경기 뒤 목과 가슴 통증을 호소하던 그는 무리하게 경기를 치르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는 병원 진단을 받았다. 외부 충격으로 기관지가 찢어졌고 여기서 새어나온 공기가 심장 부근까지 찼다고 했다.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소식에 중국과 한국 병원 4곳에 CT 자료를 보냈으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그는 "링 위에서 죽겠다."고 출전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코칭스태프는 그의 목숨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천인호 대표팀 감독은 고민 끝에 흐라칙 자바크얀(아르메니아)과의 8강전을 반나절 앞두고서야 기권을 결정했다.19일 아침이었다."가자, 베이징으로 가서 날고 오자."고 자신의 미니홈피에 다짐했던 백종섭(28·충남체육회)의 여정은 그렇게 안타깝게 막을 내리고 말았다.
용기 잃지 마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