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含閒 2008. 12. 10. 12:02

진실위 "신군부가 시위전력자들 行試 탈락시켜"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8.12.10 10:31


"시위전력이 당락좌우"..피해자 연속낙방에 자살까지
`제24-25 행시 면접탈락사건' 진실규명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 1980∼81년 국가행정고등고시(행시)에서 시위 전력이 있는 응시자들이 신군부의 `시위전력자 탈락 방침' 때문에 면접과정에서 무더기로 불합격됐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안병욱 위원장. 이하 진실위)는 "`제24-25회 행시 면접탈락 사건'을 조사한 결과 당시 총무처가 행시 면접과정에서 시위 전력이 있는 응시생들을 불합격시킨 사실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같은 결과는 진실위가 당시 행정고시 합격자 명단, 면접 불합격자 징계내역 등의 자료조사와 신청인을 비롯해 당시 총무처 관계자, 면접위원 등에 대한 진술조사 끝에 밝혀졌다.

이 사건으로 피해를 본 응시생은 윤종규 김앤장법률사무소 상임고문, 백종섭 대전대 행정학과 교수, 박문화 씨 등 모두 5명으로 특히 박씨는 당시 시험에서 2회 연속 낙방한 것에 충격을 받고 1981년 자살했다.

진실위에 따르면 1980년 총무처는 `공무원을 뽑을 때 행정고시에 있어서 국가관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해라', `시국데모를 한 사람들은 배제하라'는 장관 지시에 따라 면접시험에서 시위 관련자들을 탈락시키기로 방침을 정했다.

특히 면접시험 이전에 응시자들의 출신대학과 국가안전기획부로부터 시위전력 자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시위 전력자 명단'을 작성, 면접위원들에게 해당 명단에 오른 사람들을 불합격시키도록 통보했다.

진실위는 "당시 총무처 고시1과장이 조사과정에서 `시위전력자를 탈락시키라'는 장관의 지시에 따라 안기부에 신원조회를 요청해 명단을 작성했으며 시위전력이 있는 면접생에 대해서는 이름에 빨간 줄을 그어놓았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행시 25회 면접위원인 Y모씨 역시 진술과정에서 총무처 간부가 찾아와 "합격자 중 데모를 했던 학생 명단이 내려왔으니 고려해 달라"고 요구했으며, 시위전력자들이 정당한 평가없이 면접에서 탈락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진실위는 "당시 시위전력자를 탈락시키라는 총무처 요구는 직권남용일 뿐 아니라 면접위원들이 총무처 요구에 따라 진정인들을 불합격시킨 것도 역시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총무처 장관의 진정인들에 대한 불합격 처분은 진정인들이 국가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직업선택의 자유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 중대한 인권침해 행위"라고 결정했다.

진실위는 이에 따라 자살한 박씨 유족들에게 사과하고 생존해 있는 피해자들에 대한 불합격 처분을 취소하는 등의 적절한 조치를 마련할 것을 국가에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