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넥타이, 매듭에서 패션이 완성된다
오케스트라에서 제1 바이올린은 베테랑 연주자가 맡는다. 관중의 박수가 쏟아지는 커튼콜 때 지휘자가 관객에게 대표로 인사시키는 연주자도 바로 제1바이올린 주자다.
남성의 넥타이가 바로 이 오케스트라의 제1 바이올린에 비유된다. 무대 중앙에 배치되기 때문에 사소한 실수를 해도 금방 드러나듯이, 아무리 수트를 격식에 맞춰 차려입었더라도 넥타이를 잘못 매면 전체 스타일을 망칠 수 있다는 말이다.
넥타이는 이렇게 ‘남성 패션의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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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 란스미어의 브랜드 매니저인 남훈 팀장은 “넥타이는 기능성은 없지만 수트를 돋보이게 마무리해주는 세련된 액세서리”라며 “예로부터 출신 가문, 교육 수준은 물론 사회적 지위에 이르기까지 착용자에 대한 많은 정보를 보여주는 의미있는 소품”이었다고 한다.
이제 넥타이는 트렌드와 개성을 반영하는 장식품으로서 남성 자신을 표현하는 가장 좋은 도구가 됐다. 한데 남이 골라준 넥타이나 선물 받은 것을 대충 매고 다니는 남성들이 많은 게 현실이다. 남성 패션 전문가들은 “넥타이의 종류가 와인의 종류처럼 많다”며 “넥타이를 제대로 갖추는 것도 와인을 알아가듯 단계가 필요하다”고 한다.
흔히 ‘넥타이’라고 말하는 것은 매듭 형식의 ‘포 인 핸드 타이(Four in hand tie)’를 일컫는다. 이밖에 나비 넥타이라고 불리는 보 타이(Bow tie), 턱시도를 입을 때 볼 수 있는 스턱 타이(stuck tie), 예복용의 폭 넓은 아스코트 타이(Ascot tie) 등이 있다.
그렇다면 어떤 것을 골라 어떻게 매는 게 좋을지부터 알아보자. 제일모직 란스미어 브랜드 매니저인 남훈 팀장에게 넥타이에 관해 들어봤다.
넥타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색깔인가, 매는 법인가. “넥타이를 매는 법이다. 넥타이는 남자의 심장에 가장 가까이 존재하는 장식물로, 심리학적으론 남성의 성기를 상징한다고도 한다. 초창기 테일러들은 넥타이를 매는 방법까지 친절하게 정해뒀다. 넥타이는 살아있는 것처럼 볼륨감을 주어서 매야 한다. 이 테크닉을 아치(Arch)라고 한다. ”
매는 법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있다면. “넥타이의 패턴이다. 패턴에는 단색이나 무지라고 하는 솔리드(solid), 물방울 무늬가 반복된 도트(dot), 대각선 줄무늬의 스트라이프(striped), 곡선으로 된 눈물 모양 무늬가 옷감 전체에 프린트된 페이즐리(paisley) 등이 있다. 도트 무늬는 남성의 품위를 더하며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데, 국제 무대에 선 정치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패턴이기도 하다. ”
넥타이를 고를 때 주의할 점은. “우리나라 40~50대 남성들은 무난한 패턴이나 색상의 수트를 선호한다. 그리고 화려한 넥타이로 튀지 않는 복장에 차별화를 시도하려고 한다. 그러다보니 넥타이가 전체 스타일을 망치기도 한다. 넥타이를 살 땐 일단 받쳐입을 옷에 직접 대봐야 실패할 가능성이 줄어든다. ”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넥타이 색상은. “네이비, 자주, 오렌지, 브라운, 레드 같이 셔츠나 양복에 잘 어울릴 수 있는 색상에 간단한 무늬가 있는 타이는 무조건 갖고 있으면 좋겠다. 옷 한 벌마다 하나 이상의 타이를 매치하려면, 최소 10개는 넘게 있어야 할 것이다. ”
넥타이 매는 여러 방법
남성의 완벽한 드레스코드의 아이콘인 제임스 본드가 등장하는 007 영화를 보자. 주인공은 항상 여자를 능숙하게 유혹하는데, 그 다음에 이어지는 행동이 바로 넥타이를 볼륨감 있게 고쳐 매는 것이다. 넥타이를 맬 때 매듭 중심부 바로 아래에 원단이 접혀 들어간 홈을 ‘딤플(dimple)’이라고 한다. 그 딤플 덕분에 사람 인상이 고상해보일 수도 있다. 앞으로 돌출된 타이가 만들어내는 아치(arch) 모양은 또 얼마나 우아한가. 넥타이는 벨트를 했을 때 버클 가운데까지, 서스펜더를 했을 땐 바지 허리 부분까지 늘어져야 한다. 타이를 짧게 매면 셔츠 앞단이 노출돼 몸통 가운데로 시선이 모이므로 뚱뚱한 사람은 특히 유념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번엔 넥타이 매는 법을 배워보자. 그래서 그냥, 혹은 아무렇게나 매지 말고 넥타이가 만들어내는 ‘마술’을 부려보자.
포켓스퀘어 접는 법
영화 속 개리 쿠퍼의 수트 가슴 주머니엔 늘 포켓스퀘어가 자리하고 있다. 포켓스퀘어는 수트에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특별한 액센트를 넣을 수 있는 또 다른 장치다. 눈길을 끌 만큼 매력적인 이 포켓스퀘어를 거북해하며 못 쓰는 남성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네이비 블루, 와인, 그레이 색상 등을 준비해두고 한번 시도해보면 어떨까.
넥타이의 역사
로마 변사들이 성대 보호 위해 두른 천이 시초
기원전 50년경 로마시대에는 가두에서 빈번하게 변론이 행해졌다고 한다. 당시 변사(辯士)들의 목 둘레엔 ‘포칼(focal)’이라는 천이 감겨 있었다. 성대를 지키고, 지적 수준을 과시하기 위한 상징으로 사용된 이 천 조각이 넥타이의 시초라고 한다.
장식용 액세서리로서 넥타이를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17세기 중반 프랑스에서다. 루이 14세를 섬기기 위해 파리로 온 크로아티아 용병들은 앞가슴에 장방형의 천을 매달고 있었다. 프랑스 귀족들 사이에서 유행하게 된 이 천이 바로 넥타이의 원형이라고 한다. 프랑스어로 넥타이는 ‘크라바트(Cravate)’. 크로아티아의 프랑스어인 크로아트(Croate)가 변한 것으로 전해진다.
19세기가 되면서 남성복의 주류는 프랑스에서 영국으로 옮겨졌고, 의복 형태도 보다 단순해졌다. 넥타이가 한 집단을 상징하고 소속감을 나타내면서 일반화된 것은 학생용 ‘스쿨 타이’, 사교클럽이나 스포츠클럽을 상징하는 ‘클럽 타이’가 나타난 19세기 말이라고 한다.
넥타이의 매듭을 풀었을 때 원래의 형태로 돌아갈 수 있도록 된 것은 1924년 이후다. 바이어스 커트된 모직 심지와 타이 안쪽의 중앙선을 느슨하게 봉제하는 기술이 개발된 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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