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 최고의 知性人들이 全裸로 소 탔던 문묘와 성균관
그저께(8/9) 신문을 보니까 성균관의 명륜당과 운현궁에서 열리는 전통혼례는 불법으로, 경찰에서 업체대표를 고발했다고 한다. 업체는 명륜당을 '전통 혼례식장'으로 이용하면서 신랑 신부 측으로 부터 130만원씩 사용료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곳은 국가 지정 문화재로, 2011년 문화재청이 명륜당과 운현궁의 전통혼례는 불법으로 규정했지만 그간 관리 관청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채 방치해 두었다는 것이다. 성균관과 문묘는 담장 하나 사이로 이웃해 있다. 성균관의 명륜당을 가려면 문묘를 거쳐야 한다. 문묘는 공자, 맹자 등 중국성현 21인과 설총, 최치원, 정몽주, 조광조, 이황, 이이, 김장생 등 우리나라 명현 18인을 모시고 1년에 2번, 봄 가을에 제사(釋奠祭)를 지내는 곳이다.
문묘 답사를 마치고 담장 사이에 있는 성균관으로 들어갔다. 성균관은 고려말부터 이어진 조선의 최고 교육기관으로 충선왕때는 국학, 공민왕때는 국자감이라 불렀다. 따라서 성균관(성균관대학과는 무관)은 역사가 세계적으로 깊은 국립대학이라 할 수 있고, 지금 개성에도 성균관이 있다. 명륜당은 성균관의 교실 격으로 유생들이 강학을 하던 곳이다.
입학자격은 진사시와 생원시에 합격한 사람이었고 이외에도 음서( 蔭敍, 시쳇 말로 빽, 父나 祖父가 고위직을 했거나 국가에 공훈을 세운 경우)를 통해서도 입학할 수 있었다. 정원 미달시에는 소과초시합격자나 조관 등에서도 보충하였다. 명륜당 마당에 있는 느티나무 아래 돌은 벌 받는 자리로 스스로 훼초리를 들었다고 한다. 성적은 대통, 약통, 조통, 불통으로 나누어 매겼다. 성적이 우수하면 문과시험 대과의 초시를 면제해 주었다.
성균관 교육과정을 마친 유생에게는 대과응시자격을 주었다. 대과에 합격해야 관료로 등용되는데 이 시험은 창덕궁 後苑(흔히 秘苑이라고 불리는데 이는 일제가 붙인 이름이고 정식 명칭은 후원임)에서 임금님 참관하에 시행된다. 대과의 합격정원은 33명이다. 성균관에 오니 불현듯 樹州 변영로가 회상된다. 내가 워낙 술을 좋아해서인가? 그는 우리 고교시절 국어교과서에 실린 <논개>를 지은 시인이자 영문학자이며 외무부장관을 지낸 변영태의 동생으로 당대의 대주호(大酒豪)로 수 많은 일화를 남겼다. 이 중에서 백미는 성균관 해프닝인데, 왕년에 술께나 마신 분들은 잘 알고 있겠지만 非酒類 諸賢을 위하여 기억을 더듬고자 한다.
淸閑 執筆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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